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도박이 아닙니다

중국이 휘청거리면서 전세계 주식시장도 덩달아 흔들리고 있습니다. 다우지수가 개장하자 마자1000포인트씩 빠지기도 하니 주식 안한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가슴을 쓸어 내리는 분들도 계실 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주식을 혹시 도박과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계시지나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주식이나 도박이나 모두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니 아예 상종을 않겠다 그렇게 말입니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도박이 아닙니다. 불처럼 잘못 다루면 재앙이지만 잘 이용하면 큰 이익이 됩니다. 그래서 주식도 불을 다루듯 다뤄야 합니다. 도박처럼 접근한다면 도박이 되고 투자로 접근하면 투자가 됩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게 있습니다. 단시간 내에 몫돈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 그러니까 도박 식 으로 주식에 접근한다면 백전백패가 틀림없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주식을 도박처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 연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제 생각으론 언론의 무책임한 주식 관련 보도 행태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데이 트레이딩’이 아주 보편화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한국 언론은 가끔 주식으로 몇억을 벌었다는 기사를 내곤 합니다. 그래서 주식을 통해서도 떼돈을 버는 것이 가능한 일이란 환상을 심어 줍니다. 그러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있으니까 당신도 언젠가는 당첨될 수 있다는 말이 들어맞을 확률은 거의 제로입니다. 아니 벼락 맞을 확률보다도 적습니다.

데이 트레이딩’도 주식투자를 도박처럼 여기게 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봅니다. 이전에는 주식을 사고 팔려면 반드시 브로커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인들 입장에선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게 디스카운트 브로커의 등장으로 바뀐 것이지요. 데이 트레이딩으로 큰 돈을 벌었는데 당신도 하지 않을래?…이러면서 유혹하는 광고가 판을 칩니다.

그러니까 초보자들도 재미삼아 시작하기가 쉬워졌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하지만 몇번 트레이딩에서 돈이라도 약간 벌게 되면 “아, 주식도 별거 아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조금씩 종목을 늘려 나가고 판돈을 올리기 시작하다가 얼마 안가서 본전마저 다 날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등록금이나 혼수자금같은 단기자금을 잠깐 굴려서 몫돈을 챙겨 보겠다는 의도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행위는 짚단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거나 다름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식시장에는 난다긴다하는 전문가들이 수두룩하니까 아마추어 투자가들이 기를 펴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전문 도박판에서 아마추어 도박사가 맥을 못 추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게다가 주식을 도박처럼 생각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공매도나 공매수 또는 선물거래같은 아주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거래는 실제로 보유하고 있지않은 물건들의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예측한 뒤 베팅을 해서 매매차익을 얻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예상대로 움직여 주기만 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예상이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이런 방법들에 몰두하시는 분들은 대개가 회사의 내재가치나 수익성 여부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패가 움직여 줄 것이냐 아니냐 만이 관심의 대상일 뿐이지요. 그런데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과연 몇사람이나 되겠습니까? 신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주식거래를 생업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얘기나 소문에 의존해서 종목을 고르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주위의 말과 소문에 의존해서 투자를 할 때 그 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뒤라면 선수들은 다 빠져 나갔을게 틀림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부분 뒷북 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여러분 생각들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