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사례 분석 2

이번 칼럼은 지난주 영훈씨와의 이야기에 뒤이어 그의 공황장애 사례를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상담을 계속 진행하면서 영훈 씨의 삶의 흐름 전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착하고 긍정적이고 모범적이었던 영훈 씨에게는 부정적이고 불안한 요소를 빨리 차단하려는 경향성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매우 우울하면서도 예민하고 불안이 많은 분이었는데, 영훈 씨는 첫째 아들로서 공부도 잘 하고 무던하며 밝은 태도를 보여서 어머니에게 심적인 안정을 주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고 사업도 성공적이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신앙심도 깊다는 안정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불안이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취약하며 이를 계속 회피해왔다는 것을 영훈 씨는 거의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친구의 배신이라는 정서적 사건이 현실적인 돈 문제와 함께 발생하게 되었고, 이 문제는 긍정적인 태도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커다란 충격을 불러온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상상치 못했던 상황의 발생은 그동안 자신이 믿었던 세계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을 불러왔고, 감춰진 불안 감수성이 높았던 그에게는 공황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강한 자극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은 초기에 특히 쉽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무의식적 성향을 감지하지 못했고, 이미 정신적, 신체적으로 극심한 불안증세를 겪고 있었으므로 모든 과정은 천천히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일차적으로 현재의 불안과 공황발작에 대처하는 태도가 중요했습니다. 불안이 밀려올 때 “어쩌지?”하고 염려로 가득 찬 시나리오를 계속 그리는 것은 불안을 막아보려는 시도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수록 불안은 도리어 더 커지고 두려운 상황들은 끝도 없이 생겨난다는 것을, 영훈 씨는 계속되는 경험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 상태를 피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렇게 고통을 겪었는데 무엇을 더 두려워하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불안을 마주하면서 영훈 씨의 공황장애 증상은 훨씬 경감되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공포스런 시나리오가 떠오를 때, 영훈 씨는 “이건 상상이고 추측이지 사실이 아니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고, 생각을 생각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고 그냥 흘러가게 둘 수 있는 힘을 조금씩 힘겹지만 키워갔습니다.

현재의 불안과 공포에 대한 힘을 조금씩 갖게 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우리는 그동안 영훈 씨가 정서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회피하거나 억눌러왔던, 과거의 많은 경험들을 더 깊이 이야기하게 되었고, 이는 영훈 씨의 인격이 보다 유연하고 통합적인 방향으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Encounter, Acceptance, and Self awareness

공황장애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정면으로 바라보되 이를 통제하려는

노력을 내려놓기 시작할 때 극복의 계기가 마련됩니다. 그리고 현재의 증상을 조금씩 감당할 수 있게 되면, 불안 이면에 감춰진 의미를 발견하고 수용함으로써 불안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장악하지 않도록 자기 인식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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