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going on with Boeing?

인도네시아의 라이언 에어와 이디오피아 항공의 737 맥스 연쇄 추락 사고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들에서 교훈을 얻은게 없는지 올해 들어서도 보잉 비행기들이 계속 사고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좀 과장한다면 정말 하루 걸러 쏟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체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한번도 아니고 두번 씩 그리고 멀쩡히 날아가다가 갑자기 곤두박질 치는 항공기서부터 엔진에 불이 나는 바람에 회항을 하는 비행기, 이륙하던 중에 바퀴가 빠지는 비행기 등 그야말로 목불인견입니다.

보잉 비행기들이라면 믿을 만 하다는게 맥스 추락사건 전까지의 일반적인 생각 아니였습니까? 그런데 요즈음 문제를 일으키는 비행기들은 737 맥스 기종 뿐이 아닙니다. 보잉이 만든 거의 전 기종, 757 에서부터 777, 787까지 모두 사고를 일으키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보잉 회사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어떤 문제들일까요? 전문가들은 보잉의 기업 문화 즉 Corporate Culture 가 바뀐 게 문제라고 얘기합니다.

좋은 항공기, 안전한 항공기 만드는 걸 제일로 치는 엔지니어와 머시니스트들을 제끼고 월스트리트의 눈치를 보는 파이넨셜 스페셜리스트들의 회사로 전락했다는 거죠. 그래서 영업실적이나 회사 순이익에 더 비중을 두는 회사로 변한 결과가 항공기들의 안전성 문제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보잉은 비행기 디자인과 설계만 하죠. 부품들은 세계 각국에 흩어진 하청업체들로 부터 조달을 받아서 조립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항공기 제작회사가 아니라 항공기 조립회사로 변했다는 얘기입니다.

보잉이 이렇게 된 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1997년 맥도넬 더글라스를 인수 합병하면서 그렇게 변했으니까요. 엔지니어링 밖에는 모르던 회사가 M&A 라는 금융 공학에 눈을 떴고

게다가 회사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맥도넬 더글라스의 기업 문화까지 고스란히 물려 받은 결과죠.

보잉과 맥도넬 더글라스가 합병을 할 때 보잉 CEO는 필 콘딧이란 사람이였고 맥도넬 더글라스의 CEO 는 해리 스톤사이퍼였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합병 이후에도 보잉의 체질을 바꾸는데 주력합니다.

제일 먼저 손을 댄 건 시애틀에서 시카고로 헤드쿼터를 옮기는 일이였습니다. 엔지니어링 엑셀런시, 이걸 제일 중요시 하는 시애틀 엔지니어들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그리고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릿에는 한 발자국이라도 더 가까이 가겠다 그래서였죠.

그러니까 요즘 보잉이 겪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은 바로 이 두 사람 때문에 시작됐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예가 737 맥스 사건입니다.

에어버스의 320 이 나오면서 737의 지위가 위협을 받게 되지요. 이 챌린지에 대한 보잉의 대응책은 아주 졸렬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새 기종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737 모델을 변형시키는 편법을 썼으니까요.

보잉이 퀄리티를 도외시하고 바틈 라인에만 신경쓰는 회사가 되었다는 생생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콘딧과 스톤사이퍼 이 두 사람 다 은퇴를 하고 물러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남긴 레거시는 보잉 내부에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787 생산 공장을 워싱턴 주 에버렛에서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옮긴 일이나 헤드쿼터를 시카고에서 다시 워싱턴 DC 로 옮긴게 좋은 예일 겁니다.

그래서 보잉이 기업 문화를 예전처럼 돌려 놓을 수 있느냐, 여기 대해선 저는 좀 부정적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는 건 비단 저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 737 Max-10 구입을 캔슬하고 에어버스 A321-neo 를 구입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 말입니다.

왜냐하면 유나이티드와 보잉은 뿌리를 같이 했던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갈라섰지만 1937년 반독점법에 걸려 분가를 하기 전까지는 한 솥밥을 먹던 가족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조차 보잉 비행기 구입을 망설인다? 보잉이 예전의 보잉으로 돌아가는 건 무리다 그런 메세지일 지도 모릅니다.

보잉이 환골탈태를 해서 엔지니어링을 우선으로 하는 회사로 다시 돌아 갈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울까요. 보잉 비행기를 타고 다녀도 불안하지 않을 거고 또 지난 3월 15일 현재 연초와 비교했을 때 무려 27.5 %나 하락한 보잉 주식도 구입해서 돈 벌 수 있는 찬스도 생길 테니까요.

하지만 현재로선 그건 기대 난망인 것 같습니다. 헤드쿼터를 시애틀로 다시 옮기고 비행기 제작을 퓨젯 사운드 지역에서 하지 않는다면 혹시 모르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경쟁사인 에어버스를 따라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출처] What is going on with Boeing?|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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