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들리는 워낭소리

입안에 치아가 숫자적으로는 많지만 잇몸질환으로 지탱력이 없는 경우 의사들은 발치를 권하고 틀니를 권할 경우가 있다. 건강한 치아가 그래도 남아있을시엔 부분틀니나 혹은 브릿지 보철을 통해 잃어버린 치아들의 공간을 대체하지만 그렇지못한 경우는 전체틀니를 권할수 밖에 없다. 임플란트가 환자의 건강내력이나 기호에 따라 가능치 않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발치 수술 후 잇몸은 그 상처에서 완쾌가 필요하고 잇몸과 치골은 최소한 수개월 완쾌기간동안 그 부피와 윤곽의 변화가 있다. 지진이 일어나 움직이는 지반위에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움직이는 잇몸 위에 일반 전체틀니를 제작할 수 없기에 미리 환자의 입안 모양 본을 떠 만들진 틀니를 발치 후 즉시 입안에 넣는 즉석 틀니(Immediate denture) 치료를 한다.
사전에 미리 제작을 하는 즉석틀니의 제작특성상 일반틀니의 정교함과 세밀함에 있어 현저히 부족하지만 환자가 치료후 병원문을 나설때 치아의 모습을 대신할 수있는 무언가를 입안에 가질 수 있다는 장점 하나만으로도 즉석틀니는 그 값어치를 이루다 말할 수 없다.
발치수술 후 아물지 않은 상처위에 곧 바로 단단한 틀니를 얹히기에 첫 며칠은 통증과 불편함이 반드시 따르기 마련이고 잦은 조절과 헐거움이 뒤따르는 틀니시술법이기도 하다. 잇몸이 완쾌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환자 개개인마다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최소 4-6개월은 걸린다고 보면 안전하다.
잇몸이 아무는 기간동안 임시로 조절을 해오다 완쾌가 되어 정상적인 형태가 되었을때 Reline이라는 일종의 fitting을 통해 즉석틀니를 잇몸에 밀착시킨다.
즉석틀니는 환자가 일반틀니를 새로 제작할 수 있는 선택이 주어지는 완쾌단계까지 사용되는 틀니의 역할이 주임무이기에 임시틀니라고도 부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과의사들은 틀니치료 중 즉석틀니를 가장 까다롭게 생각한다.
가장 이상적인 틀니를 만든다해도 태어나서 틀니를 처음 착용하는 환자에게 치료후에 좋은 소리듣기란 힘든데다가 발치수술 후 상처관리와 틀니조절을 수개월의 완쾌기간동안 병행하여야하기 때문이다. 잇몸이 완쾌하는 시기까지 수개월간 환자가 의사만을 믿고 따르기엔 불안하고 긴 여정이란것을 치과의사들은 경험으로 잘 알고있다. 치아를 모두 잃어버린 환자의 우울한 심리상태와 육체적인 고통을 치과의사는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기에 잘 알고 있다. 치료의 목적지까지 낙오되지 않게 때론 환자에게 교장선생님처럼 타일르기도 하고 어린이처럼 달래보기도 하곤한다.

즉석틀니, 임플란트 같은 장기간이 걸리는 치료들외에도 생각해보면 크고 작은 치과치료 어느것 하나도 의사의 리더쉽과 환자의 신뢰의 일치없이 가능한 성공적인 치료란 없다. 이인일조가 되어 다리 한쪽씩 묶고 달리던 어릴적 운동회처럼 의사와 환자가 나란히 하나의 이해관계로 엮여 서로 인내하고 단결하기 전엔 한 쪽이 쓰러지고 끌려가기 마련이다. 끌려가길 원하는 환자도 없을뿐더러 끌고 가기 원하는 치과의사 역시 없다.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