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가 없으면 공부도 잘한다?!

충치가 없으면 공부도 잘한다?!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초등학교 2-3학년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던 한 조사 결과, 구강 건강과 성적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성적 하위권인 학생이 상위권인 학생에 비해 충치 수가 많았고 치통으로 인해 학업을 방해 받은 경험이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치과 방문의 목적이 충치 예방이었던 반면 하위원 학생들은 충치 치료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에 대해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는 ‘구강 건강이 나쁘면 학업 성취도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부모들은 자녀의 칫솔질 습관 교육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사실 이 조사는 구강 건강와 학습 능력의 관련성을 밝히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고, 자칫하면 기사를 접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충치가 없으면 공부를 잘한다’라는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게 만들어 다소 위험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조사는 우리 아이들이 비교적 단순한 치아 관리를 소홀하게 했을 경우 그들의 성장 과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 질환, 충치

미국의 역학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생기는 질병은 놀랍게도 ‘충치 (dental decay)’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The California Smile Survey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유치원생들 중 50%이상이 이미 충치를 앓았던 경험이 있고, 28%는 아직 충치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19%는 그 상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3학년 학생의 70%이상이 충치를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듯 충치는 어린이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의외로 많은 부모들이 젖니에 생기는 충치는 ‘정 안되면 그냥 빼버리면 되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 충치로 고통받는 아이들

그렇다면 충치는 왜 치료받아야 하는가? 일단, 아프기 때문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충치 또한,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이상 커지기 시작하면 아프기 시작한다. ‘앓던 이 빠진 것 처럼 시원하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치통이란 것은 때때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이러한 치통의 대부분은 충치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 점점 커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에게 치통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쯤이면 그 엄청난 통증때문에 공부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기 시작한다.
또한, 충치를 치료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치통을 넘어서 나중에는 감염(infection)으로 인해 잇몸과 얼굴이 붓고 급기야는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3. 충치와 영양 섭취

단지 치통때문이 아니라도, 충치를 하루 빨리 치료받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에게 치아는 왜 존재하는가? 음식을 씹기 위해서이다. 치아의 씹는 기능, 즉 저작 기능은 우리가 생존하기위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기능으로, 치과 질환으로 인해 저작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음식을 섭취할 때도 부드러운 음식만 찾게 되거나 제대로 씹지 못하는 등, 음식물 섭취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것이 아이들의 경우라면 더욱 심각하다. 한참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문제있는 치아때문에 제대로 된 영양 섭취를 할 수 없다면, 왕성한 성장,발육이나 두뇌 활동은 기대하기 어렵다.

4. 또다른 자신감, 치아

또한, 치아에는 이 저작 기능 외에도 우리가 말을 할 때 발음을 만드는 기능과 기쁜 감정을 표현(미소, 웃음)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충치나 다른 치과 질환으로 인해 발음/발성에 문제가 생기면, 말을 할 때마다 주눅이 들게 되고, 앞니에 커다란 충치가 있는 아이들은 행여 충치가 보일까봐 손으로 웃는 모습을 가리게 된다. 처음 이런 행동들은 단순하게 시작되지만,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나 외모에 수치심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수록 아이들은 점점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잃고 매사에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어릴 때부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강조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리더를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생각하는 미국의 문화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형성하는 데에 충치가 조금이라도 방해 요소가 된다면,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의 구강 관리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가는 이미 답이 나왔을 것이다.

충치가 없으면 공부를 잘한다. 이 말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만일, 이 말이 맞는다면 공부를 잘 하지 못하던 아이들도 충치 치료를 받고 나면 갑자기 공부를 잘하게 되는 꿈같은 일이 벌어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충치가 없으면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다른 각도에서 이해를 할 때,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충치가 없는 아이들은 아무래도 치통으로 고통받을 일도 없고, 두뇌 활동을 위한 영양 섭취도 용이하며, 자신의 외모나 발음에 대한 컴플렉스도 적을 확률이 크다. 이러한 조건들은 좋은 선생님이나 좋은 교재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칫솔질을 열심히 하고 치아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여 구강 관리가 잘 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아무래도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 진정 공부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좋은 학군, 좋은 학원만 찾아다니기 이전에, 아이들의 치아 건강은 어떤지 한번 관심을 가지고 확인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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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공 : 프라임 덴탈 그룹 김용재 원장 (425) 25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