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 마마보다 무섭다! 우유병 치아우식증(Baby Bottle Tooth Decay)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 우유병 치아우식증(Baby Bottle Tooth Decay)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추억의 비디오 영화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무렵, 비디오가 시작되기 전에 어김없이 들려오던 이 문구를 기억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불법/불량 비디오 퇴치를 위한 공익 광고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광고의 문구처럼 예전의 어린이들이 무서워하던 ‘호환, 마마’는 이젠 사라졌지만, 여전히 어린이들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을 위협하는 어린이 치과 질환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1. 우유병 치아 우식증(Baby Bottle Tooth Decay)이란?
먼저, ‘치아 우식증’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충치(Tooth Decay/Dental Caries)를 가리키는 것이고, ‘우유병 치아 우식증’이란, 말 그대로 ‘우유병을 입에 물고 잠이 드는 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충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우유병 치아 우식증은 주로 2세 이하의 어린이, 즉 수유기를 아직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생기는 충치인데, 우유병의 젖꼭지가 닿는 부분인 위의 앞니 4개에 급속하게 충치가 진행되는 특징을 보인다.

2. 우유병이 뭐길래…
아기를 키워보신 어머니들은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한참 수유중인 아이들에게 우유병의 의미는 참으로 지대하다. 아이들은 우유병을 통해서 배불리 식사를 하기도 하고, 우유병을 빠는 행위로 정서적인 안정을 느끼기도 하며, 한참 이가 나오기 시작할 때 쯤이면 우유병의 젖꼭지는 이리저리 씹어볼 수 있는 재미난 장난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유병도 그 사용이 지나치거나 사용법이 잘못되면 그야말로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아이들이 우유병을 통해 수유를 할 경우, 우유를 다 먹게 될 즈음에는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면서 슬슬 잠이 몰려오게 된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아이들이 수유중에 잠이 들고는 하는데, 일단 아이가 잠이 들게 되면 전반적인 아이의 신체 기능 또한 어느정도 휴식 상태에 들어간다. 따라서 아이가 자는 동안에는 입속의 침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어 침의 자정작용(스스로 입안을 깨끗하게 하는 작용)이 감소하게 되며, 이때 입안에 우유가 고여있게 되면 우유의 당분이 입안의 세균과 반응하여 충치가 쉽게 생기게 된다. 물론, 우유뿐 아니라 주스나 당분을 함유한 다른 음료를 우유병에 담아 아이에게 먹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3. 어디를, 어떻게 눈여겨 보아야 할까?
우유병 치아 우식증은, 아이들이 우유병을 사용하는 특성상 우유병의 젖꼭지가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인 위의 앞니 4개가 가장 충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상대적으로 아랫니는 충치의 발생빈도가 덜한 편이다.

초기에는 앞니 치아의 목 부위에 하얀색의 띠 형태로 발생하여 엄마가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는다면 우유의 연한 빛에 가려 충치를 조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후 충치가 더 진행이 되면 육안으로 쉽게 관찰되는 갈색 혹은 검은색의 충치가 치아의 중간부분 또는 치아와 치아의 맞닿은 부분에 생기게 되므로, 이러한 변화를 발견하게 되면 즉시 치과를 방문하도록 한다.

4. 우유병 치아 우식증은 왜 무서운가?
우유병 치아 우식증이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이유중의 하나는 특별한 증상 없이 위 앞니에서 시작해 송곳니, 어금니에 이르기까지 동시다발적이고 급속도로 번지는 데에 있다. 조기 발견하면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 시기를 놓쳐 충치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치아가 점점 물러져서 떨어져 나가고 파이게 되면, 심한 경우 2∼3개월 만에 치아 뿌리만 남기고 다 썩을 수도 있다.
이렇게 충치가 심하게 진행이 되면 잇몸에 염증을 부르기도 하고, 뿌리까지 진행될 경우 앞으로 나올 영구치의 색을 누렇게 변하게 하거나 모양을 변형시키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 영구치가 나오기도 전에 일찍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심각한 충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지나치게 일찍 치아를 뺄 경우 악골 성장, 발음, 성격 등에 나쁜 영향을 주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우유병 치아 우식증은 미리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5. 우유병 치아 우식증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모든 질병은 그 어떤 치료보다도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우유병 치아 우식증 또한, 아이들의 올바른 식이 습관을 통해 미리미리 대처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1) 먼저, 우유병이나 젖을 물리고 재우는 것은 반드시 피하도록 하며, 특히 밤 시간에 아이가 자시전에 우유병을 통해 우유를 먹는 습관을 없애도록 한다.

2) 수유가 끝나거나 자기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거나, 어린 아기의 경우 젖은 거즈로 입안을 꼼꼼하게 닦아주도록 한다.

3) 만 1세 정도가 되면 우유병 사용을 중지하고 컵의 사용을 교육시키도록 한다.

4) 아이가 우유병을 물지 않고는 잠을 잘 자지 않을 경우 우유병에 우유대신 물이나 보리차등으로 대체해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5) 아이의 첫니가 난 후부터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한다.

6) 충치예방을 위해 불소치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