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지시 받아 시애틀서 대만 고위관리 가족 감시 혐의…중국 국적 여성 체포

미 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거주하는 완잉 ‘헤더’ 장(34)은 중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면서도 이를 등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장은 4일 오후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에서 체포됐으며, 5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처음 출석할 예정이다.
연방 수사당국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장은 중국 베이징의 국제관계대학 재학 시절 중국 국가안보 당국 관계자 최소 2명과 친분을 맺었다. FBI는 이 대학이 중국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장이 위챗(WeChat)을 통해 이들과 연락을 이어오다, 대만 정부 관리의 가까운 가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과 또 다른 인물은 지난해 9월 1일 시애틀로 날아와 렌터카를 빌린 뒤, 중국 측 연락책이 지정한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해당 가족의 주택과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고, 렌터카 안에서 약 2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가족이 귀가하자 성인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어린이들의 사진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장이 촬영한 정보와 사진을 위챗을 통해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FBI는 갑작스러운 항공편 예약, 여러 공항을 거치는 이동, 몇 시간만 렌터카를 이용한 뒤 반납한 방식 등이 외국 정보기관 또는 이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의 정보수집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FBI는 “미국 내에 거주하는 대만 정부 고위 관리의 가족을 주거지에서 감시하는 일은 정상적인 외교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며 “외교 시설도 아닌 사적 주거지 감시는 정당한 안보 목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미국 내 개인과 가족을 겨냥한 감시 의혹으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고 통일을 주장하는 반면, 대만은 독자적인 정부·선거·군을 갖춘 사실상의 자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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