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부동산 투자, 과연 최고일까요?

우리 동양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투자 대상은 부동산인 것 같습니다. 웬지 친숙하게 느껴지고 원금 손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자산이란 생각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부동산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선 부동산 불패 신화는 이미 깨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부동산은 실물투자라서 안전한 느낌을 받지만 말 대로 그건 느낌일 뿐입니다. 태풍이나 홍수 또는 화재 위험 등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임대를 목적으로 투자를 했다면 임대가 나가지 않을 때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환금성이 낮다는 점도 부동산 투자가 갖고 있는 약점입니다. 리츠(REIT) 같은 것이 아니라면 쪼개 판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거래 단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바이어를 찾는게 쉽지 않습니다. 찾았다 하더라도 거래가 종결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매매 과정이 복잡하고 밟아야 할 법적 절차가 많기 때문입니다.

거래비용도 상당히 듭니다. 미국의 예를 들자면 부동산의 거래 커미션은 3-5%, 경우에 따라선 10%에 육박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건 부동산의 종류나 또는 나라마다 다르긴 합니다.

어쨌든 부동산은 하루에도 몇번 씩 사고 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 지지 않으니까 시세 파악도 어렵습니다. 동일한 부동산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때도 많습니다.

주식은 어떨까요. 쪼개 살 수 없는 부동산과는 달리 주식은 단 한주라도 사고 파는게 가능합니다.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래트 폼도 많습니다. 수수료 또한 일반인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만큼 아주 미미한게 일반적입니다.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게 수익률이 더 높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실물경제나 또는 해당 회사에 어떤 호재나 악재가 생기면 바로바로 그 변동상황들이 주식 가격에 반영됩니다.

이렇게 쉽게 가격이 바뀌니까 부동산과는 달리 주식시장은 급락이 심합니다. 즉 더 위험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주식 수익률은 부동산보다 훨씬 높아야 합니다. 수익률은 투자 위험과 정비례해야 하니까요.

미국의 경험을 살펴 본다면 1928년부터 2013년 기간 동안의 주식 연평균 수익률은 9.5% 였지만 부동산 수익률은 3.7% (케이스-실러 인덱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부동산 수익률이 주식에 근접했던 기간은 199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기간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그건 미국 부동산 얘기고 한국에서는 다르다고 말씀하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한국에서는 부동산 수익률이 주식보다 훨씬 더 높다는 얘기가 맞는지 함께 살펴보기로 하지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전자와 강남아파트의 가격을 비교한 자료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라면 한국 주식 중 가장 잘 나간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주식이고 강남아파트는 우리나라 최고 부동산이라고 소문난 곳이니까 비교를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군요.

삼성전자 주가는 주식시장 공시자료를 통해 그리고 강남아파트 자료는 국민은행이 수집했다고 합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17.7%인 반면 강남아파트의 수익률은 5.6%에 불과합니다.

결국 부동산 투자가 주식투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다는 건 한국에서도 부정된 셈입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나니까 은근히 걱정이 되네요. 마치 제가 부동산 투자에 반대한다는 사람이라고 오해하실까 봐서요.

그러나 그건 아닙니다. 투자는 부동산이 최고다, 여유 자금은 몽땅 부동산에 털어 넣는게 현명하다… 이런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과연 그런지 다시 한번 짚어 보면 어떨까 싶어 말씀드리는 것일 뿐이니까요.

[출처] 부동산 투자, 과연 최고일까요?|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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