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에 필요한 공부/노력 이외의 요소들

지난 주 금요일은 할로윈 데이였지만, 아이들이 캔디를 받으러 다니는 시간대에 우리 지역에 쏟아진 비는 올 해의 캔디 농사의 수확양을 아주 저조하게 만드는 악재였다. 하지만,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같은 비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 이 비는 마지막까지 대입 원서 제출을 위해 전력을 다 하는 고삼 학생들에게는 별무 상관이었으리라.

지난 토요일인 11월1일에 많은 미국의 명문 대학들이 조기 전형 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필자가 칼리지 컨설턴트로서 지원 과정을 돕고 있는 학생들도 이 조기 전형 사이클로 대학에 상당 수 지원을 했는데, 올 해는 전부가 토요일 이전에 원서를 제출했다. 무슨 당연한 이야기를 하시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마감일 (보통 그 날 자신이 속한 지역 시간대의 자정까지 제출 시간임, 그러니 동부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서부 시간 자정까지 제출해도 무방함) 밤 10시 넘어 까지도 우왕좌왕 보내야 할 필수 사항들을 마무리하며 조바심을 내는 학생들을 상당 수 경험해 온 터라, 필자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안도감과 동시에 의아함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필자가 지금 당장 그 원인을 알 수는 없으나, 아마도 점점 치열해지고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명문대 입시에 미리 미리 철저하게 대비하는 학생들과 부모님들의 사고방식이 그 원인일 터라고 짐작을 해 본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우리네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대입 전선에서 고군분투하시지만 결과를 예측하지 못해 조바심을 내시는 요즘의 입시 전선의 전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대학 입시의 문제도 대략의 가이드 라인과 인과 관계는 분명히 있다. 가령,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교 성적이며, 그냥 성적보다는 얼마나 도전적인 대학 수준의 과목을 수강하고 좋은 성적을 얻었는 지가 문제이다. 그 다음으로 여러가지 다른 요소들—시험 성적, 대입 에세이, 추천서, 과외활동—등이 받쳐 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주 선거에 나선 시장이나 국회 의원 후보들이 자신의 생각에 옳고 해야할 일들을 다 했다고 국민들이 꼭 표를 주는 것은 아닌 것처럼, 대학 입시에서도 예상을 조금 때로는 많이 벗어나는 결과들이 일어 난다. 거의 비슷한 정도의 프로필을 갖는 영수가 모 대학에 합격하는가 하면 철수는 같은 대학에 불합격되는 경우가 있다. 영수가 속칭 명문대에는 합격하는데, 근처의 주립 대학에는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니, 대학 입시에서도 신화가 생겨 난다. 세상사의 모든 것에서 그렇듯이, 대학 입시에 관한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명문 대학에 입학한 옆 집 아이의 부모님께서 자랑 삼아 한 신화적 무용담이다. “아, 우리 아이는 거의 매일 쉬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클럽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그 후에는 시애틀에 있는 아동 병원에 가서 늦게까지 돕는가 하면, 주말에는 사이소에서 오전을 다 보냈으니 얼마나 안스러웠는지 몰라요.

아주 안스러운 얼굴로 전해 주시는 이야기에 우리네 보통 아이들– 학교가 끝나자 마자 집에 와 친구들과 농구 게임을 한 뒤 피곤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자식을 떠올리며 가끔은 절망한다. 하지만, 절망할 것도 억장이 무너질 것도 없는 것은 우리네 보통 부모 밑의 자녀들도 하나 하나가 다른데, 다른 집 아이의 성공 패턴이 우리 아이에게 그대로 통할 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대입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식을 찾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열심히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 해 활용해야 함은 너무도 분명하다. 여기에 더해, 필자가 수십년간 겪어 온 입시 전쟁의 결과를 좌우하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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