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델란드 바로크의 3대 거장 (3)

순간의 화가 할스

프란스 할스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화가이지만 순간의 표현을 잡 잘아내는 재능으로 미술계에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의 그림에는 생기가 넘친다. 악사나 집시 혹은 중산층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그가 그린 인물들은 모두 웃거나 기분 좋게 술에 취해 있는 모습으로 마치 살아있는 이들을 보는 듯하다. 그의 특기는 신이나서 떠들고 있는 남녀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다.

할스의 유명한 초상인 <웃고 있는 기사>를 보면 입술은 미소를 짓고 있고 눈은 반짝이며 콧수염이 멋들어지게 위로 솟아 있다. 할스는 이와 같이 인물의 허세부리는 듯한 느낌을 경괘한 화필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전의 네델란드 화가들은 회화의 사실적인 효과을 높이기 위해 붓자국이 거의 보이지 않도록 그리는 기법 위주의 그림을 그렸으나 그는 스케치와 같이 단숨에 휘두르듯이 그리는 경쾌한 기법을 특징으로 그렸다.

그가 사용한 기법인 알라프리마 기법 <이탈리아어 로 단숨에 그린다는 뜻>은 캔버스 위에 바탕칠을 하지 않고 곧바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기법이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단 한번의 붓칠만으로 완성이 된다. 할스의 화필은 가까이서 보면 붓자국만이 보이지만 약간의 거리를 두고 보면 루벤스나 벨라스케즈의 작품들 처럼 그럴 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 즉흥적인 순간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즐거운 토퍼>를 보면 순간의 생생함이 너무도 훌륭하게 표현되어 있다.

할스는 또한 딱딱하게 그려진 이전의 그룹 초상화의 표현법을 바꿔 놓았다. 그의 <성조지 근위대의 사관들>을 보면 군인들을 전사로 표현하기 보다는 축제에 참가하여 흥겹게 노는 사람들로 묘사하고 있다. 이전의 화가들은 그룹 초상화를 그릴때 균형감을 주기위해 사람들을 줄지어 서있도록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탁자 주위에 편안한 자세로 앉게 함으로써 각각의 얼굴에 개성이 드러나게 했으며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장면은 매우 측흥적인 사선 구도로 표현되었고 어깨 띠, 목 주위의 주름진 칼라 장식이 사관들의 뻐기는 듯한 분위기를 더욱 잘 살려주고 있다. 특히1620년대 와 1630년대 사이에 할스가 그린 초상화들은 대상의 영원 불면성 보다는 순간의 활기에 찬 모습에 중점을 두고 묘사를 하는 그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재능이 많았던 할스는 불행히도 말년에 유행에 뒤떨어진 화가로 취급되어 힘든 말년을 보내야 했다. 그는 초상화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주벽 때문에 돈을 모으지는 못했다. 그는 말년에 바가지를 긁는 부인과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매일매일을 술에 빠져있다 가난속에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J Art Academy

원장 이준규

즐거운 토퍼, 국립미술관, 암스테르담

성조지 근위대의 사관들, 할스 박물관, 하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