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지는 태평양, 북서부 연안은 무엇이 달라지나
엘니뇨가 만든 ‘켈빈파’ 북상…워싱턴·오레곤도 높은 파도·침식 대비 필요

태평양 적도 부근의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는 강한 엘니뇨 현상과 함께, 거대한 온난수 덩어리인 ‘켈빈파(Kelvin wave)’가 미 서부 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먼저 나타나는 해수면 상승과 해안 침식 위험은 워싱턴·오리건 연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올가을과 겨울 북서부 해안의 바다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켈빈파는 쓰나미처럼 한순간에 해안을 덮치는 파도가 아니다. 적도 부근에서 형성된 따뜻한 바닷물과 높은 해수면의 흐름이 수주에 걸쳐 동쪽으로 이동한 뒤, 북미 대륙에 닿아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전달되는 대규모 해양 현상이다. 강한 엘니뇨 시기에 더 뚜렷해질 수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켈빈파는 미 서부 해안의 해수면을 일시적으로 최대 약 1피트(30㎝) 높일 가능성이 있다. 평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수위 변화도 만조, 폭풍, 겨울철 높은 파도와 겹치면 해안 침수와 모래사장 유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오레곤과 워싱턴의 저지대 해안, 방파제 주변, 침식이 진행 중인 절벽 해안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바닷물이 단순히 높아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엘니뇨로 수온이 오르면 깊은 바다의 차갑고 영양분 많은 물이 표층으로 올라오는 용승 현상이 약해질 수 있다. 이는 플랑크톤을 시작으로 작은 물고기, 연어와 해양 포유류, 조류까지 이어지는 먹이사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어업 현장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 따뜻한 수온을 선호하는 어종이 평소보다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일부 어종의 산란·회유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차가운 바다와 풍부한 먹이에 의존하는 어종은 먹이 부족이나 서식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해양생태계 변화는 어획량과 어종 분포, 연안 관광 및 지역 어촌 경제에도 연결되는 문제이다.
다만 엘니뇨가 곧바로 워싱턴과 오리건에 특정한 폭풍이나 재난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북서부의 강수량과 적설량은 해마다 다른 기상 조건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에, 엘니뇨만으로 겨울 날씨를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해수면이 평소보다 높아진 상태에서 강한 폭풍과 만조가 겹칠 가능성은 연안 위험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전문가들은 해안 주민과 방문객이 겨울철 높은 파도와 만조 예보를 확인하고, 침식 구간이나 방파제·절벽 주변에 가까이 가지 말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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