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살면서 Roth 찾아쓰면 한국 세금은…?
Roth IRA 는 After Tax Money 로 돈을 넣었기 때문에 찾아서 쓸 때는 텍스 프리죠.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으로 역이민을 한 다음 Roth 에서 돈을 꺼내 쓴다면 어떨까요. 그럴 때도 한국 세금이 면제가 될까요?
현재로선 낸다 안낸다 하고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 과세 대상이 될 확률이 높을 것 같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Roth 가 한국 과세 대상이 되느냐 아니냐는 걸 판단하기 위해선 한국 거주인인지 여부를 살펴 보는게 우선일 겁니다. 한국 거주인으로 간주된다 그러면 한국 밖에서 얻은 소득에 대해서도 납세 의무가 있다는게 한국 세법 규정이니까요.
그렇다면 외국에 살다가 귀국한 경우엔 언제부터 한국 거주인으로 취급 될까요? 통상적으론 한국에 주소를 갖고 있거나 183일 이상 체류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역이민을 한 경우엔 다르다고 합니다. 입국한 그 순간부터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역이민을 한 사람이 Roth에서 돈을 찾았다 그러면 한국 과세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한미 조세협정 때문입니다. 여길 보면 공적 연금은 연금 지급국에서만 과세가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적 연금들은 다릅니다. 예컨대 IRA 나 401k 같은 계좌들은 납세자의 거주국이 과세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한국으로 역이민 한 후에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런 경우, 미국에서 가입했던 사적연금들을 찾는다면 한국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텍스프리란 점 때문에 Roth 라고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이것도 IRA 나 401k 의 일종이 아닙니까? 그래서 한국에 살면서 Roth 에서 돈을 꺼내면 한국 소득 신고를 해야 할 거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그럼 한국에 살면서 미국 사적연금을 받는다면 미국 세금은 안내도 된다는 거냐는 질문도 가능할 것 같네요. 하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미국은 독특하게도 미국 납세자 신분이라면 어디서 돈을 벌었든, 사는 곳이 어디든, 모두 미국 세금을 내야 한다는 속인주의 세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미 조세협정 제 4조에는 saving clause 란 규정까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이나 미국은 자국 시민이나 거주자에게는 조세협정에도 불구하고 자국 세법에 따라 과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시민권자는 한국에 살면서 한국 거주자라고 판정을 받는다 해도 미국 세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사적 연금들을 받는다면 Roth 를 제외한 나머지 다른 연금들은 모두 미국 과세 대상이 된다는 뜻이죠.
Roth 는 미국에서 텍스프리니까 한국에서도 텍스프리로 인정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하지만 이건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법이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사회적 약속일 겁니다. 그렇다면 Roth = 텍스프리, 이 약속은 미국에서만 통용되는 약속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만들어 놓은 약속을 한국이 따라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을까요?
도로교통법을 가지고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우측 통행이지만 영국이나 일본같은 나라에선 좌측 통행이 원칙 아닙니까? 어떤 식으로 통행하는게 옳으냐 그러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겠죠. 일례로 일본에서 렌트카를 한 다음에 한국 식으로 우측 통행을 하다가 단속에 걸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한국 법을 따랐을 뿐이니까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납득을 할까요? 웃기지 마라 그러면서 당장 티켓을 끊을 겁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텍스프리니까 한국에서도 텍스프리, 아니면 한국에서 텍스프리니까 미국에서도 텍스프리란 주장은 무리라고 보는 겁니다. 게다가 Roth 는 한국하곤 아무 상관이 없는 연금 계좌입니다. 그래서 이 계좌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그리고 돈을 꺼낼 경우엔 어떤 식으로 과세하겠다, 이런 규정은 적어도 현재까진 한국 세법엔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Roth 를 한국에 신고해야 하는 경우엔 얼마를 소득으로 잡아야 할까요? 인출 금액 전부, 아니면 원금을 제한 증식 부분…? 제 생각으론 원금은 Basis 로 잡고 증식분만 소득으로 잡는게 맞다고 봅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다른 Capital Assets 들 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 증식분이 아주 많을 경우도 있겠죠. 그런 경우라면 한국 세금이 많이 나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 세금을 내는게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한국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한가지 방법은 역이민 가기 전에 Roth 를 일반 브로커리지로 옮기는 겁니다. 어차피 미국에선 텍스프리니까 그렇게 한다고 해도 세금 문제는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하면 Basis 리셋이 가능해집니다. Basis 가 Roth 불입 당시의 벨류가 아니라 옮기는 시점의 Fair Market Value 로 잡히게 되니까요. 그래서 나중에 한국에서 찾을 때 브로커리지로 옮긴 이후의 증식 부분만 소득으로 잡히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단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Roth 계좌를 없애 버리는 거니까 미국에서의 텍스프리 혜택, 이건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한가지 우려가 되는 얘기가 나도는 것 같습니다. Roth 를 찾는다고 해도 그건 텍스프리라서 미국 세금신고서에 기재되지 않는다, 그래서 Roth를 찾았는지 아닌지 한국 국세청에선 알 수가 없을 거다, 그런데 왜 굳이 신고를 하려고 하느냐는 얘기가 바로 그겁니다.
하지만 국세청이 모를 거라고 백프로 확신할 수 있을까요? 특히 한미 양국 간의 세무나 금융정보 교환이 요즘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말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Roth 를 찾은 다음에 한국에는 보고를 하지 않는다는 건 아주 위험하고 또 책임 질 수 있는 얘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어쨌든 한국으로 역이민을 한 다음에 Roth 를 찾는 경우는 앞으로 더 늘어나겠죠. 향수병에 시달리는 분들도 많고 또 요즘 미국 분위기도 심상치 않으니까요. 하지만 Roth 는 한국에선 텍스프리 혜택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역이민을 하기 전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