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Back Door Roth IRA

Roth IRA, 장점이 아주 많지요. 찾을 때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고 RMD 최저인출 의무도 없는데다가 IRA 돈을 택스프리로 자녀들에게 옮겨 줄 수도 있고… 그래서 특별히 세금 문제가 없다면 Roth IRA를 이용하는게 좋겠다고 어드바이저들이 조언을 드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Roth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득이 많을 때 그렇습니다. 다른 칼럼을 통해서 이미 말씀 드린 바 있지만 싱글인 경우엔 13만 9천달러, 부부라면 20만6천달러 소득이라면 Roth IRA 에 돈을 넣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람들이 Roth를 아예 이용조차 할 수 없단 얘기는 아닙니다. 트레디셔널에 있는 돈을 Roth로 옮기는 컨버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니까요. 2010년 이전까지는 소득 10만달러 이상이라면 이런 컨버전 조차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Roth 컨버전은 정문이 아니라 뒷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Back Door Roth 다 이렇게 부르기도 하는데 뒷문이라는 이름 때문에 조금 꺼림찍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Roth로 컨버전을 할 때 소득이 얼마든 상관없다, 이렇게 바꾼 건 아들 부시 그러니까 조지 W 대통령 시절 일입니다. 왜 했느냐? 세수입을 늘이기 위해서죠. 트레디셔널에 있는 돈을 Roth 로 옮기려면 세금을 내고 옮겨야 하니까요.게다가 컨버전을 하면 세금 상으론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IRA에 처음 돈을 넣었을 때 택스 브라켓 보다 컨버전을 할 때 브라켓이 더 높은 경우, 그럴 땐 받았던 세금 혜택 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니까요. 컨버전을 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세금을 더 걷을 수 있기 때문에 소득제한 규정을 없앤 거니까 IRS에서 시비를 걸지 않을까 걱정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뒷문을 이용해 Roth 로 돈을 옮기는 방법에는 그럼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마 이렇게 세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트레디셔널 IRA에 돈을 넣은 다음 즉시 Roth로 옮기는 겁니다. 트레디셔널에 돈을 넣었으니까 세금 보고를 할 때는 소득 공제를 받아야 합니다만 이 돈을 빼내서 Roth로 옮기면 그만큼을 다시 소득으로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뺸 만큼을 다시 더하는 것이니까 실제론 아무 불이익이 없단 뜻입니다.

두번째는 기존 IRA 의 돈 일부 또는 전부를 Roth로 옮기는 방법입니다. 흔히들 메가 백도어 Roth라고 하는 방법이죠. 물론 이렇게 할 때는 옮긴 액수만큼은 소득으로 잡아서 세금을 내야 하니까 세금이 만만치 않다는게 단점입니다.

세번쨰 방법은 Non-deductible IRA 에 먼저 불입하고 이 돈을 즉시 Roth로 옮기는 것입니다. 소득공제를 받지 않은 돈을 옮기는 거니까 소득으로 잡아야 할 돈도 없겠죠. 물론 돈을 넣고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이득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세번째 방법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긴 합니다.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단지 세법 규정을 피해 갈 목적으로 non-deductible 계좌를 디딤돌로 사용했다, 이렇게 IRS가 시비를 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걸 Step Transaction이라고 부르는데 Tax Court 케이스를 살펴봐도 이건 불법이다, 이렇게 판결이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세번째 방법을 사용할 땐 왜 처음부터 Roth에다 돈을 넣지 않고 Non-deductible IRA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방법을 쓰든 돈을 옮길 때는 Trustee to Trustee로 트랜스퍼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IRA 에서 직접 돈을 꺼낸 다음에 Roll over 하는 방법도 있지만 60일 이내에 트랜스퍼를 끝내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금은 IRA에서 꺼낸 돈으로 내겠다, 이런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했다간 세금 만큼의 돈을 조기 인출한 것으로 간주되어서 세금은 물론 페널티까지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컨버젼을 하기 전에 무엇보다 먼저 언제 컨버젼을 하는게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살펴 본 다음 하는 걸 고려해 봐야 합니다. 컨버젼에 따른 세금이 부담이 된다면 한꺼번에 목돈을 옮기는 것 보다는 조금씩 나누어서 옮기는게 좋을 겁니다.

​사업을 잠시 중단했거나 휴직 중이라서 택스 브라켓이 예년보다 낮아질 거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컨버젼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주식시장 폭락이라든지 그런 이유로 IRA 계좌 밸런스가 낮아졌을 때도 좋은 기회일 지 모릅니다. 세금을 적게 낸다는 장점도 있고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그 이후 얻는 이익에 대해선 택스프리란 장점까지 있으니까요.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그건 Roth를 새로 만든 후 컨버전을 하는 경우엔 5년 이내에 돈을 찾지 않는게 좋겠단 내용입니다. 그렇게 하면 뜻하지 않은 세금 폭탄을 맞게 되기까요. 게다가 이익분에 대해선 세금은 물론 10% 페널티까지 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5년 규정은 59.5세가 넘었어도 적용되니까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조금 테크니컬한 내용이긴 한데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서 얘기를 하겠습니다. IRA를 여러개 갖고 있다면 IRS 의 aggregation rule 그러니까 컨버젼을 할 때는 계좌 당 보는게 아니라 모든 계좌들을 다 합해서 본다는 규정에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백프로 non-deductible IRA에서 꺼내 가지고 돈을 옮겼어도 세금 상으론 계좌마다 조금씩 뺴내서 옮긴 걸로 처리된다, 그래서 세금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3만달러가 들어 있는 IRA 계좌를 가지고 있는데 non-deductible IRA를 새로 만든 다음 거기다 6천달러를 넣은 후 그 돈 6천달러를 옮겼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6천달러는 전부 non-deductible 계좌에서 나왔지만 1/6 인 1천달러는 non-deductible 계좌 그리고 나머지 5천달러는 레귤러 IRA 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간주가 됩니다.

그래서 이 5천달러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합니다. non-deductible 계좌에서 컨버전 하면 세금은 걱정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이해했다간 낭패를 당할 경우도 있다는 뜻이죠.

이 aggregation rule은 SIMPLE IRA나 SEP IRA 를 갖고 있을 때도 적용됩니다. 둘 다 IRA 란 건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서 컨버젼을 하겠다 마음 먹었다면 이 계좌들 밸런스도 꼭 함께 살펴 본 후 세금이 어떻게 될 지 꼭 계산해 봐야 합니다.

SIMPLE IRA 는 계좌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뒤에라야만 컨버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둬야 할 내용입니다. 2년이 안되었는데도 컨버전을 한다면 엄청난 페널티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경우에 따라선 early distribution 페널티 25% 에다 excess contribution 페널티 6%, 이렇게 해서 무려 31% 페널티를 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결국 Roth 컨버젼은 누구에게나 바람직하다, 이렇게 결론 내리는건 위험하단 얘깁니다. 그래서 컨버젼을 하기 전에 본인 목적과 상황부터 짚어 봐야 한다, 그걸 꼭 기억 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Back Door Roth IRA|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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