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주 보궐선거
한인 후보니까 지지해야 한다?
11월7일은 워싱턴 주 상원의 빈자리 다섯 석과 세자리가 빈 하원 의석을 채우려는
보궐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이 8개 의석 중 7개는 일찌감치 승패가 결정난 덕분에
관심은 상원 제45선거구에 쏠려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45선거구 출마자는 모두 백인이 아닙니다. 공화당 후보로 나선 분은
한국 여자이고 민주당은 인도계 여성을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당연히 시애틀
교포 언론들은 한국인 후보 지원 기사를 쏟아 내느라 바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교포 언론 주장대로 핏줄을 따라
투표해야 하는지 아니면 반트럼프 입장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걸 갖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 주는 소위 말하는 ‘블루 스테이트’입니다. 캐스케이드 산맥을 경계로 동쪽은
공화당, 서쪽은 민주당 세가 강하지만 주민 대부분이 바닷가인 서쪽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주지사는 물론 주 하원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상원은 의석 하나 차이로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주 정부를 완전 장악하느냐 아니냐는 그러니까 이 45선거구의 향배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일개 주의 상원의석 하나에 미 전국이 관심을 쏟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두 후보가 선거전에 사용하고 있는 비용은 600여만달러를 넘는다고
합니다. 후보들이 직접 모금한 돈은 각각 150만달러라고 하니 반 이상은 당 차원의
지원금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학연이나 지연 등의 사적관계가 아니라 이슈에 따라서 지지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러나 그건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고를 때 문제고
이역만리 땅에서 살고 있을 땐 달라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를 못들은 채 넘기기가
찜찜합니다.
그렇다고 핏줄을 따르자니…. 트럼프 지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두렵습니다.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블루 스테이트’에서도 선방한 건 다 자기 덕분이라고
으쓱대는 트럼프의 트윗이 날라들게 분명하니까요.
주 소득세 반대를 한인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점도 걸립니다. 주민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소득세 문제를 가지고 반트럼프 정서를 희석시켜 보겠다는 전략이겠지만
어쨌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워싱턴 주도 주정부 차원의 소득세로 가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니까요.
워싱턴 주는 판매세와 사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영업세를 살림을 꾸립니다.
판매세는 조세 형평성이 낮고 영업세는 신규 사업자에게 아주 불리한 세금입니다.
소득은 고려하지 않고 소비자의 총구매액수와 사업자의 매출액만 보기 때문입니다.
주 소득세가 실시된다면 주 조세국 세무조사에 시달릴 가능성도 훨씬 줄어 듭니다.
연방 소득세에 연계되어 세금을 계산하면 되니까요. 자영업 종사 비율이 높은
한인사회 입장에선 아주 반가운 일입니다.
트럼프 지지자란 점도 걸리는데 세금문제에 있어서도 저와는 의견이 다른 것입니다.
그래도 같은 핏줄이니까 한인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것일까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