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환자 35년 만에 최다…미국 ‘퇴치국 지위’도 흔들

미국에서 올해 홍역(Measles) 확진자가 2,300명을 넘어 3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백신 접종률 하락이 이어지면서 홍역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이 2000년부터 유지해 온 ‘홍역 퇴치국(Elimination)’ 지위를 잃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7월 23일 기준 미국의 홍역 확진자는 2,3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확진자 2,289명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올해 확진자는 44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발생했으며, 환자의 93%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은 20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증 환자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올해 입원 환자는 151명으로 지난해 243명보다 감소했으며, 사망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홍역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낮아진 예방접종률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어린이 홍역 백신(MMR) 접종률이 최소 95% 이상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 대부분의 주는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백신접근센터의 윌리엄 모스 박사는 “높은 예방접종률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까지 보호하는 집단면역을 형성해 지난 수십 년간 홍역 확산을 막아왔다”며 “하지만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홍역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홍역 퇴치국으로 인정받았지만, 최근 잇따른 대규모 유행으로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범미보건기구(PAHO)는 오는 11월 미국의 홍역 관리 상황을 재평가해 퇴치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검토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지난해 이 지위를 상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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