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와의 대화시 주의할 점들
애독자분들께서 이 칼럼을 읽으시는 주말부터 이 지역의 대부분 초중고 학교들은 미드 윈터 브레이크를 시작한다. 첫 학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두번째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며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고 다음 학기에 대비하자는 목적의 방학이다. 이 기간동안 지나간 한 학기 동안 잘한 것과 최선을 다하지 못한 일들을 돌아 보며, 그것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다음 학기에는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려는 다짐을 갖는 우리 자녀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특히 고등학교 10학년이나 11학년 학생들의 경우 지난 한학기 동안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10학년의 경우는, 9학년 때 AP 등의 어려운 과목 없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기에, 한, 두 과목 정도의 AP 수업을 들으면서도 방심하고 지내다 한 방을 맞고 B나 그 이하의 성적을 받고 필자를 찾아 하소연 하는 아이들이 많다. 11학년의 경우는 이제 곧 원서를 쓰는 12학년이 된다는 조바심에 자신의 능력에 넘치는 많은 어려운 과목들을 수강하느라 점수가 낮아져 꿈에 그리는 대학에 맞는 성적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받았다고 땅을 치는 아이들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또 다른 역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니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이번 미드 윈터 브레이에 전환의 마음가짐을 갖고 희망의 새 출발을 하기를 바란다.
미드 윈터 브레이크를 마치고 한 주가 지나면 우리 지역의 명문 주립 대학인 UW이 올 해 신입생 합격자를 발표한다.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바라는 소식을 듣지 못할 수가 있다. 요즘 유덥 입시에 관해 말씀을 나누시는 분들, 특히 이 대학 졸업생으로 지금은 부모가 되어 자녀의 유덥 입학을 걱정하는 40대 후반 분들이 교회 친교 시간에 모여 나누는 심각한 톤의 대화 사이에 빠지지 않은 이야기 한 토막, “이제 유덥이 우리 때의 유덥이 아니에요. 들어 가기 정말 힘든 것 같아요.” 또 다른 한 분도 거든다: “제가 80년대 말에 이민을 와서, 잠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유덥에 어렵지 않게 들어가 컴퓨터를 공부했거든요. 지금 이 학과에 들어 가기는 하늘에 별 따기니 참…” 자랑 반 근심 반의 이야기들이 이어 진다. 대학 입학에 관한 무용담은, 한국에서 군복무를 마친 분들의 군대 이야기처럼 끝을 모르고 계속된다.
2023-24학년도에, 무려 62,421명이 지원했었는데, 이 중 26,545명이 합격증을 받아 42%의 합격률을 보였고, 합격자 중 6,918명이 등록을 했다. 합격되고도 유덥에 등록하지 않는 학생이 거의 이만명이 넘었다는 사실이, 불합격자들의 가슴을 후빈다. 그러니, 근래에 합격율은 40% 중반으로, 십년 전과 비교해 지원자 수는 거의 배가 되었고 입학률은 약 3분의 2로 줄었다. 위의 무용담이 그리 과장된 일이 아닌 것이다. 이 대학의 합격자 발표 방식도 변했다.
이 합격자 발표의 시기에 우리 자녀들과 부모님과의 관계가 쉽지 않기에, 어떻게 자녀와 생산적이고 신뢰를 잃지 않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지에 관한 조언을 소개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아직도 등과 목이 뻣뻣한 가부장적 권위로 가득찬 꼰대 부모님이시라면, 우리 아이의 마음에 깊게 새겨질 상흔을 남기지 않은 채 사춘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노력을 돕기 위해,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된 ‘부모들이 자신의 십대 자녀들에게 범하는 일곱 가지 실수’라는 기사에 기반해, 이를 필자의 번역과 해석을 가미해 2주에 걸쳐 소개한다.
1.십대인 자녀와 대화할 때, 아직도 어린 아이 대하듯 합니까?
자녀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려면, 자녀가 자람에 따라 자녀 교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여기에는 특히 대화시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대화의 톤도 포함된다. 베스트 셀러 임상 심리학자인 존 듀피에 따르면, “자녀를 꼬맹이가 아닌 성인으로 대접하려 노력해라. 아무리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도 자녀의 말을 세심하게 경청하라.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견해가 존중받기를 원하며 십대도 마찬가지임을 기억하라.” 겸손하고 온유하게 의견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소년 전문 정신과 의사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십대의 자녀들에게 상호존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딸 아이가 눈을 부릅뜨고 말대답을 하며 거친 말들을 할 때, 자신이 십대 자녀를 존중하고 있는 지 생각해 보라. 당신은 자녀에게 친구에게 말할 때 쓰는 다정한 말투를 사용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라.” 아닌 경우가 더 많겠지만, 경상도 출신 부모님들의 대화가 톤이 높고 명령조여서 오해의 소지가 많다는 것도 잊지 말 일이다.
2.십대 자녀와의 대화시에 말을 가로막고 끼어 듭니까?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말을 가로막고 끼어 든다 든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말도 안 된다는 듯 웃어 버린다 든지, 또는 손을 저어 말도 안되는 짓 그만하라는 듯 다른 어떤 성급한 반응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여유를 갖고 자녀를 그저 친한 친구로 여기시라. 십대 자녀에게 존경과 친절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귀중한 친구에게나 마찬가지 일임을 기억하면 간단하다. 듀피의 제언, “부모는 가능하면 조용히 있는 것이 좋습니다. 더 많이 듣고, 덜 이야기하며 덜 끼어드는 것이 최고 입니다. 자녀들의 세계를 이해하면 할 수록 부모님의 걱정은 사라지게 마련이니까요.” 몇 년 전 이맘 때 나온 타임지의 커버 스토리인 “적게 말하면 더 많이 얻습니다 (How talking less will get you more)’가 생각나는 구절이다. 타임지의 커버 스토리에서 말 많이 하는 사람은 꼭 후회하기 마련이라는 글이 이를 대변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꼭 자신이 한 말 때문에 올무에 갇히게 되거나 심하면 평생의 한이 되는 실수를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 타임지 기사의 필자는 말 많음으로 인해 좋은 직장을 잃었다고 한다. 자녀와의 대화도 조심하지 않으면, 자녀가 평생 부정적으로 기억하게 될 끔찍한 말들을 자신도 모르게 할 경우도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성경에서도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 (야고보서 1:19)”고 말씀하시지 않는가? 언젠가 과장된 군대 이야기를 하고 나서, 며칠간 후회를 했다는 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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