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반찬으로 사랑받은 43년 가게… 은퇴와 함께 새 주인 찾는다

레이크우드에 위치한 한인 가족 운영 아시안 마켓(Asian Market)이 40여 년 만에 매물로 나오며 지역사회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43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이 마켓은 단순한 식료품점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추억이 쌓인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아시안 마켓을 운영해 온 조명환·조효숙 부부는 은퇴를 결정하고 최근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이로써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가족 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 마켓은 신선한 김치와 각종 한식 반찬, 국수, 감자샐러드, 두부 요리, 오징어, 고등어 등 다양한 즉석 식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곳으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숨은 맛집’으로 불려왔다. 특히 모든 음식이 매장에서 직접 조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딸이자 매니저인 앤지 조 씨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복잡한 마음”이라며 “가게를 정리한다는 것이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씨 가족은 43년 전 파크랜드에서 처음 가게를 시작한 뒤 레이크우드로 이전해 현재까지 운영해 왔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함께 가게 일을 도왔다는 앤지 조 씨는 “어릴 때부터 물건을 채우고 포장하며 자연스럽게 일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사위 스티브 조 씨는 “장모님의 손맛이 이 가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한국에서 이민 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온 것에 큰 존경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마켓은 세대를 이어 찾는 단골 고객들이 많은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기능해 왔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방문했던 고객들이 성인이 되어 다시 자녀와 함께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대형 아시아 식료품점 증가와 인건비·운영비 상승 등으로 소규모 자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조 씨는 “대형 매장과 가격 경쟁은 쉽지 않지만, 서비스와 정성만큼은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매장은 정상 영업 중이지만, 인수 시점과 향후 운영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고객들과의 관계를 가장 그리워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앤지 조 씨는 “가게 문을 닫는 날이 오면 가족 모두에게 매우 슬픈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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