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다운페이 마련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집 값이 그동안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요즘 약간씩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재작년 5월엔 43만 2천달러 였던 주택 중간 가격, median price 라고 하죠. 이게 금년 2월에는 41만 3천달러로 떨어졌다고 하니까요.

집 값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단 뜻이겠죠. 하지만 affordable 할 정도로 떨어졌다고 보긴 힘듭니다. 2012년 초 만해도 주택 중간가겨은 15만 9천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1만 3천달러 그러니까 불과 12년 사이에 2배 반이나 오른 상황이니까요.

게다가 2-3년 전과 비교하면 모기지 이자율도 거의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그래서 매물로 나온 주택 중에서 일반적인 구매자들, 그러니까 평균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 afford 할 수 있는 주택들은 15.5% 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USA Today 가 미국 50대 메트로 폴리탄 지역 중에서 집을 사는 것 보다 임대로 들어가 사는게 더 싸게 먹히는 곳이 무려 47개다, 이렇게 보도를 한 거겠죠.

그러나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건 많은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지금은 렌트로 살고 있지만 돈을 모아 가지고 언젠가는 집을 사겠다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가지 다행인 건 미국에선 집을 살 때 목돈이 없어도 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운페이 할 돈 만 있으면 나머지는 은행에서 빌릴 수 있으니까요. 다운페이도 많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퍼스트타임 홈 바이어라면 3% 만 준비해도 가능하니까요. 물론 10% 나 20% 이렇게 준비하는게 보통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냥 통 털어서 미국, 이렇게 부르고 있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크고 넓은 나라입니다. 당연히 주택 가격이나 평균 소득, 이런 면에서 지역적 편차가 클 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주택 가격은 높은데 소득은 낮은 곳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도 많을 테니까요.

​그래서 다운페이를 모으는데 걸리는 시간도 주 마다 차이가 많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걸 실제로 따져 본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셀프스토리지 닷컴이란 회사입니다. 다운페이 할 돈을 모으는데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는 열 군데 Botom Ten 주들을 뽑아 본 거죠

​이 회사에 따르면 10% 다운페이를 모으는데 9.62년이 걸리는 메세추세츠 주가 미국에서 상황이 제일 나쁜 곳이라고 합니다. 주민 소득은 높은 편이지만 중간 가격이 $676,000 로 비싼 축에 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돈을 모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몬타나와 하와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몬타나에선 9.56년,하와이에서는 9.40 년이 걸린다고 하니까요. 몬타나는 주민 소득이 낮은 데도 중간가격이 미국 평균보다 20만 달러나 더 비싸고 하와이는 주민 소득은 높지만 미국 평균보다 집 값이 두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죠.

이들 세개 주 다음으로는 뉴욕이 네번 째, 5위에는 아이다호, 캘리포니아가 6위, 7위는 로드 아일랜드, 그리고 오레건과 콜로라도, 플로리다가 뒤를 이었습니다. 10% 다운페이 돈을 모으는데 뉴욕, 아이다호, 캘리포니아, 로드 아일랜드엔선 적어도 8년 그리고 오레건, 콜로라도, 플로리다에선 7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회사가 사용한 계산 방법은 복잡한 건 아닙니다. Budgeting 을 할 때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50/30/20 룰을 사용했을 뿐이니까요.

​구체적으로 각 주의 중간 소득을 찾아 가지고 거기서 월 평균 임대료를 제합니다. 그렇게 해서 남은 돈의 50%는 필요한 생활비, 그 다음 30%는 discretionary expense, 나머지 20%는 세이빙을 한다 이렇게 가정하고 그걸 주택 중간가격의 10%로 나누는 방법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Bottom 10 리스트에 몬타나와 아이다호가 들어가 있다는게 조금 의아하단 생각이 들 지 않습니까? 이 두 주들은 뭐라 할까요. 조금 오지같은 주라서 주민들의 소득도 높지 않고 집 값 또한 비쌀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두 주의 집 값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앞에서 말씀 드렸던 것 처럼 몬타나의 주택 중간 가격은 미국 평균보다 20만 달러 이상 비싼 61만 달러 수준이고 아이다호 또한 56만 달러를 넘으니까요.

​이에 반해 소득은 몬타나는 월 $3,678 그리고 아이다호는 $3,890 에 불과할 뿐입니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를 모으는데 시간이 당연히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금수저 은수저 아닌 사람이 봉급을 모아 미국에서 집을 산다는 것, 한국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한국에서라면 거의 불가능한 얘기다 그렇게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상황과 비교하면 집 살 돈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미국에선 아무리 길어도 10년은 넘지 않는다. 이건 아주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직 집을 갖고 있지 않는 분들이라면 모두 마이 홈 드림을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cpatalktalk@hcparkcp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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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집 다운페이 마련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 작성자 시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