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덥 원서 마감이 다가 온다
필자가 이 칼럼을 쓰는 월요일 아침의 로컬 미디어들은 오늘 저녁에 있을 시애틀 매리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게임을 예견하느라 분주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이니, 이런 저런 방안을 세워야 게임에서 이기고 월드 시리즈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메세지에 집중한다. 두 팀 간의 이번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보면서 거의 매경기가 팬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몰아 주는 것이었다.
적지인 토론토에서 두번을 먼저 이기고 시애틀로 돌아 올 때만 해도, 많은 팬들은 아무리 에누리를 해 주더라도 이제 우리도 1977년 창단 이후에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 무슨 일이라고 할 것처럼 에너지가 뻗쳤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같은 1977년에 창단했지만 이미 두번의 월드 시리즈 챔피언의 관록이 있는 토론토도 쉬운 상대가 분명히 아니었다. 시애틀에서 연속 두 게임을 잡아 다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불안지수가 솟구쳤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다시 시애틀이 1승을 추가하고 리드를 잡았고, 토론토에서 적어도 한번만 더 이기면 된다는 다소 편안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먼저 한번을 지고 동률이 된 오늘, 매리너스 팬들의 마음은 참으로 스트레스로 채워져 숯처럼 되어갈 형국이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오늘 경기에서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아이러니는 상대팀의 팬들도 꼭 같지만 반대편의 기도를 하고 있을 터이니 그저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 치부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리라.
이 소식은 우리 서북미의 최고 명문 대학인 유덥에 원서를 작성하고 있는 많은 지원자들에게 자극이 되는 소식일 것이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최선을 다 해 주어진 일을 하면, 마침내 월드 시리즈/명문대 합격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교훈을 배웠을 테니 말이다. 물론 어떤 학생들은 “유덥은 내가 지원하기에는 너무 높은 학교니 꿈도 꾸지 말고 다른 학교에 지원해야지” 하는 학생들이나 “어차피 합격해도 안 갈 학교이니, 시간 낭비하며 지원할 필요는 없지”라고 지나치는 소수 학생들을 뺀 경우를 말한다.
우리 한인 고교 시니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많은 타주의 명문 공립 또는 사립 대학들도 마음에 두고 있지만, 학교 성적, 과외 활동 경력 등을 포함하는 자녀의 능력에다가, 재정 상태나 가까이 두고 싶어하시는 마음 등이 고려된 부모님의 능력을 고려할 때 가장 편하고 바람직하게 생각되는 명문 대학이기 때문이다.
유덥은 지난 9월 1일부터 곧 다가 오는 11월15일까지 신입생 원서를 접수하는데, 뉴욕 타임즈의 교육 관련 기자인 제프 샐링거가 몇년 전에 출간한 책, “Who get in and Why: A Year inside College Admissions”을 보면 유덥이 제출된 원서를 어떻게 다루는 지를 알 수 있어 잠깐 소개한다.
이 책에 따르면, 유덥은 20명 미만의 입학 사정관들이 거의 4만 6천명이나 되는 지원자의 원서를 읽어야 하므로 한 학생의 원서에 약 8분 정도밖에 할애를 하지 못한다. 이렇듯 길게는 몇 년 최소한 몇주간에 걸쳐 정성을 들인 원서를 아주 짧은 시간에 처리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러한 현상은 특히 재정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많은 주립 대학들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러나, 한 유덥 입학처의 시니어 담당관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쌓여진 노하우와 주어진 시간만으로도 좋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고 하니 믿어 볼 일이다.
유덥의 선입생 선발에서 에세이는 학교 성적, 학교 수강 과목의 질 등과 함께 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금년에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에세이에서 주어진 에세이 제목은 지난 수 년간 사용해 온 것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에세이의 길이에서 3년 전부터 약간의 변화를 주었고 올 해는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유덥의 메인 에세이의 최대 단어 수가 500단어와 550 단어를 오갔는데, 지금은 길이를 650단어로 넉넉히 조정했다.
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유덥이 사용하는 공통 원서인 Common Application의 최대 허용 단어 수가 650 단어이므로, 학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같은 길이로 조정한 것으로 보여 진다. 유덥은 미국 대학이 사용하는 세 가지의 다른 공통 원서 중에서 Common Application을 5년 전부터 사용한다. 이 공통 원서 제출 플랫폼을 사용하는 다른 대학들은 주어진 7개의 공통 원서 제목 중 하나를 선택해 에세이를 제출하게 하는데, 유덥은 메인 에세이 (personal statement라고도 함) 제목으로 주어진 7개의 제목과는 다른 에세이 주제를 선택의 여지없이 쓰도록 요구하고 있고 공통 원서 에세이는 사정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못박아 놓고 있다.
그 주제는 Tell a story from your life, describing an experience that either demonstrates your character or helped to shape it (당신의 성격을 나타내거나 그것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경험을 중심으로 당신 인생 속의 한 이야기를 써 보시요.)”이다. 이 제목을 가지고, 최대 650 단어 미만의 글을 요구한다. 그러니, 사정관들이 에세이 읽는데 주어진 시간이 5분 내외라는 점을 명심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 해서 간결하고 (학교들은 보통 500단어 정도를 권장) 자신을 잘 드러내는 에세이를 쓰기 바란다.
올 해는 유덥 입시에서 한가지 일이 덜어졌다. 작년까지는 300단어짜리 보충 원서가 필수였으나 올 해는 이것이 없어졌으니 좀 더 기운을 내서 최선의 원서를 제출하기를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