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송 먹는 의사

자영업을 하는 한인업소주들 사이에 모여 얘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인종들 가운데 한국인 고객을 상대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막연히 그리고 대충 그럴꺼야 하고 넘겨 짚지만, 하필이면 같은 한국사람끼리 그런 얘기가 모든 사람이 공감을 하는 가운데 오고가야만 하는지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맑은 물을 흐리기에는 미꾸라지 한마리로 족하듯이 극히 소수의 상식 이하 사람들이 전체 한인교포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경우는 병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간혹 환자의 애매모호한 시간관념과 미국의 보험제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모자라는 이유가 병원측에서 자주 접하는 애로사항이긴 하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부류의 고객들을 접하는 비지니스라면 굳이 병원이 아닌 여느 사업체에서도 겪는 공통된 고충이기도 할것이다.
놀랍게도 종종 개인병원의 체계적인 약점을 미끼삼아 상습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실제 그런 경우라면 최악의 해결책인 법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 의사로서의 가장 큰 고충은 의사의 치료에 대한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필히 요구되는 환자측의 치료에 대한 협력이 결여되는 경우이다. 치료에 있어 막상 당사자의 협조를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컬스러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의사의 어려움은 한인 환자들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가장 쉬운 예로 수년간 아니, 환자의 일생동안 지속되어온 잇몸질환의 치료의 경우를 보더라도 환자 자신이 상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진취적인 태도와 노력없이 실로 의사가 행하는 어떤 형식의 치료이던 양측의 시간과 경비만 낭비하는 불행한 결과를 피하기 힘들다.
굳이 큰 치료를 떠나 간단한 치아관리를 보더라도 기껏해야 치과의사가 환자를 볼 수 있는 횟수는 일년에 불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환자 자신이 매일매일 책임져야 할 평상시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날고 긴다는 명의가 치료를 한다해도 성공적인 치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이치이다.

Deep Cleaning이란 치료를 환자에게 설명할때 자주 쓰는 예이지만 치과에서 받는 어떤형식의 스케일링이던지 그것은 대청소의 이념을 떠날 수 없다.
집이던 자동차이던 대청소가 있은 후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청결함이 얼마나 오래 보존되느냐가 달려있듯이 정기적인 대청소로 단번에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생각은 어리석기 그지없다. TV의료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얘기이다.

진료예약 시간을 철저히 하는 당연히 지켜야할 환자의 태도보다 치료에 동참하는 환자의 적극적인 자세를 의사는 더욱 아쉬워한다.

연예인은 팬들의 환호를 먹고 살지만 의사는 완쾌한 환자의 칭송으로 먹고 살기 때문이다.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