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득이 연 2십만불이라도 대학 등록금이 면제된다
바야흐로 이곳 저곳에서 화사하게 피어 나는 체리와 진달래, 개나리 같은 봄꽃들과 봄의 전령사인 로빈이 지저귀는 소리가 어우러져 새로운 생명들이 움트고 솟아나는 모습들을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되는 때이다. 마음이 괜스레 부풀어 오르고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일어 나는 시기이다.
그러한 주위의 생기를 일으키는 분위기는 지난주부터 이메일로 배달된 유덥과 캘리포니아 대학들로부터 합격 소식을 들은 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배경 음악이요 세팅이다. 하지만, 세상은 거의 예외없이 양지의 따뜻함이 있으면, 음지의 그늘이 드리운 한기가 또한 존재하는 것이어서, 불합격의 원치 않는 소식에 며칠을 방문을 닫고 숨을 죽이며 우는 아이들도 역시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새 정부 정책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히 대립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음양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형국이 감지된다.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들은 연방 정부에서 받아 오던 보조금이 끊기고, 연구 기관들은 과학 연구에 주어지던 정부 기관으로부터의 자금이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되어 이러한 정책의 변화가 국민 건강이나 과학 연구에 끼치는 해악을 성토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주에는 과학자인 필자의 아내도 시애틀 다운타운의 스페이스 니들 근처에서 유덥을 비롯한 각 대학들과 각 연구소들의 교수, 과학자, 대학원 학생들이 이를 성토하는 시위에 참가했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지역의 유덥은 전국적으로도 이러한 보조금이나 연구비를 가장 많이 받아 온 과학 연구가 활발한 대학이어서 이러한 삭감이 주는 영향이 벌써 차갑게 느껴진다는 소문이다.
이러한 연방 지원의 삭감과 폐지는 현 정부의 미움을 받는 특정 대학들에도 미친다. 유덥을 포함한 50여 개의 대학들이 연방 정부가 폐지를 선언한 DEI (다양성/평등성/수용성) 정책을 잘 준수하고 있는 지의 여부를 조사해 정부 보조를 삭감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새 정부가 시작되기 전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보복 조치도 이곳 저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월요일에는 연방 교육부가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에서 작년에 벌어진 하마스에 대한 불공정한 여론에 저항하고, 그에 기반한 반 유대인 시위와 관련된 학생들을 처벌하고, 중동 관련 학과의 교수 임명이나 제반 행사에 학교가 장악력을 가지고 그러한 사건의 재발을 막지 않는다면 보조를 중단한다고 협박을 한 바 있다.
이러한 어두운 상황속에서도 대학들은 상당히 파급력이 있는 선한 시도들을 행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하버드 대학은 대대적으로 향상된 재정 보조 정책을 발표했다. 이 대학은 지난 2004년에 가계 소득이 $45,000 미만인 가정의 자녀가 동 대학에 진학하면 전액 장학금을 주는 정책을 시작했었다. 이 최저 소득은 지난 20년간 계속 증가되어 작년에는 가정의 총 소득이 $85,000 보다 낮으면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비는 물론이고 방학 때 고향집을 방문하는 비행기 값과 보스톤의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의복을 장만하도록 돕는 기금, 그리고 스타트 업 컴페니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기금 $2,000마저도 지원한 바 있다.
이러한 전액 장학금은 아니지만, 등록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가계 소득의 상한선이 이번 3월에 발표된 소식에 의하면 대폭 올라, 학생 가정의 전체 소득이 $200,000 까지이면 공부하는데 필요한 등록금 (현재 약 6만불)을 전액 면제해준다고 한다. 이것뿐 아니라, 하버드에 의하면 연 소득이 $100,000 미만의 경우에 등록금과 생활비 거의 전액을 면제해 주게 될 것이라는 발표이다. 이러한 재정 보조를 실행할 경우 어느 정도의 재정이 소요될 지는 아직 파악이 되지 않은 생태이지만, 작년에 하버드가 이러한 보조를 위해 지출한 재정은 2억7천5백만 불이었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재정 지출을 감수하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친데 겹친 격으로 이 대학이 약 530억불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새 정부의 밴스 부통령이 이 기금에서 얻는 소득에 대해 현재의 1.4% 세율을 35%까지 올려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데, 호불호를 떠나, 그가 예일 법대를 다닐 때, 상당한 재정 보조를 받은 것을 기억하면 세상에는 참으로 올챙이 시절을 잊는 자가 많다는 생각이다.
이렇듯 높은 등록금 면제의 상한선은 물론 하버드가 처음은 아니다. 몇 학교들만 살펴 보더라도, 등록금 면제를 위한 하버드와 같은 소득 상한선인 10만불을 이미 유펜은 작년 11월에 발표했고, MIT와 Cal Tech 역시 같은 정책을 공표한 바 있다.
이러한 대학들의 시도는 지난 2023년에 대법원에서 확정된 대입 사정에서 인종을 고려할 수 없다는 법안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가장 좋은 대학의 학생 구성은 실제의 사회와 같은 이런 저런 인종과 사회적 경제적으로 다른 조건의 구성원으로 학교 커뮤니티를 구성해 졸업 후에 참여하게 될 실제 사회와 비슷한 상황속에서 대학 생활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소수 인종의 학생들이 경제적으로도 소수자인 경우를 고려하면, 이러한 재정 보조 정책이 소수계의 지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정책 변화로 읽힌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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