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목재마을과 후드캐널의 가을, 조용한 워싱턴주 당일치기, 포트갬블

시애틀에서 페리를 타지 않고, 붐비는 유명 관광지를 피해 가을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포트 갬블(Port Gamble)이 좋다. 키삽 반도 북쪽 후드 캐널 입구에 자리한 작은 마을로, 1853년 제재소 마을로 시작해 지금도 19세기 뉴잉글랜드풍 건물과 조용한 주택가를 간직하고 있다. 약 120에이커 규모의 역사 지구에는 오래된 교회와 상점, 단풍나무와 느릅나무가 늘어선 길이 있어 가을 정취가 특히 잘 느껴진다.

시애틀에서는 I-5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 타코마 내로스 브리지를 건넌 뒤, SR-3 북쪽과 SR-104를 따라 후드 캐널 브리지 방면으로 가면 된다. 교통 상황에 따라 약 2시간 안팎이 걸린다. 다리 가까이 다가갈수록 바다가 펼쳐지고, 후드 캐널과 올림픽 반도 방향의 산 풍경이 보여 드라이브 자체도 여행의 한 부분이 된다.

포트 갬블 마을에서는 먼저 메인 스트리트를 천천히 걸어보면 좋다. 흰색 목조 주택과 고풍스러운 세인트 폴 교회, 작은 상점들이 남아 있어 다른 관광지와 달리 소란스럽지 않다. 포트 갬블 히스토릭 뮤지엄은 마을의 목재 산업과 주민들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1916년 제재소 부지의 사무실로 지어진 건물에 들어서 있으며, 1976년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포트 갬블의 제재소는 1853년부터 1995년까지 운영됐고, 박물관은 당시 목재 산업과 마을 주민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사진·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입구에 놓인 큰 나무 단면과 옛 항구 사진은 이곳이 나무를 베고 가공해 배로 실어 나르던 목재마을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작은 규모이지만, 포트 갬블이 왜 뉴잉글랜드풍 주택과 교회, 상점이 남아 있는 역사 마을이 됐는지 이해하기 좋은 장소다.

박물관은 포트 갬블 제너럴 스토어와 같은 주소인 32400 N Rainier Ave에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다만 올해 정규 운영은 5월 1일~9월 27일 목~일요일 정오~오후 5시였으므로, 지금처럼 가을 이후에 방문할 때는 개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화번호는 360-297-8074이다.

마을에서 차로 가까운 포트 갬블 포리스트 헤리티지 파크(Port Gamble Forest Heritage Park)도 함께 들를 만하다. 3,493에이커 규모의 숲과 산책·자전거·승마 트레일, 카약을 띄울 수 있는 물가가 있는 공원이다. 깊은 산행보다 가볍게 숲길을 걷고 싶은 날에 알맞으며, 붉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 사이에서 후드 캐널 쪽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공원은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팩 인·팩 아웃’ 방식으로 운영된다.

조금 더 둘러보고 싶다면 킹스턴(Kingston) 워터프런트까지 이어갈 수 있다. 항구 주변에서 바다를 보고 커피를 마신 뒤 돌아오는 코스다. 반대로 포트 갬블에서 후드 캐널 브리지를 건너 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올림픽 반도 방향의 해안 풍경도 이어진다.

포트 갬블은 대형 볼거리보다 ‘오래된 마을을 걷고, 숲과 바다를 함께 보는’ 여행지에 가깝다. 단풍 절정이나 대형 축제에 맞춰 움직이기보다, 맑은 가을 평일에 느긋하게 다녀오기 좋은 숨은 여행지다.

Copyright@WOWSEATT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