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건강 (의사소통)
우리는 자기의 뜻을 남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사소통의 많은 부분은 남의 말을 듣는 것과 관련됩니다.
잘 듣기는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로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를 존중해 주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자신의 관심과 욕구와 편견을 한 쪽으로 밀어놓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같이 공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상대방이 그때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남의 말을 잘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음의 질문에 자신이 얼마나 해당되는지를 생각 하여 봅니다.
1) 상대방이 말할 때 다른일을 하거나 딴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않는가?
2)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3)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어서 내 얘기를 하지는 않는지?
4) 상대방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미리 짐작해서 더 들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이런 것에 해당된다면 듣는 기술이 부족한 겁니다.
상대방의 말을 사려깊이 들어 준다는 행위가 곧 상대방의 말이 맞다고 인정(동의)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불안한 감정은 고조되어, 언제든지 틈만 생기면 자신의 입장을
말하려고 분주한 것입니다. 우리가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기억하여야 할 것은
‘공감’하는 것과 ‘동의’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공감’이라는 말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동감’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나의 기준과 많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그런 반응을 하는 것은 그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며 그 사람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의 태도을 갖고 들으면 , 상대방의 행동이면에 있는 심리적 배경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는 지금
위협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고, 화가 나서 공격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욕구를
채우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TV드라마에 이런 대화가 있습니다.
남편은 시50대 남편은 시 읊는 아내를 너무 싫어합니다. 그 아내는 툭하면 시를 읊고,
차 마시는 것을 즐기고, 외출할 때에는 챙이 큰 모자를 쓰고 나가길 좋아하는 걸
못마땅해 합니다. 반면에 남편은 세상물정 모르고 툭하면 시나 읊어 사람을
어정쩡하게 만들고, 시대로 봐서나 문화로 봐서나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분위기나
찾는 부인의 행동을 철없는 사람이라 단정 합니다. 더 나아가 살림꾼인 형수와 아내를
항상 비교하며, 소박한 삶을 동경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 부부의 삶이 왜 이렇게 사막과 같이 삭막해졌을까요? 남편은 아내의 중년에
이르러 젊음의 상실로 자신의 외모을 가꾸려는 심정을 ‘공감’하고, 그러한 노력에
‘젊고 멋있다’라고 말하면 아내의 행동에 ‘동의’하는 것 같아 두려워하여
아예 듣지도 않으려고 합니다.
‘당신 정말 수고했어요’, ‘당신 말이 일리가 있어요’, ‘당신은 해 낼 수 있을 거야’,
‘나는 당신 편이에요’ 이런 말을 자주 하면 관계가 가까워 질 수가 있습니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