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보험료 절약해서 남은 돈으로 투자하기

Whole Life 나 Universal Life 같은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40세 남자가 25만달러 짜리 Whole Life를 사려면 보험료로 한달에 347 달러는 줘야 한다고 하니까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한 보험회사에서 준 Quote 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종신보험 대신 기한 보험 그러니까 Term Life를 산다면 월 보험료는 얼마나 될까, 그래서 그것도 알아 봤더니 한달에 23달러 정도면 된다고 합니다.

금액 상으로 거의 열네배 정도 차이가 나는 거죠. 그렇다면 25달러씩 내고 기한보험에 가입한 다음에 나머지 325달러를 투자하는게 오히려 낫지 않겠냐, 그런 생각도 듭니다.

말로 비교하는 것보단 아무래도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살펴 보는게 낫겠죠. 숫자는 거짓말을 하진 않을 테니까요.

앞에서 예를 든 40세 남성이 25만달러짜리 종신보험이 아니라 기한보험을 산다면 보험료에서 절약할 수 있는 돈은 일년에 $3,888 이 됩니다. 이 돈을 써서 없애는 대신 연 수익이 2%, 4%, 6%, 8% 이렇게 나오는 곳에 투자를 한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2% 수익을 올린다면 60살이 되는 20년 후에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96,358이 됩니다. 이중엔 물론 원금 $77,760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수익은 $18,598이 되겠죠.

그러나 수익율이 높아질 수록 찾아 쓸 수 있는 금액은 늘어납니다. 4%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에 투자했다면 20년 후엔 $120,408, 6% 수익이라면 $151,604, 8%라면 $192,156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종신보험을 샀다면 20년 후 보험을 깨고 찾을 수 있는 돈, 보험회사가 개런티하는 액수는

$70,018 입니다. 이건 제가 계산한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가 개런티한다고 illustration에 기재된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연수익은 2%도 채 안된다는 얘기, 계산을 해보니까 1.01%에 불과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그동안 부었던 원금도 못 찾는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매년 $4,164 씩 냈으니까 그동안 낸 원금만 해도 $83,280인데 찾을 수 있다는 금액은 $70,018에 불과하니까요.

물론 current value, 현재 적용되고 있는 금리가 20년 동안 쭉 계속 적용되었을 때 찾을 수 있는 금액은 $105,721이라고 하니까 개런티 해준다는 금액보단 높습니다. 그렇다 해도 수익율 면에선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계산을 해 보면 2.84%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4% 수익이 나오는 투자에도 미치지 못하고 은행 CD 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종신보험에 든 후 기본보험료 외에 추가로 돈을 내서 투자를 하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 밖엔 없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 결론에 공감하는 건 아닙니다. 특히 보험업계 쪽 반발이 아주 심합니다. 주식 투자를 부추기는 증권업계의 마케팅 수법이다, 종신보험의 장점들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돈 세이빙 됐다고 사람들이 모두 저축하는 줄 아느냐, 다 써버린다. 이렇게 비난을 합니다.

하지만 이건 억지가 좀 심한 것 같습니다. BTID를 추천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종신보험은 쓸모가 없다, 이렇게 단정하는 건 아니니까요. 투자 효율성을 따져 봤을 때 메릿이 없다, 그렇게 얘기할 뿐입니다. 그래서 소비자 보호 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BTID를 추천하는거죠.

그러나 그중에서도 압권은 세이빙한 돈으로 저축이나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까 BTID는 쓸모가 없다는 비판입니다.

아마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수학의 정석이란 책을 기억하실 겁습니다. 수학 실력을 늘리려면 이걸 꼭 봐야 한다고 유명했던 책이죠. 그런데 이 책을 봤다고 해서 누구나 다 수학 점수가 좋아진건 아닙니다.

도움을 받은 학생들도 있었겠지만 반대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을 겁니다. 도움받지 못한 사례들이 있으니까 이 참고서는 무용하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나이를 먹은 다음에도 나는 생명보험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종신보험을 사면 됩니다. 보험 카버리지를 평생 제공한다는 장점 말고도 나이가 더 먹었다고 보험료를 더 올려 받는 경우는 없으니까 그런 분들에겐 확실히 종신보험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생명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할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 극소수일 겁니다. 유산세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재산이 많은 사람들, 결혼을 늦게 하는 바람에 아직도 나이 어린 자녀 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 비즈니스나 주택 융자 때문에 50-60이 넘었는데도 생명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신보험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정말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그러는 걸까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혹시 높은 커미션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닐런지요.

기한보험이나 종신보험이나 커미션 퍼센티이지는 똑같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어쨌든 첫해 보험료의 80%에서 120% 정도 이렇게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일년치 프리미엄이 300달러 짜리인 기한보험을 팔았을 경우 커미션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40불에서 360달러 정도란 얘기죠. 그러나 종신보험을 팔았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일년 보험료가 4000달러라면 커미션으로 챙길 수 있는 금액이 3200달러에서 4800 달러란 얘기니까요.

보험을 파는 분들 입장에선 적지 않은 돈이 걸린 문제란 얘깁니다. 그래서 종신보험을 추천하는것 아니냐 싶은데 그럼 사는 사람들 입장이라면 어떨까요. 그냥 그분들이 추천하는 대로 종신보험을 사도 되는 걸까요?

제가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해서 반론이 없어질 거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BTID 논쟁은 어제 오늘 시작된게 아니라 무려 20여년 동안 계속되어 온 거라서 하루 아침에 쉽게 사라진다고 보긴 힘듭니다.

어쨌든 종신보험은 무용하다, 그렇게 얘기하는건 아닙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분명히 유용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다 좋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적합한지 아닌지는 스스로 판단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보험 에이전트들의 권유에 따라 무조건 종신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따져 볼 건 꼼꼼히 따져 보자, 이게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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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보험료 절약해서 남은 돈으로 투자하기|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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