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살아있는 동안만 받는게 연금

연금은 운영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이렇게 세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연금이나 미국 소셜연금 같이 나라에서 주는게 공적연금이라면 퇴직연금은 직장에서 제공하는 연금입니다. 공무원 연금이나 사학 연금, 펜션 이런 것들이 좋은 예겠죠.

개인연금은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구입해서 받는 연금입니다. 어뉴이티라고 부르는 상품이 대표적입니다.

연금의 운영은 이런 기관들이 맡아서 합니다. 연금 수령자가 직접 관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장점일 지도 모릅니다. 투자에 따른 위험은 이들 기관들이 지고 연금 수령자는 지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연금을 받게 되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약속한 돈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본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말입니다. 이게 연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론 노후 생활비를 연금으로만 충당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은퇴기금이 고갈 될 것을 걱정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죠. 사정이 이렇다면 생활비의 일부라도 매달 꼬박꼬박 받을 수 있다는 건 다행한 일 아니겠습니까?

단점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생존 기간 동안에만 돈을 받고 사망하면 남은 돈이 있더라도 모두 운영 기관의 몫이 되고 만다는게 연금이 갖고 있는 제일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소셜연금도 사망하면 그것으로 끝이고 직장 퇴직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험회사를 통해 구입한 개인연금, 어뉴이티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정기간 세금을 냈거나 직장 근무를 하면 자동적으로 수혜 자격이 생기는 공적연금이나 퇴직연금과는 달리 개인연금, 어뉴이티는 반드시 내 돈을 주고 사야한다는 바로 그 부분입니다.

보험회사에 준 돈을 다 회수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면 어떻게 될까요? 남은 돈은 모두 보험회사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물론 수령기간을 정해서 그 기간만큼은 보장 받을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수령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돈은 나오지 않을 텐데 그럼 그 다음부터는 생활비를 어떻게 조달해야 할까요.

수익자를 지정해서 피해 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익자가 대신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하지만 그 수익자마저 일찍 세상을 떠난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세상을 떠나면 연금이 나오지 않는다는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언제부터 소셜연금을 받는게 유리하냐를 가지고 갑론을박 하는 거겠죠. 하지만 세상을 언제 떠날 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자신있게 언제부터 연금을 받는게 좋다,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개인연금이라면 어느 정도 매니지를 하는게 가능합니다. 언제 세상을 떠날지는 모르지만 어뉴이티를 얼마만큼 사는게 좋으냐, 이건 계산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짚어 보려면 얘기가 장황해지게 될 테니까 일단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어쨌든 세상을 떠나게 되면 회사가 남은 돈을 챙겨간다는 이 문제만큼은 개인연금, 어뉴이티를 구입하기 전 숙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살아있는 동안만 받는게 연금|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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