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진 변호사의 <미국에서 만나는 한국법> (5)

한국에서 상속받은 예금, 미국으로 어떻게 가져올까

(문) 시애틀에 사는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한국에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은행 예금을 상속받았습니다. 형제들과 분배 방법에는 합의했는데, 제가 한국에 가지 않고 예금을 받아 미국으로 송금할 수 있을까요?

(답) 가능합니다. 다만 고인의 예금을 지급받는 절차와 그 돈을 미국으로 송금하는 절차를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먼저 은행에서 상속예금을 지급받으려면 상속인의 범위와 예금의 분배 방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상속인들의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일부 상속인이 은행에 방문하지 않는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또는 서명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유언이나 상속포기가 있는 경우에는 유언서, 검인조서 또는 법원의 상속포기 결정문 등도 준비해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상속인이 한국의 가족이나 변호사에게 절차를 위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미국에서 작성한 위임장과 서명증명서에는 은행과 문서의 종류에 따라 공증 후 아포스티유 또는 영사확인이 요구될 수 있고, 영문 서류에는 인증된 번역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은행마다 요구사항이 다르므로 서류를 작성하기 전에 해당 은행의 담당자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예금을 지급받은 후에는 해외송금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합니다. 미국에 생활근거지를 둔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나 한국 국적을 상실한 미국 시민권자가 외국환거래법상 ‘비거주자인 재외동포’에 해당한다면, 외국환은행 한 곳을 지정하고 관할 세무서에서 ‘예금 등에 대한 자금출처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비거주자 여부는 국적이나 영주권 보유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지, 해외 체류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직업과 가족관계 및 주요 생활근거지가 어디인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따라서 한국 국적자도 비거주자가 될 수 있고, 미국 시민권자라도 한국 체류상황에 따라 거주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자금출처확인서를 발급하는 세무서는 지정거래외국환은행 소재지 또는 신청인의 국내 최종주소지 관할 세무서입니다. 세무서는 예금의 취득경위와 관련 세금의 신고·납부 및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처리기간은 원칙적으로 접수일부터 10일이지만 추가 확인이 필요하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확인서가 발급되면 그 금액의 범위에서 지정은행을 통해 미국의 본인 명의 계좌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일부 은행은 영업점에서 최초 등록을 마친 뒤 인터넷뱅킹 송금을 허용하지만, 대리처리나 비대면 송금의 범위는 은행마다 다릅니다.

결국 상속예금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일은 은행에 서류 한 번 제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상속인 확인과 예금 분배, 세금 신고, 자금출처 확인 및 해외송금 절차가 서로 이어져 있으므로, 처음부터 전체 순서를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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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진 변호사
서울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로스쿨 법학전문석사(J.D.)
Emory University LL.M.
한국 변호사 및 미국 워싱턴주·뉴욕주 변호사
(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Private Wealth & Family Law Group)
(현) Summit Pro Law 선임변호사 

문의 : 425-510-1671~4, admin@summitpro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