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익는 계절, 컬럼비아강변 파이버스 퍼블릭 마켓으로

웨나치의 과수원 풍경과 지역 먹거리를 한곳에서 만나는 가을 여행

가을의 웨나치(Wenatchee)는 사과 수확의 계절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애틀에서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어 동쪽으로 향하면, 짙은 침엽수 숲은 어느새 건조한 산자락과 광활한 과수원 풍경으로 바뀐다. 컬럼비아강을 끼고 형성된 웨나치 밸리는 사과와 배, 와인, 강변 산책로가 어우러진 워싱턴주의 대표적인 가을 여행지다.

여행의 중심에 놓기 좋은 곳은 컬럼비아강변의 파이버스 퍼블릭 마켓(Pybus Public Market)이다. 붉은 네온 간판과 높은 천장,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인상적인 이곳은 단순한 식당가가 아니라 웨나치 주민들의 일상과 지역 농산물, 여행자의 식사가 만나는 커뮤니티 마켓이다.

시애틀에서 가는 방법

가장 편한 방법은 자동차다. 시애틀에서 국도 2호선(US 2)을 따라 스티븐스 패스를 넘는 길이 일반적이며, 교통과 정차 시간을 포함해 약 3시간 안팎을 잡는 것이 좋다. 산길 구간이 있으므로 출발 전 워싱턴주 교통부(WSDOT)의 도로 상황과 공사·사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가을 초입에는 대체로 운전하기 좋지만, 날씨가 급변하면 산길 운전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기차 여행도 가능하다. 암트랙(Amtrak) 엠파이어 빌더(Empire Builder)가 시애틀과 웨나치를 연결한다. 다만 출발·도착 시간이 일정에 따라 제한적이므로 당일치기보다는 1박 여행에 더 알맞다. 웨나치 역은 파이버스 마켓에서 멀지 않으며, 도착 후에는 지역 대중교통 링크 트랜싯(Link Transit)을 이용할 수 있다.

컬럼비아강변의 파이버스 퍼블릭 마켓(Pybus Public Market)

파이버스 마켓은 1940년대 철강회사 창고로 지어진 건물을 보존·복원해 2013년 문을 열었다. 오래된 산업 건축물의 골격을 살린 공간 안에 식당, 카페, 지역 식품점, 정육·치즈·과일 상점, 수공예품 매장과 시음 공간이 자리한다. 시애틀의 파이크플레이스 마켓을 떠올리게 하지만, 훨씬 여유로운 강변 도시의 분위기가 특징이다.

마켓 밖으로 나서면 바로 컬럼비아강과 애플 캐피털 루프 트레일(Apple Capital Loop Trail)이 이어진다. 강을 따라 잠시 걷기만 해도 물 위를 지나는 보트와 건너편 이스트 웨나치의 언덕, 멀리 보이는 캐스케이드 산맥을 함께 볼 수 있다. 긴 하이킹이 부담스러운 가족 여행객이나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도 좋은 이유다.

가을에는 마켓을 출발점으로 웨나치 밸리의 과수원과 과일 판매점을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할 만하다. 사과와 배, 사이다를 맛보고 다시 마켓으로 돌아와 늦은 점심이나 커피를 즐기면, 관광지를 여러 곳 급히 지나가는 대신 그 지역의 계절을 천천히 경험하는 하루가 된다.

애플 캐피털 루프 트레일(Apple Capital Loop Trail)

애플 캐피털 루프 트레일은 웨나치와 이스트 웨나치를 잇는 약 11마일 길이의 컬럼비아강변 순환 산책로다. 강 양쪽을 따라 이어지는 평탄한 포장길에서 컬럼비아강, 웨나치의 다리와 건너편 언덕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걷기와 자전거 타기에 좋다. 파이버스 퍼블릭 마켓을 찾았다면 식사나 커피를 즐긴 뒤 인근 강변 구간을 30분~1시간가량 가볍게 걸어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가을에는 선선한 날씨와 맑은 강변 풍경이 어우러져, 웨나치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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