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좀 사랑해줘요?

내가 어릴적 우리 앞집에서는 어디서인지 모르지만 자기집 대문앞에 와서 쪼그리고 앉아있는 고양이를 키우셨다. 아니! 키웠다는 말은 조금 아닌 것 같고 고양이를 집안으로 들여다가 마루 밑에다 조그마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고양이는 아침이면 식구들이 먹다남은 음식을 다 찌그러진 양은 그릇에다 놓아두면 허겁지겁 먹으며 실컷 배를 채운다음 집 마당 마루밑에 앞집아주머니가 만들어준 다 떨어진 이불조각 속에 파묻혀 하루종일 잠을 자는 것이다. 그리고는 어둠이 어스름이 덮일 즈음에는 무슨 대단한 일을 한 모습으로 온몸을 쭉 재치며 기지개를 크게 피고서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곤 하였다. 앞집아주머니는 혀를 쯜쯜차며 저 괭이놈 또 싸움하러 가는갑다. 라면서 혀를 쯜쯜 차면서도 고양이를 매어놓으시지 않으셨다. 고양이는 매일 밤이면 나갔다가 아침에 해가 떠오르기전 어슬렁어슬렁거리며 집으로 들어왔다.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려고 문밖을 나서는데 웬지 고양이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이다. 가까이가서 고양이의 얼굴을 살펴보니 고양이의 얼굴은 여기저기 상처로 긁혀 있고 또 피가 맺혀 있기도 한 것이다.

나는 학교에 가기엔 아직 시간이 넉넉한 시간이라 아주머니를 불러서 고양이를 집안으로 들여보내고자 앞집문을 두드리니 앞집아주머니의 누군교? 라는소리가 들려와서 저 앞집에 정민인데요. 고양이가 문앞에 쪼그리고 앉아있어서요 하고 대답을 하니 아주머니는 응! 그래 앞집 막내고만 괘않다 그냥 신경 쓰지 말고 핵교에 가거라! 내사 그괭이 새끼 신경 쓰기가 여간 힘이 드는거이 아닌기라. 아주머니의 대답에 아줌마, 근데 지금 고양이 얼굴에 상처가 많이 나서 피가 흘러요. 라고 알려드리니 아주머니는 내 안다. 그괭이 놈 사흘이면 멀다하고 얼굴에 상처가 난다. 밤새 패사움하는것 갑다. 내사 이젠 그괭이놈 신경 쓰고 싶지 않고만 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아예 밖을 내다 보지도 않으신다.

나는 조금더 아주머니께 고양이를 안으로 들여보내야 한다며 청해 보았으나 아주머니는 그 괭이 때문에 니가 맴이 쓰이면 니가 니네집에서 건사하그라 라면서 아예 더 이상 대꾸도 않으셨다. 걱정이된 나는 집으로 다시들어가 꼭지언니가 맛있게 양념을 해서 아침밥상에 올려 놓았던 갈치냄비를 찾아서 수도물을 틀어 매운맛을 제거한다음 갈치조각과 밥을 섞어서 고양이 밥통에 넣어두고 집에 있던 아까징끼를 약병 안에 있는 솜을 조금 떼어다가 고양이 얼굴에 나 있는 상처에다가 발라주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상처 난 데에다 빨간약을 살살 발라주는 나를 실눈을 뜨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수돗물도 한그릇 떠다가 고양이 앞에 갔다놓으며 고양이가 걱정이 되어 뒷걸음질쳐서 학교에 가는방향으로 돌리다가 도너스집 0개가 싸놓은 똥을 밟고서는 기겁을 하여 또 다시 집으로 돌아와 호스로 신발바닥을 깨끗히 씻은 후 다시 학교에 가려고 나가려고 하다가 뱃가죽 방바닥에 주욱 깔고 아침 연속극에 눈을 뺏기던 꼭지언니(나는 언니 소리는거의 안 해서 많이 구박도 받았다, 꼭지는 나보다 두 살이 위인데도 꼭 언니노릇을 하려고 했지만 영악한나는 집주인의 딸이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꼭지00를 내밑으로 부려 먹으려고 했던것 지금은 사과한다) 에게 너 지금까지 핵교도 안가고 뭐하는 것이냐고 아줌마에게 일러준다고 협박하는것을 너! 일르기만 하면 가만 안둘꺼야라고 주먹질로 협박을 하였다.

이날 나는 지각을 하였다. 나는 학교 사무실에 들러서 왜 지각을 했는지를 사유서를 써야하는데 고양이 밥주다가 늦게 왔다고 쓰면 학교 입구에서 긴 막대기 가지고 우리의 등교길을 돕던(?) 감시하던 이00 선생님이 ‘야! 임마 니가 무슨 동물 애호가냐? 너 아니면 니네집 고양이 밥줄 놈 없냐?’ 라며 우리 부모님 그리고 언니 오빠까지 모욕할 일이 분명하므로서 쓸데 없는 일 말고 공부나 해라라고 혼낼 것 같아 그냥 늦잠 잤다고 얘기를 하니 선생님은 ‘야! 임마 성공할 놈은 늦잠 안자는거 아나?’ 라며 엄포를 놓으셨다.(00 선생님은 참 잘생기셔서 우리 여학생들이 마음속으로 흠모하다가도 긴 막대기들고 우리들을 마치 국민학생 취급을 하며 얘기를 하면 우린치를 떨며 잠시라도 00 선생님을 좋아했던 아이들을 추려내며 너,00 선생 좋아하면 안된다고 협박을 하였다

OO 가 내 사무실에 들어섰다. 얼굴엔 상처 투성이이다. 마치 도둑고양이가 밤새도록 전투를 치루고 난 후 지친 모습이다.
How are you? 00
I am okay.
I don’t think you are ok,
What’s going on?
00는 의자에 반쯤 걸터앉으며 피곤하고 귀찮은 표정이 역력하다. 잠을 못 잔 것인지 눈을 내려깔고 끄떡거리기까지 한다. 이쯤되면 대화가 불가능이다.
Do you want to rest little bit?
No, I am Ok.
그런데 아닌 것 같다. 계속 고개를 아래로 떨구며 끄떡거린다.
If you are ok can we talk?
이제는 아예 눈을 떼지도 못한다. 그래서 00를 좀 더 큰 상담실로 옮겨서 그 상담실 소퍼에 누워 쉬게 했다. 그날 00는 내가 일을 마칠때가지 일어나지를 못하였다. 일을 마칠 즈음 잠에서 헤여나지 못하는 00 를 깨웠다. 그리고 00에게 자! 우리 저녁 맛있는것 먹으러 갈까?라고 하니 아직도 잠에서 헤매이던 00는 힘겹게 자리를 일어나며 what kind of food? 너는 무슨 음식이 먹고 싶은데? 00는 I don’t like kimchi but any food is OK.

우선 나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00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래서 집에서 엄마와 함께 저녁식사를 기다리던 우리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가 오늘 일이 있어서 함께 식사할 수가 없으니 너희들끼리 하라고 아이들은 걱정말라며 enjoy your dinner.

00의 옷차림을 살펴보았다. 옷차림은 그런대로 괜찮다. 그래서 나는 차를 씨애틀 다운타운으로 몰았다. 그리고는 내 다운타운 사무실앞에 차를 세운후 내 직장의 프로그램에 있는 homeless program안으로 00 함께 들어갔다. 사무실에다가는 잠깐 잊어버리고 온 것이 있어서 들렀다고 말하며 00를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게 하였다. 마침 로비에는 약물복용으로 정신이 멍한 사람, 술에 취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사람, 담배를 하도 피워대어서 담배냄새가 옆사람 머리까지 아프게 하는 사람 며칠씩 목욕을 안 했는지 머리는 수세미처럼 헝크러져 있으며 냄새가 퀴퀴한 사람, 여러 가지 모습을 한 우리의 고객들이 잠자리를 얻기위해 표를 기다리고 있는중이다. 잠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00를 모니터를 통해서 살펴보니 함께 있는 homeless들의 모습을 보며 영 불편해하는 모습이다.

00와 함께 다운타운에서도 유명하고 맛도 괜찮은 00 레스토랑으로 갔다. 이곳은 정장이 아니면 들어갈수 없는곳이다. 마침 00는 정장 비숫하게 옷을 입고 있고 신발도 운동화가 아닌 구두를 신어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이레스토랑은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모여서 교류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었다.나와 00는 시애틀거리가 다 환히 보이는 창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레스토랑은 높은곳에 있어서 시애틀의 거리가 다 보였다. 이날은 마치 피아노 연주가 있어서 피아노와 트럼펫으로 비틀즈의 Imagine이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 오늘은 작은 콘서트라도 하는 것 같다. 우린 까만색 옷으로 정장를한 웨이터들의 식사 시중을 받으며 그날 저녁의 스페샬 음식을 주문하여 먹기를 시작하였다. 00는 주위를 두리 먼 거리며. 이런 곳은 처음 와본다고 하였다. 그런데 어떠냐고 물으니 좀 불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식 값이 얼마냐고 걱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00에게 얘기를 했다. 00 네가 커서 잘될 테니까 그때에 나에게 좋은 곳에서 밥 한번 사줄래?
00는 어색한 얼굴로 How could I?
라면서 자기가 어떻게 이런곳에서 밥을 먹을 수가 있겠냐는 것이다.
나는 you cando it.if they cando it(레스토랑에 있는 사람들을 가르키며) now is the time You can set up your life goal. Let’s stopusing drug. Those monster drugs will kill you.

이날 00는 아주 많은 얘기를 하였다. 자기의 기억으로는 엄마 아빠의 싸우는소리 엄마가 아빠의 발길질에 맞았는지 아이구구… 신음하는소리, 접시가 날라가며 부딫쳐서 후라이팬으로 어항을 내리쳤는지 어항이 깨지면서 물이 솓아지는소리, 아버지의 고함소리, 선생님께 야단을 맞고 같은 학생들을 신 나게 팬후 학교를 정학 당한 얘기 등등. 자기는 늘 야단만 맞았다고 했다. 자기는 쓸모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참을 이야기를 듣다보니 밖은 깜깜해져있다. 00는 계속 얘기를 한다. 이날은 나는 계속 듣기만 하였다. 그리고는 00에게 가만히 바라보며 얘기를 했다.
00 너 참! 대단하구나 어떻게 지금까지 그렇게 잘 버텨왔니? 너무 힘들었을텐데……..
00는 well, it is ok……라고 말하지만 눈에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냥 00의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함께 가슴이 아파서 00의 마음이 되어보았다. 얼마나 힘이들고 어려웠을까?
00야, 나라도 지금 너처럼 견디어내기 힘이 들었겠다. 정말 잘 참아주었구나.
00는 잠시 고개를 숙이며 말이 없다. 잠시후 고개를 든 00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다. 그리고는 얘기를 한다.레지쌤님 I am trying my best now( 상습적으로 사용하던 00을 많이 줄였다고) 그리고 삶의 목적을 정하려고 한다고..

나는 안다 10여 년간 사용했던 술담배도 끊기 어려운데 상습적으로 사용하던 00을 단번에 끊을 수 없다는 것을 그렇치만 우리는 00를 지속적으로 사랑을 느끼게 하고 작은 일에도 격려하며 00 아픔을 위로해준다면 언젠가는 00도 아주 멋진 신사의 모습으로 이곳에 와서 자기의 명함을 돌리며 아픔 가운데에서도 성공한 사람으로 소개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만 해도 행복해진다.
그래00 야 지금부터 새로 시작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