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단 이민가방을 기억하십니까?
삼단 이민가방을 기억하십니까?
벌써 일 년의 마지달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얼마 남지 않은 이 한해를 후회 없이 지내시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원합니다.
추수감사절을 잘 지내셨습니까? 일 년에 한번 있는 기장 큰 명절이지만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만 하는 분도 있고 또 명절이기에 더 쓸쓸하고 외로웠던 분도 계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것이 타국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민자들의 피할 수 없는 아픔 중에 하나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고 이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소망이 있기에 그리고 가야하는 목표가 있기에 우리는 이런 것에 눈물 흘리지 않고 의연하게 달려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상한 마음과 상처를 치료해 주시는 분이신 것을 우린 믿습니다. 그러니 웃음이 안 나오더라도 하나님과 감사한 분들을 생각하면서 더 웃으시고 감사합시다.
지난주에 쉬는 날을 맞이해서 집안청소를 했습니다. 청소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버려도 어디서 뭔가가 끝임 없이 나오는지 참으로 신기할 나름입니다. 지금은 사정이 가르겠지만 예전에 이민이나 유학을 왔던 사람들은 삼단 이민가방을 기억할 것입니다.
미국에 이민을 오던 아니면 공부를 하러오던 어찌되었건 간에 삼단 지퍼로 되어있는 소위 말하는 이민가방을 한두 개씩 들고 들어왔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전 이 넓은 이국땅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살림살이의 전부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민가방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부피의 살림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그때에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고마웠는데 사람들이 채워질수록 감사가 느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채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도 말했던 것 같은데 사람이 흔히 말하는 평범한 삶은 결코 평범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쉽게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한다고 말을 하는데 평범도 평범 나름이라는 생각이 안 드십니까?
먼저 사람들은 평범한 건강을 원합니다. 즉 아주 건강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암이나 불치병 같은 것은 걸리면 안 되고, 아주 장수하며 살지는 못하더라도 사고로 갑자기 죽거나 건강을 잃는 것은 평범이 아닙니다. 또 재물은 아주 부자로 사는 것은 바라지 않더라도 그저 남하고 비슷하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러니 가난한 것은 평범한 것이 아니고 그래도 어느 정도 먹고 살고 살만한 돈이 있는 것입니다.
자녀들도 그러합니다. 유명한 일류대학에 장학생으로 들어가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름 있는 대학교에 들어가서 특별하게 이름을 날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하고 부모 속 많이 애태우지 않고 학교 잘 다니다가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평범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러니 직장도 일류의 직장이 아니더라도 중상위권에 있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시다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것이 평범이라고 말한다면 우리가 말하는 평범은 뭔가 욕심으로 가득차 있는 비평범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평범이라는 가면을 쓴 욕심에 우리는 속아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평범이 아니라 최상입니다. 그러니 열심히 노력해서 얻어지면 기뻐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지 못하더라도 비교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비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이민가방 몇 개로 시작했던 사람들이고 나중에 하나님이 부르실 때에는 그 가방마저도 두고 빈손으로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초심을 잊지 맙시다. 원래 우리는 아무것도 없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자녀들에게 그리고 손자들에게 행복했던 아버지 그리고 자생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로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감사로 한해를 마무리하기를 원합니다.
“욕심이 생기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약1:15-현대인의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