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의료보험 없으면 미국에선 낭패, 그런데 보험료도 만만치 않네
코로나 19 로 두달 입원했다가 퇴원한 시애틀의 한 노인이 무려 110만달러의 청구서를 받아 떠들썩했던 일이 있습니다. 조금 특별한 케이스이긴 했지만 어쨌든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으려면 3만5천달러, 한국 돈으론 약 4300만원 정도 든다니까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건강보험이 있다면 물론 안심을 해도 됩니다. 이 시애틀 노인도 메디케어 보험이 치료비를 페이 해줬고 본인 부담금이 있었지만 그것도 코로나19 지원기금에서 카버해 준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일반 질병이였다면 그런 지원은 없었을 테니까 본인 부담금 6000달러는 큰 부담이 됐었을 겁니다.
미국 의료비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요. 한국에서라면 코로나19를 치료하는데 드는 비용은 1000만원 정도, 게다가 건강보험공단에서 대부분 부담해 주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비싼 의료비 덕분에 미국에선 무려 1억37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의료비가 비싼 이유 중 하나는 의료기관도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의료 수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통계를 봐도 일반 물가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비영리적 목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교육과 의료 분야의 가격 상승폭이 일반 물가보다 높다는게 놀랍기만 합니다.
의사나 간호원들의 인건비가 높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일 겁니다. 미국 페밀리 닥터는 연 22만달러, 스페셜리스트라면 30만달러를 훌쩍 넘게 번다는데 이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아주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간호원들 케이스도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법적 소송이 범람하는 것도 의료비 상승 원인 중 하나입니다. 언제 무슨 이유로 소송을 당할 지 모르니까 의사나 병원들은 불필요한 테스트나 검사를 주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의료비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이 되는 거지요.
약값, 특히 처방약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100만달러 코로나19 치료비의 주인공 경우에도 청구서의 25%가 약값이였다고 하니까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약값으로 지불하는 비용은 다른 OECD 나라 사람들보다 무려 4배나 많다고 합니다.
의료 시스템이 통일되지 않고 중구난방이란 점도 의료비가 높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국에서 영업을 하는 보험회사들 숫자가 무려 900개 게다가 HMO다 PPO다 해서 플랜들도 다양하니까 병원이나 의사들이 paper work에 시달리는 시간만 해도 상당할 겁니다. 그게 다 비용 아니겠습니까?
의료비가 높으니 보험료 또한 높습니다. 오바마케어를 통해 보험을 들어도 보험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개인 당 연 보험료가 7188 달러, 가족을 다 카버하겠다면 2만달러가 넘는 돈을 내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그래선지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인이 무려 2천700만명이나 된다고 하지요.
그러나 보험을 갖고 있지 않다는건 너무 무모합니다. 당장은 건강에 자신이 있을 지 몰라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게 사람 일 아닙니까? 선택의 폭이 넓진 않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대안은 존재합니다. 이런 대안 중에서 자신의 사정과 형편에 맞는 걸 골라야 합니다.
첫번 째 옵션은 본인 부담금액이 높은 High Deductible Health Plan (HDHP)에 가입하는 겁니다. 웬만한 잔병은 스스로 부담하고 감당하기 힘든 것들만 보험 카버를 받는 것이지요. 이 방법을 택하면 세금 혜택이 있는 헬스 세이빙즈 어카운트, HSA 란 것을 이용해서 본인 부담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Catastrophic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개념상으론 첫번째 하이디덕터블 플랜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카버리지 혜택이 작은게 일반적입니다. 아주 최악의 상황만 카버해 주는 보험이니까요. 누구나 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30세 미만이거나 아니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세번 째는 의료공제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회원들이 매달 조금씩 돈을 모아 놨다가 병이 난 사람에게 의료비를 지원해 주는 그런 프로그램 말입니다. 어떤 면에선 우리나라의 계와 비슷한데 이런 공제회는 종교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종교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어디까지나 이건 공제회일 뿐이지 보험은 아니란 부분입니다. 공제회도 계처럼 깨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합니다.
65세는 넘었지만 메디케어 가입자격이 없다면 보험료를 내고 가입하는 걸 고려해 볼 만 합니다. 보험료는 메디케어 택스를 얼마 기간 동안 냈느냐에 따라 정해지겠지요. 30분기 미만 납부했다면 458달러, 30분기 이상 40분기 미만 냈다면 252달러의 보험료를 내게 됩니다. 그리고 $144.60 씩의 파트 B 보험료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메디케이드 헤택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소득 뿐 아니라 가족 숫자와 장애 여부 등도 고려되니까 시도해 볼 만 합니다. 다만 메디케이드는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각 주 정부들이 관리하기 때문에 주 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겁니다.
부부라면 배우자 중 한 분은 직장 보험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족까지 카버를 받으려면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하겠지만 보험 혜택이 월등하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배우자의 건강보험 때문에 은퇴를 미루고 계속 일을 하는 경우도 그래서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병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2-3년에 한번 의료비가 낮은 나라를 방문해서 정기 검진도 받고 만약 병이 있다면 그곳에서 치료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의료비는 물론 비행기 값과 체류비까지 계산해도 훨씬 싸다는 얘기도 있으니까요. 한국도 좋고 아니면 의료관광으로 소문난 파나마나 태국 등도 이런 목적으로 방문하기 좋은 나라들이라고 합니다.
어떤 방법이든 장단점은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마다 상황과 형편도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것이 적합한지 여러 각도로 살펴 봐야 합니다. 건강보험을 취급하는 보험 에이전트하고 상담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여러가지 경우 수를 살핀 다음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의료보험 없으면 미국에선 낭패, 그런데 보험료도 만만치 않네|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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