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머니께 회비 계좌를 알려드리지 못한 이유
미국에 계신 한 어머님과 통화한 후 마음이 우울해졌다. “힘써보겠습니다”라고 얘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혼성사가 존재 목적인 결혼정보회사 대표가 배우자 만남을 갖겠다고 가입하려는 회원이나 부모님을 거절해야 하니 내 마음이 얼마나 무겁겠는가.
이 어머님의 딸은 정말 공부도 많이 했고 좋은 직장에 다닌다. 인상도 무난하고 집안도 좋다. 딱 한가지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이 나이차이가 안나는 남성을 만나고 싶어했다.
결정사 몇곳을 이용했는데, 잘 안됐고 결국 선우에 문의를 주셨다. 그동안 만남이 어려웠는데도 빨리 만남을 갖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마음은 잘 알지만, 현실적으로 만남이 어렵다.
결정사에서 만남을 재촉하는 이유는 2가지다. 안되는 줄 알면서도 기대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해야 소개가 빨리 될 거라는 생각에서다.
당사자는 물론 결혼이 늦는 자녀를 보는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그러나 주변에서도 잘 안되던 만남이 결정사 온다고 달라지지는 않는다.
결정사는 좋은 상대,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기까지 기다림의 과정이다. 조급한 마음은 실망과 상처를 가져온다.
몇 년 간 만남이 잘 안됐지만, 결정사에 오는 순간 희망을 갖는다. 그런 마음을 부추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어머님께 현실적인 상담을 해드렸고,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으나 회비 입금을 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좌절하는 모습이 두려워서 회비부터 받을 수 없었다.
결정사는 일종의 보험이다. 남녀가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물을 쳐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낚시는 세월을 낚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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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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