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黃昏) 이혼(離婚)

황혼(黃昏) 이혼(離婚)

요즈음 고령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노후 독립선언인 황혼이혼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일기 시작한 황혼이혼 바람이 우리 사회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황혼이혼은 동서양을 떠나 미국에 살고 있는 노인 분들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필자는 최근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할머니 한 분을 우연히 낯선 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할머니 여기는 어쪈일이세요 응, 나 이제 여기서 살아 노인아파트 예, 너무 뜻 박에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까지 아들 딸 농사 잘 지었다며 주위에 부러움을 사시던 할머니 정말 이상한 예감이 들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용인즉 황혼이혼을 하셨다는 것이다, 황혼이혼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해 결혼생활 20년 이상, 대개 50대 이상의 노년부부가 혼인관계를 해소하는 것을 말한다. 황혼이혼은 다른 이혼과 다른 점은 자식들이 이미 장성해 출가를 보내고 결혼생활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점이 다르다 ‘얼마나 오래 힘들었으면 이혼까지 결심을 하셨을까

상처로 얼룩진 지난 세월
이 보게 젊은 양반 어차피 한 동네 산지 오래되었으니 이제와 숨길 말이 뭐 있겠는가 “정말로 자네와 난 이웃사촌이나 다름 없지 안는가” 그 할아멈 해도 너무한 사람이에요. 난 평생 말 두 마디도 못해보고 살았어요. 한마디 하면 벌써 큰소리 나오고, 욕이 튀어나오고, 물건이 날아오고, 자기 하고 싶은 짓 다 하는 동안 난 무조건 죽은 사람처럼 다 당하고 있어야 해요. 그게 끝이 없어요. 언제 터질지 모르고 어디서든지 화가 나면 나한테 다 풀어야 해요. 그렇게 해도 평생 한번도 미안하다고 말한 적 없어요. 자기 밖에 몰라요. 내가 아파서 죽어도 모를 거예요. 한번은 내가 정말로 아파서 누워 있는데 어디가 아프냐고 묻기는커녕‘ 아침밥이 왜 이렇게 늦느냐.’‘왜 멀쩡한 날 누어 있는냐.’라고 소리 지르는데, 사람같이 안 보였어요. 그런 성격을 평생 애들 땜에 참고 살았어요. 막내가 작년에 결혼했어요.

이젠 더 이상 같이 살 이유가 없어졌어요.
나도 사람대접 받으면서 한번 살아 보고 싶어요. 저 사람하곤 절대 아녜요.” 황혼 이혼의 80퍼센트 이상이 여자의 요구로 발단된다. 그 중 40~50퍼센트가“저 남자 성격 때문에 더 이상 살 수 없다.”라는 것이다. ‘못 살겠다는 성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배우자의 어떤 희생도 당연하다고 보는 것, 분노가 많고 또 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 언어, 신체, 성적 폭력, 마음에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밤새 사람을 달달 볶으며 잠 못 자게 하는 성격, 아내의 필요에는 전혀 무관심한 성격 등이 대표적이다. 더 이상 참고 사는 것을 거부하여 이혼을 선택하는 황혼이혼의 원인은 무엇이며 황혼이혼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부부도 서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이혼하는 첫 번째 이유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쉽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너무 상대를 믿어서일까 아니면 편해서 일까 그러나 당하는 상대자는 상처로 얼룩진 세월을 가슴에 묻어가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 하게 된다 박에서 잘한다는 사람치고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잘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은 박에서만 인정 받는 사람이라는 말인가 보다 부부간의 예의는 학력이 높다고 갖추어지지 않는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 사는 모습을 보고 들으면서 갖춰진다. 보고 듣는 대화 내용, 대화 어조 그리고 그에 따르는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뇌 속에 내면화되면서 각 상황에 따른 모든 행동 양상이 입력된다. 그 입력된 말과 행동 패턴은 성인이 된 후나 결혼 후 부부 관계 속에서 상황마다 튀어나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똑똑하다는 지성인들도 집에만 들어가면 아주 무식하고 인격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사건이 생기는 것이다. 다른 지식은 다 갖추었는데 가정에서 필요한 지식만 갖추지 못해서 그렇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라
이혼하는 두 번째 이유는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 때문이다. “난 그 사람만 보면 징그러워요. 그렇게 바람 피우더니 요즘은 이제 바람 피울 힘도 없나 봐요. 잠든 후 방에 들어가서 살살 잠자리에 누우려면 그때부터 만지려고 하는데 정말로 뱀같이 싫어요.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더 가관인 것은 바람 피운 얘기를 하면‘남 자가 다 그렇지, 뭘 그런 거로 몇 년씩 우려먹느냐.’라고 큰소리칠 땐 정말로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져서 이젠 한집에 같이 있다는 것이 너무 역겹고 싫어요.” 치유되지 않는 마음의 상처, 배우자가 바람 피울 때 받았던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그냥 없어지지 않는다. “심장과 등에 칼이 꽂힌 것 같이 아프다.”라고 표현하는 배신의 고통, “거리에 내동댕이쳐진 것 같다.” 이런 아픔은 부부의 친밀감이 회복되는 것을 막고 마음에 미움과 증오를 정착하게 한다.

참는 것도 한계점이 있다
이혼하는 세 번째 이유는 그 동안 자아를 죽이고 살아 온 아내들이 자기의 개성과 인격을 찾고 싶어하는 본능적 몸부림 때문이다. 여자가 죽어 산다는 말은 있을 수가 없다. 살아 있는 사람이 어떻게 죽어 산단 말인가? 그냥 참는 것이다. 참다 보면 감정은 쌓이고 부부 사이는 천 리로 멀어지게 되어 있다. “돈만 벌어 오면 다예요? 난 뭐예요? 저 사람 맞춰서 오십 평생 살았어요. 이젠 나도 내 인생 좀 찾아 살고 싶어요.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것 하며 살고 싶어요. 더 이상 저 사람 노예로 살고 싶지 않아요.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挽回)하자
아내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임을 인정하자. 당신과 똑같이 원하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존재이다. 아내의 개성을 살려 주고 자기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우면서 중년, 노년 시대를 아내와 함께 즐겁게 동행하는 남편이 되자. 아내 역시 남편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알아내서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존중하고 채워주도록 노력해 사랑을 완성해 가는 기쁨을 느껴 보자. 인생은 과정이다 오늘 지나간 날은 다시 찾아 오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 http://www.ysinterial.com

기사제공 : 칼럼리스트 윤상권([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