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 사 모

족 사 모

근래 사호세에 가칭으로 불리우는 한 모임의 이름이다. 얼핏 듣기엔 얼마전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의 제목 같지만 그건 아니다. 족발집 사장의 부인을 줄여서 부르는 이름은 더더구나 아니다.

얼마전 전문직에 종사하는 몇몇 사람들이 시작한 족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읻. 고국의 향취와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족구의 묘미에 톡톡히 빠져든 사람들이다. 재미도 재미지만 얼핏 어린애 장난처럼 보이는 이 놀이에 비웃던 사람들도 막상 한 게임을 뛰고난 뒤에는 두다리가 후들후들거리는 운동량에 혀릴 내두른다. 3, 40대가 주멤버이다보니 평소의 한다는 운동이래야 고작 일주일에 한번 카트타고 나갈까 말까 하는 골프가 전부였던 중, 누구의 아이디어였는 시작한 이 신종경기를 ‘대단한’운동이란 명목아래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다같이 모여 땀을 흘린다.

외부 사람들의 눈엔 충분히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그림이 늦은 밤까지 어느 고등학교 테니스 코트에서 매주 펼쳐진다.
의아해하는 외국인들에게 이젠 설명조차도 잊은지 오래된 그들 모습이 우습기보단 오히려 바쁘고 고달픈 일정을 쪼게 운동하려는 마음이 대견해 보인다.
매주 빠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나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이 코밑 모임의 초기멤버의 한 사람이여서가 아니다.
어느 광고의 문구에서도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그러지 않았는가?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지만 건강 역시 노력해야만 지킬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에 의견을 제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과병원에서 의사의 마음을 가장 안타깝게 하는 것이라면 아마도 치주질환을 앓는 환자를 대할 때 일 것이다. 치주질환은 잇몸, 치근 그리고 치골에 염증으로인해 파손되는 병으로 흔히 ‘풍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동양인들에게 더욱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병이라 하루에도 몇 명의 치주질환 환자를 접한다. 자기진단이 힘들게 소리업이, 통증없이 서서히 찾ㅈ아오는게 이 병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됐을 경우, 흔히 말하는 deep cleaning 또는 전문용어로 root planning 이라는 치료로 시작해 여러종류의 치료옵션이 있지만 일단 말기까지 방치될 경우엔 치아를 뽑아야하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사실 통계적으로도 치아를 많이 잃어 틀니를 상용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잇몸문제로 치아를 잃는 경우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잇몸이 건강하다면 대부분의 차이는 고칠 수 없어 보이는 커다란 충치가 있어도 소생이 가능하단 말이다.
어릴적 어른들이 말하시기에 단 것 많이 먹으면 치아에 벌레먹는다는 말은 누구나 들으며 자라왔을 것이다. 입안에 생기는 그 벌레의 병리학적 근거는 바로 박테리아균이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잇몸질환을 가진 사람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높다고 안다. 심장도 벌레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까직거 이 없으면 잇몸으로 먹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보는 연구결과이다.

치주질환을 비롯한 치과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질병원인은 환자본인이 ‘치아관리 소홀’에 둘 수 있다. 간혹 잇몸질환 환자중 관리소홀외에 당뇨벙과 같은 전신질환이나 부모의 유전등에 운인을 찾아볼 수 있지만 본인의 소홀함보다 엉뚱하게 애꿎은 조상만 탓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임신중에 잇몸이 붓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증세도 치주잘환의 일종으로, 임신중 산모의 홀몬의 불균형에 의해 치주상태가 악화돼, 출산 후에도 잇몸이 영구적으로 파손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임신중엔 특별히 더 치아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치아관리란 다름이 아닌 올바른 칫솔과 치실 사용과 평소보다 자주 치과를 방문하는 부지런함을 뜻한다. 임신중엔 치과를 가면 좋지 않다는 얘기는 크게 잘못된 속설임을 확실히 밝히는 바이다.
꾸준한 칫솔과 치실사용 그리고 정기적인 치과검진의 박자가 맞아야 건강한 치아와 잇몸을 지킬 수 있다. 균형있는 영야섭취까지 여기에 가세된다면 더욱 무서울게 없다.

치과에 가기 꺼쳐하는 가장 큰 두가지 이유로 치과는 아프다는 공포와 치료비가 비싸다는 더 큰 공포가 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미루고 미뤄 병을 키워놀 경우 이 두가지 케이스를 피할 수 없다.
보험이 없어, 선뜻 치과를 들어서지 못해 결국엔 큰 치료로 액댐을 하거나 치아를 아예 잃어버리는 정해진 절차를 밟기보단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자주 자주 검진을 받아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방법이 시간과 금전적으로 월등히 경제적이다. 이론은 쉬운데 실천이 어려운 컨셉이기도 하다.

아프지도 않은데 왠 병원이냐는 식의 사고방식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3000마일 3개월 마다 꼬박꼬박 자동차 오일 체인지를 하는 이유도 크게 고장나기 전에 정비를 한다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아닌가싶다.
운전중 차에서 작은 소리만 들려도 긴장을 하며 정비소를 찾는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의존해야하는 자동차에 큰 문제라도 생기면 미국에서 도저히 생활도 알될 뿐만 아니라 수리비도 무시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치아/잇몸 문제와 다를게 없다. 양치질을 할 때 잇몸에서 쉽게 피가나고, 이가 몸ㅅ시 시리고, 입안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 이 모두가 재정비신호를 알리는 작은 소리들이다. “난 태어날 때부터 이가 좋아 치과에 자주 갈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은 “새로산 자동차, 아직 오일체인지 한번 안했는데도 잘만 굴러간다.”라고 자랑하는 부끄러운 생각이다.

치주질환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기엔 의사는 물론이지만 환자에게도 치료기간동안 많은 인내와 노력이 요구된다. 수년간 조금씩 파손된 자신의 뼈와 살이 즉석에서 한번의 치료만으로 기적같이 완쾌가 될 리 없기 때문이다. 평생 처음으로 사용해보는 치실이 손에 생소함을 물론이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거울앞에 졸리는 눈을 비비며 양치질하기가 즐거울리 만무하다. 당연히 귀찮다. 하지만 치주질환이란 병은 놀면서, 즐기며서는 예방이 안된다.
졸음이 쏫아져도 오늘밤엔 꼬옥 2분 동안 양치질과 치실을 써보자. 이것이 바로 건강을 위한 노력이고 운동이다. 재미난 운동으로 예방된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몸에도 좋고 재미난건 족구밖에 없다.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