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산다

미쳐야 산다

요즘 퀭한 눈과 다크써클에, 오후만되면 소금에 저린 배추처럼 흐느적거리는 사람들은 새벽월드컵 TV중계를 보느라 잠이 모자라는 우리의 모습이다. 좀비의 모습으로 몸은 힘들어도 남녀노소 열광하는 월드컵대회는 한국인이라면 4년마다 한번씩 반드시 치루는 홍역이다. 4년에 한번 축구에 미쳐야하는 한국인의 의무는 국방의 의무와 그 무게가 비등하다. 간혹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행적에 관심이 없는 한국사람이 있으면 반역죄인 이상의 대우를 받는 사회풍토는 2002년 4강기적 이후로 거의 합법화되어 있다.

오랜 불경기와 천안함사건 , 나로호 실패 등 고국에서 들려오는 기뻐할수 없는 소식들만 접해온 교민들에게 지구 반대쪽 아프리카 끝자락에서 전해오는 16강진출이라는 쾌거를 안겨준 이번 월드컵은 우리를 한번 더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난 22일 나이지리아전을 시청한 한국인이라면 박지성 선수가 말한대로 “피가 마르는” 경험을 해보았을것이다.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벌이면서 온 국민의 염원인 16강 입성을 코앞에 둔 마지막 후반 10분 그리고 정규90분외에 주어진 3분 연장시간을 잊을수가 없다. 일분일초가 그렇게 긴 시간이었는지 새삼스러웠다.

치과의사들은 올바른 양치질을 하려면 최소 3분을 소요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늘 말한다. 그 3분이라는 소요시간을 어떤 기준으로 정한건지 의사인 나조차도 정확히 알순없지만 내가 버릇처럼 강요해온 양치질 3분이 환자들에게는 얼마나 곤욕스러운 3분이었을지 나이지리아전을 마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솔직히 치과의사들 역시 취침전 양치질을 3분이상 매번 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졸음이 쏟아지는데 화장실 거울앞에 서서 180초 이상을 버틴다는게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사실 하루에 몇번 , 얼마나 오래동안 양치질을 하느냐보다는 얼마나 꼼꼼히 착실히 양치질을 하느냐가 더 관건이기 때문에 3분이라는 시간에 얽메여 목적없는 취침전 의식으로 “시간때우기”를 하기 보다 주어진 시간안에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보느것이 더욱 현명한 대안일것이다.

요즘 시중에서도 쉽게 찾을수있는 물세척(WATER IRRIGATION)이나 전동치솔(ELECTRIC TOOTHBRUSH)이 그 대안일수 있다. 짧은시간내에 최대한의 효율을 꽤하기 위해 기계의 힘을 빌리는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3분이상 바라보기 역겹다면 장소를 다른곳으로 바꿔보는것도 좋다. 저녁 마지막 음식을 먹은후에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며 양치질과 치실을 한다면 3분이란 시간이 그리 길지만은 않을것이다 (처음엔 가족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수도 있지만…).

새로운 도구와 새로운 장소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구강관리를 하기위해선 새로운 맘가짐과 목적의식이 따라야한다.
56년만에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루겠다는 태극전사들의 뚜렷한 목적 없이는 화려한 개인기와 조직력을 자랑하며 나태해진 “아트사커” 프랑스의 조예선 탈락처럼 치아와 잇몸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해보겠다는 자립적인 목표없이는 그 무엇도 타인의 강압에 못이긴 행위에 그칠것이다.
우리모두 건강한 치아를 위해 매일 미쳐야할 필요가 있다.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원장>

Shaun s. Lee, DDS.
Edmonds Implant & General Dentistry
www.edmondsimpla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