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을 함께 잇는 포트 앤젤레스 여행

시애틀에서 페리를 타지 않고 바다를 따라 떠나는 가을 드라이브를 계획한다면 올림픽 반도 북쪽의 포트 앤젤레스(Port Angeles)가 좋은 선택이다. 타코마를 지나 후드 캐널 브리지를 건너는 길은 목적지에 닿기 전부터 여행의 일부가 된다. 퓨젯사운드와 후드 캐널의 물빛, 침엽수 숲, 작은 해안 마을이 이어져 도시를 벗어나는 맛이 분명하다.

포트 앤젤레스에 도착하면 에디즈 훅(Ediz Hook)부터 찾아가 볼 만하다. 항구 바깥쪽으로 길게 뻗은 모래톱 길을 따라 차로 이동하다가 바다 가까이에 멈춰 설 수 있는 곳이다. 남쪽으로는 포트 앤젤레스 시내 뒤편의 올림픽 산맥이 솟아 있고, 북쪽으로는 후안 데 푸카 해협 너머 밴쿠버 아일랜드가 시야에 들어온다. 같은 자리에서 항구, 도시, 산, 바다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가을의 에디즈 훅은 바람이 조금 불어도 풍경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해협을 지나는 배와 항구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해변을 걷기 좋고, 해 질 무렵에는 산맥과 바다가 함께 물드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워싱턴주의 끝자락에 와 있다’는 느낌을 주는 장소다.

포트 앤젤레스 다운타운도 그냥 지나치기 아깝다. 이곳은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잠시 머무는 관문 도시이면서도, 항구도시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워터프런트 주변의 카페와 식당, 독립 상점을 둘러보고 피시앤칩스나 클램차우더 같은 해산물 메뉴로 점심을 즐기면 여행의 속도가 한결 여유로워진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에디즈 훅과 다운타운만 둘러본 뒤 돌아가기보다 올림픽 국립공원의 허리케인 리지(Hurricane Ridge)나 레이크 크레센트(Lake Crescent)를 한 곳 더 넣어도 좋다. 허리케인 리지는 높은 능선에서 올림픽 산맥과 해협을 굽어보는 전망지이고, 레이크 크레센트는 깊고 푸른 호수와 숲길이 어우러진 곳이다.

레이크 크레센트(Lake Crescent)는 포트 앤젤레스 서쪽 약 30분 거리에 있는 올림픽 국립공원의 빙하호로 시애틀에서는 타코마와 후드 캐널 브리지를 거쳐 페리 없이 갈 수 있다. 수심이 최대 약 624피트에 이르는 깊은 호수로, 영양분이 적은 맑은 물 덕분에 청록색 물빛을 볼 수 있다.

호숫가에는 메리미어 폭포 트레일과 스프루스 레일로드 트레일이 있어 가볍게 걷기 좋다. 레이크 크레센트 로지에서는 숙박과 식사, 카약 대여를 이용할 수 있다. 가을에는 단풍과 푸른 호수가 어우러져 특히 아름답지만, 물이 차갑고 깊어 보트 이용 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바다 풍경으로 시작해 산 또는 호수로 마무리할 수 있어, 포트 앤젤레스는 하루 여행도 좋지만 1박 2일 여행지로도 잘 어울린다.

가을에는 기온과 날씨 변화가 큰 만큼 허리케인 리지에 갈 계획이라면 출발 전 도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바다를 보며 달리고, 항구에서 쉬고, 산과 호수까지 선택해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포트 앤젤레스는 페리 없이 떠나는 워싱턴주의 가을 바다 여행지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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