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편> 정신병질적 (반사회적) 성격 Psychopathic (Antisocial) Personality 과 치료사례

희재 양의 사례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자신의 그림들이 담긴 노트를 들고 왔습니다. 얼굴이 식별되지 않는 귀신이 여럿 그려진 목탄화, 사람을 난도질하는 그림, 시체들… 거의 그런 그림들이었습니다. 표정에 별 변화 없이 그 그림들을 제게 보여주며 늘 이런 것을 그린다고 했습니다. 그림을 본 나는 순간 정말로 아차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한순간 공포가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아무 말 않고 그림을 본 뒤 가만히 있었습니다. 잠시 후 희재 양은 자신이 초등학교 때 친구들 앞에서 고양이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과정이 기가 막힌 것이었습니다. 고양이를 기절시킨 뒤 머리와 꼬리 부분을 친구들에게 붙잡게 하고 최대한의 힘으로 서로 잡아당기게 해서 고양이를 죽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죽은 고양이를 부위별로 잘라서 다리를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꼬리를 계속 들고 다녔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반신반의하며 멍하게 들었습니다. 제가 한동안 말없이 있자, 그녀는 내가 무능력한 치료자라는 것을 확인한 듯 일어나 나갔고 그 이후로 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에게 연락해 보니 “그 선생님 완전 바보야.”라고 했다는 거였습니다.

그녀가 했던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살고 있는 내적 현실을 드러낸 것임은 분명합니다. 또한 그녀의 흥미위주의 태도, 정서적 무감각, 나와의 힘 겨루기, 반복적으로 표현되고 있던 그림 속의 잔인성과 폭력은 그녀가 살고 있었던 내적 현실을 추정하게 합니다. 그렇게 작업이 어이없이 종결된 이후 에야 저는 그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희재 양의 성격적 특성에 대해 신중히 대처해야 함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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