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 이탈리아 바로크

최초의 바로크 미술이 탄생한 곳은 이탈리아였다. 그들은 합리성과 정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던 르네상스와 달리 감정적이고 역동적인 스타일을 강조하였고, 특히 이런 표현을 위해 빛의 사용이 꽃피게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미술 아카데미가 생겨나서 ( 요즘으로 말하면 미술학원 ) 르네상스 시대에 발달한 회화 제작 기법을 화가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따라서 화가들은 어떤 각도에서도 인체를 능숙하게 묘사할 수 있었고 아무리 복잡한 원근법이나 그리기 어려운 대상도 쉽게 그려냈다.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를 대표하는 인물들은 화가 카라바조, 조각가 베르니니, 건축가 보로미니가 있다.

카라바치오 – 속세의 성자들

17세기에 가장 독창적인 화가는 카라바치오 인데 지나치게 메마르고 인공적인 매너리즘 이후 이탈리아 미술에 생기를 불어넣은 장본인이다. 그는 창백하고 유령같은 매너리즘적인 인물 유형과는 반대로 세속적이고 현실감 넘치는 인물 유형을 창조함으로서 사실주의의 새 지평을 열었다. 카라바치오는 종교화를 그릴 때 성자들을 보통 사람처럼, 기적의 장면을 일상에서 일어난 듯이 그렸다. 종교화에서 탁월한 솜씨를 보였던 카라바치오는 추하고 비참해 보일지라도 자연을 직접 묘사할 것을 권하였다.

그의 대표작인( 성 마태의 소명 )에서도 보면 그는 세금 징수업자였던 마태가 돈을 세고 있는 건달들에 둘러 싸여 어두운 술집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이곳에 대각선으로 강한 빛이 들어오며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 “나를 따르라.”고 명령하자 “나 말입니까?” 라고 묻고 있는 장면을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 하나의 대표작 (성 바울의 개종)은 해묵은 주제에 생기를 불어 넣는 카라바치오의 능력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보통 다른 화가들은 이런 주제를 다룰때, 천국의 왕관를 쓴 그리스도가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하늘에서 바울을 부르는 장면으로 묘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카라바치오는 원근법으로 묘사된 바울이 말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누워 있는 장면만을 묘사하였다. 그림의 일부만을 눈부시게 비추는 강렬한 빛이 마부 다리의 힘줄이나 바울의 갑옷에 있는 조임쇄같은 자잘한 사물을 환히 비추고 있느나 빛 바깥의 사물은 어두운 배경에 묻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듯 카라바치오의 원근법은 보는 이를 그림 속의 사건으로 끌어 들이며, 명암법은 극적인 빛의 대조를 통해 감정적인 효과를 더욱 강렬하게 하고 있다. 일찍이 그 유례가 없었던 한 곳에서 나오는 강렬한 빛은 보는 이의 관점을 그림의 전방에 펼쳐지는 사건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카라바치오는 배경을 어둡게 하는 것을 선호 했기 때문에 이런 그림의 스타일을 우리는 암흑양식이라고 부른다. 이렇듯이 카라바치오에게 제단화를 주문했던 많은 후원자들은 그의 이러한 그림 스타일 때문에 완성작이 너무 천박하고 상스럽다는 이유로 매입을 거절했다. 동시대에 같이 활동 했던 프랑스 화가 푸생은 그를 회화예술을 파괴하는 배신자라고 매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동시대의 거장인 루벤스나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화가들에게 카라바치오는 현실을 초월하면서도 관람자에게 직접 와닿는 종교화의 모범을 보여준 개혁가였던것이다.

J Art Academy

원장 이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