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이와 코골이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만큼이나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있다.
잠잘 때 치아를 가는 소리다. 대학시절 나의 룸메이트는 심하게 이를 갈았는데 하필이면 치아교정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친구의 이가는 소리는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가 한밤중에 칼을 갈던, 소름끼치게 기분 나쁜 금속성 소리까지 섞여 있었다 가끔 엊박자로 코골이 화음까지 더해질라치면 그날밤 잠을 설치기 일수였다.
오늘은 이갈이와 코골이등 좋지않은 수면 습관에 관해 말해 보고자 한다.
통상적으로 일반인들이 “치과”하면 떠올리는 진료과목은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과를 찾아 좋은 성과를 얻는 진료과목이기도 하다.
“Bruxism”이라고도 불리우는 이갈이는 “습관적이고 비기능적인 치아마모 행위”라고 정의를 내린다.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되는 것은 기본이고 치아가 시리고 심하면 치아가 흔들리며 잇몸뼈가 약해지고 턱관절 장애, 목과 어깨의 통증, 두통등을 초래하는 파괴적이고 지속적인 습관이다.
뚜렷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어른의 이갈이는 일상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외에 윗이와 아랫이의 올바르지 않는 맞물림, 유전적 요인, 알레르기, 중추신경계 장애, 학습관 습관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여 전체의 10%정도에서 나타나는 만성이갈이 환자중에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조급하고 야심적이고 불안감을 피하기 위해서 지속적이 성취 활동을 하고 공격적인 경향이 높아 만성적인 적대감을 갖는 것을 특징적으로 하는 A형 성격이 많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7세부터 10세 즈음에 본인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때 이갈이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사람의 윗니와 아랫니가 함께 접촉되는 시간은 하루에 통틀어 2분도 안된다고 한다. 음식을 먹고 말할때 제외하고는 윗니와 아랫니는 떨어져 있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만성 이갈이 환자의 하루 수면량을 8시간으로 보았을 때 정상인의 일년치 치아가 닫는 양을 불과 2-3일만에 달성할 수 있을만큼 치아와 턱관절에 미치는 악영향은 엄청나다.
수면중에 이갈이는 위, 아래 치아 사이에 마우스피스와 흡사한 기구를 착용하므로 치아와 턱관절을 보호하고 낮시간의 이갈이는 환자가 인지하여 본인의 버릇을 그만 두겠다는 책임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본인의 이갈이 습관을 발견하였을시에는 치과의와 상담을 통해 교합장치 치료, 심리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등의 치료옵션을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옆에서 잠을 자는 사람을 괴롭히는 소리중에 코골이를 빼 놓을 수 없다.
사실 코를 심하게 고는 남편을 이혼 소송하여 승소한 케이스가 미국에는 있다고 한다.
내가 아는 한 부부는 수년간 각기 다른 방에서 잠을 잔다. 일부러 남편은 매일밤 아래층 거실에서 잠을 자도 코고는 진동소리가 2층에 있는 부인의 방까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심한 경우이다.
코고는 소리는 사실 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목젖을 포함한 입천장의 일부와 정막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잠자는 동안 늘어진 근육들로 인해 공기 통로가 좁아져 숨을 쉴때마다 통과되는 공기가 통로주위의 부드러운 부분들을 진동시키기 때문에 코고는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아래턱이 작고 목이 짧고 굵은 비만한 성인 남자에게서 가장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심하게 코골던 사람이 갑자기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 한참 후에”푸~~”하고 크게 숨을 내 뱉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심한 코골이로 인해 인체에 신선한 공기가 모라랄때 이를 감지한 뇌가 몸을 깨워 근육을 수축시켜 공기 통로를 다시 열어주는 것이다. 10초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7회 이상이면 심각한 수준이라 볼 수 있다.
수면중에 호흡이란 가장 기본적인 생존 행동에 까지 뇌를 비롯한 온몸이 경계상태로 깨어 있어야 한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기 마련이고 그날의 피로를 수면으로 풀어버리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장기간 이러한 이상이 계속되면 심장과 폐에 무리를 주어 고혈압. 발작,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으며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한 졸음과 피로함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세및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증세가 있다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관한 상담및 치료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심하지 않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생활습관과 수면방법에 변화를 줌으로써 개선을 꾀 할 수 있다.
술과 진정제 수면제등의 약물복용을 피하고 체중을 줄이는 올바른 음식섭취와 규칙적인 운동과 옆으로 누워서 자는 습관등이 그 몇가지다.
수술로 기도를 줄이는 늘어진 근육을 제거하는 방법과 함께 치과에서는 환자가 수면중에 착용하는 Anti-Snoring Device(코골이 방지기)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코골이를 치료할 수 있다.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