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의 여름을 피해 떠나는 짧은 비행
시애틀에서 가장 가까운 남국의 천국, 카우아이 섬

북반구가 본격적인 여름 더위에 접어드는 6월, 시애틀에서도 점차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다. 무더위를 피해 자연 속에서 휴식하고 싶다면,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바로 하와이의 카우아이(Kauai) 섬이다. 시애틀에서 직항으로 약 6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 섬은 하와이 제도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지질학적 역사를 갖고 있으며, ‘가든 아일랜드(Garden Island)’라는 별명처럼 우거진 열대 숲과 험준한 산맥, 청정 해변이 조화를 이루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카우아이는 왜 특별한가?
다른 하와이 섬들이 고급 리조트와 콘도 중심의 관광지 개발에 집중해온 반면, 카우아이(Kauai) 섬은 철저한 개발 제한 정책과 환경 보호 우선 원칙에 따라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지켜온 하와이의 독특한 섬이다. 섬 전체를 관통하는 이러한 보존 철학은 단지 분위기나 이미지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제도와 지역 사회의 강한 의지로 뒷받침되고 있다.
우선, 카우아이는 ‘야자수보다 높은 건물을 짓지 않는다’는 지역 건축 고도 제한 조례를 갖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건축물은 대부분 4층 이하로 제한되며, 이는 도시화된 느낌을 배제하고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하와이주와 연방정부는 카우아이 섬 내 주요 지역을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섬의 상당 부분이 개발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 대표적으로 나팔리 해안(Nā Pali Coast),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 알라카이 습지(Alakai Swamp) 등은 건축은 물론, 방문 자체에도 규제가 있을 만큼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도 카우아이는 관광만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소규모 유기농 농장, 커피 농장, 지역 예술 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생계 기반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카우아이는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느리지만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온 섬이다.
카우아이 섬의 주요 명소 5곳
나팔리 코스트 (Nā Pali Coast)
카우아이를 대표하는 절경으로 깎아지른 해안 절벽, 녹색 계곡,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가 연출하는 풍경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 도보로 가는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은 세계 10대 하이킹 코스로 꼽히며, 보트 투어나 헬기 투어로도 감상 가능하다.
와이메아 캐니언 (Waimea Canyon)
‘태평양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협곡은 붉은 화산암 지층과 푸른 식생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트레일과 전망대가 잘 마련돼 있어 차량으로도 접근이 용이하다.
하나레이 베이 (Hanalei Bay)
카우아이 북쪽의 매력적인 해변 마을 하나레이(Hanalei)에 위치한 이곳은 반달 모양의 해안선과 잔잔한 파도가 인상적이다. 서핑, 카약, 낚시,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며, 예술가와 히피 문화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와일루아 강과 시크릿 폭포
하와이 유일의 수상 항해 가능한 강인 와일루아(Wailua River)를 따라 카약이나 패들보드를 즐기며, 열대 우림을 지나 ‘시크릿 폭포(Secret Falls)’에 이르면 원시 정글을 체험할 수 있다.
포이푸 해변 (Poipu Beach)
카우아이 남부에 위치한 가족 친화적인 해변. 조류가 잔잔하고 수중 생물이 풍부해 스노클링이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해수욕에 적합하다. 근처에는 골프장, 리조트, 레스토랑 등도 잘 갖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