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한테 금 투자하면 어떨까

경제 상황이 나쁘다거나 사회적으로 불안한 조짐들이 보이면 금을 좀 사두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 많으시죠. 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금은 정치나 경제 상황, 이런 것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니까요.

금은 그럼 어떻게 가치를 유지하는 걸까요. 교환 수단으로서의 금, 많은 사람들이 이걸 인정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금은 필요할 때마다 찍어낼 수가 없는 희귀재라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선호합니다. 이게 금이 동전이나 지폐와는 달리 여러 위기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던 이유일 겁니다.

코비드 19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받았을 때 금값은 어땠을까요? 상승했습니다. 2020년 대 초만 해도 온스 당 $1,500 안팎에 머물고 있었죠. 하지만 코비드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탔습니다. 한 때 $2,000 를 넘었다가 요즘은 $1,900 수준이니까 25% 이상 올랐단 얘깁니다.

한가지 특이한 건 이 기간동안 각국의 중앙은행들까지 금 사들이기에 뛰어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개인들과 비슷한 이유, 금이 갖고 있는 안정성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극성을 부릴 거라고 생각한다면 금 투자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 고삐가 잡힐 거라고 본다면 금 투자는 좋은 선택이 아니겠죠.

금 투자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때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금은 다른 자산들과 상관 관계, 즉 correlation coefficient 가 낮아서 예컨대 주식 값이 오를 때 금 값은 떨어지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금 투자를 하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시킬 수 있어서 경제 하락 시기에 입을 수도 있는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스크 조정 수익률이란 면에서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되겠죠. 그렇다고 무조건 금 투자, 이건 성급합니다. 금 투자에도 위험은 있으니까요.

어떤 위험이냐? 우선 가격 변동폭이 심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인플레를 보전할 만큼 상승한다고 보지만 단기적으론 심하게 오르고 내립니다. 게다가 금은 갖고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돈이 생기는 자산이 아닙니다. 배당금 아니면 이자가 나오지 않으니까요.

금 투자를 하면 자동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징이 된다 이렇게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경우에 따라선 다른 투자 수단들 예컨대 물가연동 국채 (TIPS) 나 천연자원 증권, 이런 게 더 나을 때도 많으니까요.

현물 금은 유동성 측면에서도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팔아야 할 때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꼭 제 값을 받아야겠다 그러면 작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지도 모릅니다.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에 금을 포함시키는 것은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을 금고에 보관할 때 부담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상쇄해줄 만큼의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최대로 키우는게 목적이다 그런 분들에게도 금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금 투자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현물 그러니까 금괴나 금화 아니면 금반지 같은 걸 살 수도 있고 금에 투자하는 ETF나 펀드 아니면 금광 회사들 주식을 직접 사거나 또는 이런 회사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 를 사는 방법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떤 식으로 사느냐에 따라 비용이나 세금 면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예컨데 현물 금을 산다면 거래 비용이 높게 들 겁니다. 사고 팔 때 마다 수수료도 있고 보관 수수료도 들 테니까요.

현물 금은 세금 상으로도 불리합니다. 세법 상 collectible 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Long term capital gain 은 대부분 15% 를 내고 고소득층일 때만 20% 세율이 적용되죠. 하지만 collectible 은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ordinary 세율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28% 가 맥시멈이란 점입니다

하지만 이건 현물 투자를 했거나 아니면 금을 보유한 펀드나 ETF 인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비현물 금 투자 그러니까 금광회사 주식들이나 이런 회사들에 투자한 펀드나 ETF 인 경우엔 collectible 이 아니라 일반 capital gain 으로 인정 받으니까 세무 상 불이익은 없습니다.

IRA 를 이용해서 금 투자를 했다면 어떨까요. 그런 경우라면 세금 상으론 특별히 더 불리해지는 건 없습니다. IRA 에서 인출하는 돈은 collectible 이냐 아니냐에 관계없이 모두 ordinary income 으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경제나 사회 상황이 나빠지면 어쩌나 이게 걱정이 되는 분들에겐 금 투자가 도움이 될 거라는 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걱정이 된다고 해서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금에다 할당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 투자를 하겠다 마음 먹었다면 왜 금에다 투자를 하려고 하느냐 그리고 얼마정도를 할 것인지 이걸 확실하게 해둬야 합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금에다 몰빵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까요. 한 5% 에서 15%, 이 사이에서 본인의 투자 목적과 상황 이걸 살펴 본 다음 투자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경제 불안한테 금 투자하면 어떨까 |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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