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메디케어 어드벤티지 플랜의 허와 실

해마다 10월이 되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광고들이 있지요. 바로 메디케어 등록을 하라는 광고입니다. 적어도 10년 메디케어 택스를 냈다면 65세가 되었을 때 메디케어 가입이 되는데 왜 다시 등록을 하라는 걸까요?

그건 메디케어 어드벤티지, 줄여서 MA 라고 부르는 파트 C 바로 이 프로그램에 들라는 겁니다. 오리지널 메디케어 그걸 다시 들라는게 아닙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 그건 아직 MA 플랜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 아니면 MA플랜에 들어 있는데 마음에 안든다 그런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광고입니다.

오리지널 메디케어는 병원 보험 파트 A 그리고 의사 보험 파트 B,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둘 다 모두 메디케어 당국이 직접 관리를 하지요. 하지만 MA플랜은 관리를 민간 보험회사에게 넘긴 플랜입니다. 왜 관리를 민간 보험회사에게 넘겼을까요?

​그건 메디케어 당국이 자기들 재정 부담을 줄여 보겠다 그래서입니다. 가입자들의 클레임을 처리하려면 비용이 무한대로 들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오리지널 메디케어에서는 80% 까지는 정부가 부담해야 하지만 보험회사들 한테 넘겨주고 니들이 알아서 해라 그렇게 한다면 파이넨셜 리스크를 지지 않아도 되니까요.

물론 보험회사에서 공짜로 해 줄 리는 없습니다. 댓가를 달라 그러겠죠. 그래서 가입자 당 얼마씩 계산해서 당국으로부터 먼저 돈을 받습니다. 가입자가 많을 수록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광고를 하는 겁니다.

관리를 보험회사들이 한다고 해서 가입자가 꼭 손해를 보는건 물론 아닙니다. 오리지널 메디케어가 제공하는 혜택만큼은 MA 플랜에서도 제공하도록 법으로 그렇게 못 박아 놨으니까 적어도 표면 상으론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아니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오리지널 메디케어에선 제공하지 않는 혜택들까지 제공할 때도 많으니까요. 치과나 안과 치료, 보청기 혜택 그리고 헬스장 무료 이용 등이 좋은 예들이죠. 게다가 처방약 플랜 파트 D도 추가 부담없이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Out of Pocket 비용도 일년에 얼마라고 정해져 있는 것도 MA 플랜이 가진 장점입니다. 오리지널 메디케어는 20% 디덕터블에 코페이 얼마 이런 식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돈이 얼마가 될 지 가름이 안되지만 MA플랜에선 그렇지 않다는거죠.

가입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플랜은 제로 달러 HMO플랜입니다. 돈을 더 내지 않고서도 혜택을 받으니까 제로 달러 플랜을 선택하지 않으면 손해다 그런 얘기가 나올 법도 합니다. 그래선지 MA 플랜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메디케어 수혜자 중 MA 플랜을 선택한 비율은 2020년 말 현재 이미 40% 를 넘었고 2029년엔 거의 50%에 육박할 거라는게 의회 예산처, CBO의 전망이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민간 보험회사들이라면 영리 기업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손해가 난다고 정부가 손을 턴 그런 프로그램을 받아 가지고 추가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어떻게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걸까요. 비결은 바로 Managed Care란데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매니지해서 지출을 줄이면 된다, 바로 그런 전략이죠.

​지출을 어떻게 줄이느냐? 크게 두가지 방법을 씁니다. 네트워크 소속 의사와 병원을 이용해야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게 첫번째고 주치의를 정한 다음 그 주치의 감독 하에 진료를 관리하겠다 이게 두번째 입니다. 전문의의 진료나 입원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주치의 판단으로 결정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주치의가 허락을 했다 해도 보험회사가 또 승인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문의도 볼 수 있고 입원도 할 수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치료가 아니라면 가급적 억제하겠다는 의심이 드는 이유입니다.

당연히 문제가 되는게 있을 겁니다. 위기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 바로 그겁니다. 촌각을 다퉈야 하는 상황에서 주치의 허락, 보험회사의 사전 승인 이런 관문을 거쳐야 하니까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게 틀림없으니까요. 바로 이 이유 때문에 MA 플랜을 받지 않는 의사들도 있다고 합니다. 골든타임을 놓쳤을 때 비난을 받는 건 자기들이지 보험회사들이 아니란 거죠.

MA 플랜이 의사들에게 돈을 지불할 때 가입자 당 얼마 즉 Capitation 방식으로 선불한다는 것도 문제다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게 왜 문제냐? 그건 환자를 많이 볼 수록 의사 수입이 올라가는게 아니라 덜 볼 수록 오히려 더 많아지는 그런 시스템이라서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시스템에선 의사 접근성 즉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그걸 염려하는 거죠. 이 지적에 대해선 저도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이 분야는 제 전문분야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해야만 한다, 이것도 MA 플랜이 가진 문제점입니다. 여행을 떠났다가도 병이 난다면 바로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물론 emergency 상황이라면 응급 치료는 네트워크 밖에서도 받을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응급치료가 끝난 후 추가로 치료가 필요하다면 즉시 네트워크 내 의사를 찾아 가야만 합니다. 보험 카버를 받겠다면 말입니다. 메디케어를 받는 의사나 병원이라면 장소에 구애를 받지않고 아무데서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오리지널 메디케어와 비교하면 아주 불리하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HMO 가 아니라 PPO를 선택했다면 물론 네트워크 밖에 있는 의사를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엔 보험에서 카버해 주는 돈이 줄어 듭니다.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액수가 커진다는 뜻이죠. 그래서 MA 플랜은 가입자의 medical needs를 케어하는게 아니라 의료비를 매니지 하려는거 아니냐는 비난을 종종 받습니다.

저한테도 메디케어 플랜 어떤 걸 택하는게 좋은지 물어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오리지널 메디케어에 남아 있으면서 메디케어 supplement 보험, 메디겝이라고도 하죠, 이 보험에 드십시요 이렇게 조언을 드립니다. 경제적 부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보충보험을 사려면 한달에 200달러 정도 또 처방약 보험 파트 D도 사야 하니까 4-50 달러 정도 더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메디케어에 남아 있으면서 메디케어 supplement 보험을 가지게 되면 미국에서 아마 가장 좋은 건강보험을 가졌다 자부할 수 있을 겁니다. 지역이나 네트워크, 이런 장벽에 구애 받지 않고 의사나 병원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디덕터블과 코페이 문제에서도 자유로워 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MA 플랜은 모두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특별히 건강 상에 큰 문제가 없는 그런 분들에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일년에 한두번 주치의도 만나고 진찰도 받으면서 예방 쪽에 신경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MA 플랜에 들었다고 해서 영원히 거기 남아 있어야 하는건 아닙니다.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다른 MA 플랜으로 갈아 탈 수도 있고 다시 오리지널 메디케어로 돌아 갈 수 있는 옵션은 언제나 있으니까요. 다만 오리지널 메디케어로 돌아가겠다 그럴 땐 메디갭 보험을 사는게 제일 좋은데 그게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엔 주의해야 합니다.

​메디케어 가입 자격이 처음 생겼을 때 메디갭을 산다면 underwriting 없이 바로 가입할 수 있지만 그 시기 이후라면 underwriting을 거쳐야 하니까요. 건강이 나빠졌다 그러면 메디갭에 들고 싶어도 들 수 없다 그런 뜻입니다.

주의할 점은 또 있습니다. MA 플랜에서 오리지널 메디케어로 돌아가겠다 그러면 반드시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10월 15일에서 12월 7일 까지의 Annual Election Period 기간 아니면 1월 1일에서 3월 31일 까지 석달 동안 열리는 Open Enrollment Period 기간 동안에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믿을 수 있는 메디케어 보험 에이전트들과 잘 상의해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출처]메디케어 어드벤티지 플랜의 허와 실|작성자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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