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우습게 봤다간 ‘심장병’에 걸린다?!

바야흐로 시애틀의 가장 화창하고 아름다운 시즌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요새는 하늘에 구름 한점도 없이 깨끗하고 날씨도 참 따뜻해서 마음까지도 평화로와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여름철엔 한층 더워진 날씨때문에 아이스크림이나 탄산음료같은 음식을 섭취하기가 쉽습니다. 이런 음식들은 잠시 더위를 식혀줄 수는 있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충치를 유발하기 쉬워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충치’라고 하면 미국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생기는 질병으로 지목될만큼 흔한 구강 질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다고 해서 자칫 가볍게 보았다가는 큰코 다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재클린 에이브랜치(Jacqueline Abranches, Ph. D.) 박사의 연구 결과에서 ‘충치를 일으키는 충치균이 심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 균이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혀져, 다시한번 ‘충치’라는 질환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충치’가 심장질환에 어떤 영향을 주며 무엇을 주의해야 할 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충치균, 살아서 심장까지 간다
충치의 대표적인 원인은 ‘뮤탄스균 (Streptococcus Mutans)이라는 이름의 박테리아인데요, 이 ‘뮤탄스균’은 치아 겉면을 덮고 있는 이나멜(Enamel)층을 녹이고 이를 썩게 만들며, 잇몸 질환등으로 입안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를 통해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기도 합니다

또한, 이 ‘뮤탄스균’은 입안 뿐만 아니라 심장에 붙어서도 번식할 수 있는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뮤탄스균’이라는 박테리아가 잇몸 상처를 통해 혈관으로 흘러들어간 후 심장에 도달하게 되면, 세균성 심장 질환인 심내막염(Endocarditis)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선전 중에 ‘유산균이 살아서 장까지 간다’는 말처럼, 이 ‘뮤탄스균’이라는 박테리아 또한 CNM이라고 알려진 단백질 덕분에 심장까지 자주 침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현재로서는 어떤 유형의 뮤탄스균이 CNM 단백질의 도움을 받는지 평소 식별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연구를 주도했던 에이브랜치스 박사는 ‘충치균 전체가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입 안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식사 후에 습관적으로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한국인의 경우, 이쑤시개를 사용하다가 자칫 잇몸에 상처가 나게 되면 ‘뮤탄스균’이 혈관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피가 날 정도로 치실을 거칠게 사용하거나 칫솔질을 심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2. 올바른 치아 관리로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충치균이 심하면 심장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니, 참으로 놀랍고 무섭기도 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결국 정기 검진과 철저한 구강 위생을 통한 치아 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치아 관리를 위해서는 올바른 칫솔질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올바른 칫솔질이란 무조건 세게 눌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와 치아 사이, 그리고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의등을 신경 써서 닦아 주는 것으로, 치아 면에 45도 각도로 칫솔모를 대고 원을 그리며 회전하듯 잇몸부터 돌려 닦아 주어야 치아와 잇몸이 상하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게 닦아집니다.

또한, 칫솔을 고를 때는 칫솔모가 부드러운 것을 선택하도록 하고,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칫솔로 잘 닦이지 않는 틈새를 청결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충치나 치주염과 같은 구강 질환이 있는지를 늘 세심하게 체크하고,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 병을 더 키우지 마시고 미리미리 필요한 치료를 받아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