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수만 명, 캐나다 시민권 문 열린다”…새 법 시행에 관심 급증

캐나다 시민권 취득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미국 내에서 이중 시민권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비교적 간단한 절차와 낮은 비용이 알려지며 수만 명의 미국인이 자신의 가계도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Bill C-3를 시행하며 시민권 취득 기준을 크게 완화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캐나다 혈통이 이어졌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세대 제한 없이 시민권 신청이 가능하다. 별도의 거주 요건도 없으며 신청 비용은 약 75캐나다달러(미화 약 55달러)에 불과하다.

이 같은 변화로 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 워싱턴주 에버렛의 한 이민 변호사는 “지난해에는 연간 4건 수준이던 캐나다 시민권 상담이 현재 50건 이상으로 늘었다”며 “전화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벨링햄 지역의 법률 전문가 역시 “과거에는 몇 달에 한 번 수준이던 상담이 이제는 하루 한 건씩 이어지고 있다”며 “업무 구조를 바꿔야 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단순한 이민 수요 증가를 넘어, 미국 내 정치·사회적 불확실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상당수 신청자들이 실제 이주보다는 향후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보험’ 차원에서 시민권 취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법 개정은 과거 성별에 따라 시민권 승계가 제한됐던 차별적 규정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로, 2023년 캐나다 법원이 해당 규정을 위헌으로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입법이다.

다만 시민권 취득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 혈통이 끊기지 않고 이어졌음을 입증해야 하며, 과거 결혼 등으로 시민권이 상실된 이력이 있을 경우 신청이 제한될 수 있다. 현재 캐나다 정부에는 5만6천 건 이상의 신청이 접수돼 있으며, 처리 기간은 약 1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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