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셨어요? – 임신한 여성들이 꼭 알아야 할 치아 상식

임신하셨어요?

임신한 여성들이 꼭 알아야 할 치아 상식

“아이를 낳고 난 후에 몸에 바람이 들었는지, 치아랑 잇몸이랑 성한 데가 하나도 없어요.”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으신 여성 환자분들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출산 전에는 구강이 전반적으로 건강했는데, 출산 후에 갑자기 구강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출산 후에 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든지, 임신 중에 잇몸이 몹시 부었는데 그 이후로 잇몸이 다시 좋아지지 않는다든지, 임신 중에 충치가 갑자기 많아졌다든지 하는 경우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대표적인 구강 질환인 충치나 치주질환(풍치)는 세균으로 인해 발생되는 만성 질환이므로, ‘임신’ 그 자체가 구강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혹은 구강 환경의 변화라든가, ‘임신’으로 인해 구강 관리에 제약을 받는다면, 이로 인해 구강 질환이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으므로, ‘임신’이 구강 건강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임신한 여성들, 그리고 임신을 계획하시는 모든 여성들께서는 평소보다 더 특별히 구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출산 후에도 건강한 치아와 잇몸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임신 중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보도록 한다.

1. 치주질환
임신을 하면 여성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게 되는데, 이 호르몬의 체내 농도가 높아지면 평소보다 세균의 자극에 과장되게 반응을 함으로써 잇몸을 아주 예민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이런 이유로 대개 임신 2~3개월에 잇몸 염증이 생겨 8개월까지 심하다 9개월쯤 되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임신성 치은염 (pregnancy gingivitis)’이라고 하는데, 임신중에 보이는 치은염은 호르몬 변화 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긴 것이어서, 매일 매일 기본적인 양치에 꼼꼼하게 신경을 쓰고,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클리닝을 받아서 치석을 제거한다면 쉽게 좋아질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치은염’이 있었던 잇몸의 한 부위가 붉게 부풀어 올라 큰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임신성 육아종 (pregnancy tumor)’이라고 한다. 이는 나머지의 임신기간 동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출산 후에도 통증 없이 진행이 되거나 확장이 되기도 하기에 일단 임신을 하게 되면 올바른 섭생과 적절한 운동만큼이나 치아와 잇몸건강에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임신기의 치주질환은 심각하면 조산아나 저체중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한 중요한 연구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조산아나 저체중아를 출산한 산모와 심각한 잇몸질환인 치주염이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견한 사례가 있다. 이는 산모의 건강만이 아니라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일이므로 , 임신을 계획한 여성은 반드시 임신 전에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고, 작은 잇몸질환이라도 확실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2. 충치
임신을 하면 정상인 보다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수면시간이 길어지는데, 수면중에는 침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구강내의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 때문에 잇몸과 치아에 세균이 쉽게 축적되어 구강질환의 임신 전보다 더 쉽게, 그리고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임신을 하게되면 산모는 아무래도 자신과 태아에 필요한 영양분의 요구가 늘기 때문에 간식을 섭취하는 횟수가 많아진다. 이렇게 간식의 횟수가 증가하면, 그안에 함유된 당분을 그 영양소로 섭취하는 충치균이 쉽사리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며, 이러한 이유로 임신 중에는 그 전보다 쉽게 충치가 발생되고, 이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충치의 경우는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충치가 급속도로 진행이 되면 치아속 신경이나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여 치아뿌리 끝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안 그래도 힘든 임신기간에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므로, 임신중 구강 건강을 유지하려면 임신전에 미리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3. 임신중의 치과 치료
임신 중에는 아무래도 투약이나 마취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있어, 주로 임신중 치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 진료 (정기 검진, 클리닝)에 주력하는것이 바람직하다. 응급의 경우를 제외한 장시간의 치과 진료보다는 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꼭 임신 중에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 임신초기와 말기는 각각 유산과 조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임신 중기(4-6개월 사이)에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가지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가 많은 임신 기간을 보다 건강하게 보내려면, 첫째도 둘째도 예방이 우선이다. 더구나, 사람이 가장 참기 힘들어하는 통증중의 하나가 치통임을 생각한다면, 임신을 계획하는 그 순간부터 미리 미리 기본적인 구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만이 건강한 임신 기간과 후유증없는 출산 이후를 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