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비화

19세기 독일의 해부학자 줄리어스 울프는 사람의 뼈는 적당한 자극(loading)이 없으면 퇴화한다고 말했다. 간단히 풀이하자면 쓰는 뼈는 단단해지지만 기능을 잃어 쓰지 않는 뼈는 그 부피와 밀도가 낮아진다는 논리이다 . 골다공증이 우려되는 환자들에게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권하는 이유도 운동을 통해 뼈에 적당한 자극을 주어 뼈의 밀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 치과에선 성경과 같은 그의 논리는 울프의 법칙으로 불리운다.

치아를 붙잡고 있는 사람의 치주골에게는 울프의 법칙이 말하는 자극이란 윗니와 아랫니들이 음식을 씹을시에 치아들의 뿌리를 타고 내려가 뼈에 전달되는 힘( force)를 일컫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먹는다지만 오랫동안 치아가 없는 상태로 방치를 해놓는다면 치주골, 특히 턱은 얇아지고 날카로와 지며 얼굴의 세로 길이도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 기다란 코가 아래턱에 닿을듯한 동화 속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마귀할멈의 모습은 이런 치골흡수증상의 교과서적 표본이다. 틀니를 수년간 사용할경우라 할지라도 역시 이러한 현상은 비켜갈수 없다. 장기적인 틀니사용은 오히려 치골의 흡수를 더욱 급속화된다.

치아 하나를 과거의 어떤이유로 잃어버렸을경우 그 빈자리를 대체하는 치과치료의 방법은 다양하다. 치아 하나가 없을 경우 그 동안 보편적으로 시술되던 “브리지(bridge)”라는 고정식 보철치료는 뺏다 꼇다하는 불편함이 없다는 장점때문에 틀니와 같은 이동식 보철치료법보다 우월 하지만 브리지를 만들기 위해 주변치아들을 깍아내야 하고 시술후 브리지 주변을 청결히 유지하기 어렵다는 일차적인 단점외에도 치아가 없는 부위의 치골에는 자극이 가해지지 않음으로 골흡수에 대한 문제에는 방안이 없는 단점이 있는 치료법이기도하다. 반면에 치아이식술은 브리지처럼 주변치아들의 수명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과 본래 치아의 뿌리모습을 인공적으로 재현함으로써 골흡수를 예방한다는 더 큰 이익이 있다. 세간에는 무분별한 치아이식술의 남발로 치아이식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시선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근거없는 치아이식 상식과 그릇된 개인의 편견으로 환자들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전하여 혼란에 혼란을 더하는 일부 치과의사들에게 책임을 묻고싶다. 그렇지만 자격있는 임상의를 통해 계획된 합리적인 치아이식술의 타당성과 반세기가 넘는 현대 치아이식술의 기록된 임상자료 자체를 의심하는것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것과 같다.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열린마음으로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본인의 실정에 가장 알맞는 치료를 선택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뼈는 살아있는 물질이기에, 통증없이 조금씩 사라지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면 어느새 눈에 띄게 악화되기가 쉽상이다..

백설공주에게 독사과를 반드시 전해주겠다는 일념으로 굽은 등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숲속을 헤메던 마귀할멈에게도 제때 올바른 치과치료를 받지 못한 슬픈 사연이 있었다.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