억만장자들이 쓴다는 Buy-Borrow-Die 전략, 중산층이나 서민도 쓸 수 있을까?
이런 얘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돈이 필요하면 서민들은 갖고 있는 걸 팔아서 마련하지만 부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돈이 필요할 때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팔았을 때 내야 하는 세금보다 이자가 더 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끌고 나가다가 나중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후손들에게 물려주면 그 후손들은 스텝업 베이시스 혜택을 받는다, 그동안 늘어난 양도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는단 뜻이다, 그래서 부자들의 자산을 줄지 않고 계속 불어난다.”
억만장자들이 쓴다는 Buy, Borrow Die 전략이죠. 세금 걱정도 하지 않고 자산도 계속 늘릴 수 있다니 정말 솔깃합니다. 그런데 우리같은 서민들이나 중산층들도 이걸 따라서 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진 않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론 아주 희박하다고 봐야 할 겁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입니다. 첫째 담보가 있다고 해도 담보 가치가 얼마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돈을 빌려주겠다 곳도 별로 없을 거라 그래서입니다.
물론 주식같은 건 마진 론은 가능할 겁니다만 론으로 계속 가지고 가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마진 콜 때문이죠. 주식 값이 급락하게 되면 증권회사는 자신들의 손해를 막기 위해서 담보로 잡았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겠다고 나올게 뻔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마진 콜을 당해서 팔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세금도 계산해야 될 거란 얘깁니다. 세금을 피해 보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세금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죠. 두번째는 이자 문제입니다. 만에 하나 갖고 있는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해도 고리의 이자를 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연 7% 에서 9%는 내야 한다니까요.
그래서 캐피탈 게인 세금보다 이자로 내야 하는 돈이 더 커져 가지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억만장자들이라면 물론 3-4% 이자를 주고도 돈을 빌릴 순 있을 겁니다. 신용도 좋을 거고 담보 또한 크고 튼튼할 테니까요. 하지만 일반 서민들도 그런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을까요?
아마 힘들 겁니다. 만에 하나 빌릴 수 있다 그래도 이자는 높게 책정될 확률이 높을 거고 또 Buy, Borrow Die 전략은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죽을 때까지 갖고 간다는 거니까 그동안 내야 할 이자는 상당한 액수일 거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Buy, Borrow Die 전략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세금이 붙지 않는 본전, 즉 Basis 에 대해서도 이자를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50만 달러를 주고 뭘 하나 샀는데 지금 200 만 달러 가치가 나간다, 그래서 연 7% 고정 이자로 200만 달러를 빌리고 앞으로 10년 동안 더 살 거라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가치가 200만 달러다 해도 현실적으론 이걸 다 빌리는 건 힘들 겁니다. LTV, Loan to Value 란 거 때문이죠. 하지만 그냥 다 빌릴 수 있다고 보고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가정을 하면 해마다 내야 하는 이자는 14만 달러, 그리고 세상을 떠날 때 까지 내야 하는 이자 총액은 140만 달러가 되겠죠. 빌리는 대신 200만 달러에 팔았다 그러면 세금은 30만 달러가 될 거고요.
이익금은 150만 달러에다 20% 캐피탈게인 세율을 곱해서 나온 금액이죠. 더 정확하게 계산을 한다면 Net Investment Income Tax 도 넣어야 하고 또 AGI 가 얼마인지도 봐야겠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복잡하죠. 그래서 그냥 20% 세율로 본 겁니다.
어쨌든 이 시나리오 상으로 본다면 팔아 가지고 세금을 내는게 더 낫단 결론이 나옵니다. 세금은 30 만 달러를 내면 끝나지만 이자는 총 140 만 달러를 내야 하니까요. 세금을 내는 게 경제적으로 훨씬 더 make sense 하단 얘기죠.
물론 이런 반론도 가능합니다. 가지고 있는 걸 다 팔아 버린다면 그 뒤로는 증식을 기대할 수 없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Buy Borrow Die 전략이 더 낫다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 자산이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수 있을 지 아니면 내려갈 지, 그걸 백프로 확신할 수 있을까요?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Buy Borrow Die 전략에 쓰기 적합한 자산은 대부분 High Risk 포트폴리오들이니까요. 가격 변동성 즉 널뛰기가 심한 자산 클래스란 얘깁니다. 로우 리스크 포트폴리오라면 CD 나 채권들인데 수익률은 대부분 3% 안팎이죠. 그런데 이걸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린 다음 높은 이자를 낼 사람은 거의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Buy Borrow Die 전략을 이용할 때는 거의 100 퍼센트, 하이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사용할 거고 그 결과 가격 변동성이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거다. 그래서 담보로 맡긴 자신이 계속 꾸준히 앞으로도 올라갈 거라고 믿었다간 낭패를 당할 지도 모른다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부동산은 어떨까요?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문제점들이 부동산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게다가 부동산을 Buy Borrow Die 로 쓰겠다 그러면 Debt Free 이거나 아니면 에퀴티가 아주 많아야 한다는 점도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부동산을 구입할 때는 전액 캐쉬로 사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융자를 받아서 사는게 대부분이죠. 레버리지 효과도 이용하고 또 더 크고 좋은 건물들을 사고 싶어 하는게 사람들 마음이니까요.
그래서 아주 오래 전에 예컨대 한 2-30년쯤 전에 구입을 했다거나 아니면 구입한 지는 얼마 안됐어도 그동안 값이 아주 많이 올랐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부동산을 가지고 Buy Borrow Die 전략을 쓰는 건 현실적으론 거의 힘들 겁니다. 아마 Refinancing 아니면 Equity Loan 정도만 가능하겠죠.
생명보험의 캐쉬벨류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 이걸로도 Buy Borrow Die 를 하면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하지만 이런 주장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캐쉬벨류는 그동안 낸 프리미엄이 자라난 돈, 그러니까 내 돈이죠. 그런데 이걸 담보로 돈을 빌리고 또 높은 이자를 낸다?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급전이 필요한데 다른 방법은 없다면 몰라도 단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이걸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 역시 경제적으론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다른 자산들이라면 스텝업 베이시스라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라도 있지요. 하지만 생명보험은 이런 혜택도 없습니다. 캐쉬벨류 이퀄즈 Fair Market Value 니까요. 그래서 생명보험을 잡히고 돈을 빌려 쓰는게 맞느냔 의문을 갖는 겁니다.
정리를 하자면 Buy Borrow Die 전략은 이론적으론 무리가 없다, 하지만 억만장자라면 몰라도 일반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쓰기엔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많다,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그런게 있구나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도 괜찮단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