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덥으로 편입하기

필자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월요일은 도날드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의 제 3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이다. “(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니 이제 민주당 정권하에서 약해져 온) 미국의 쇠락은 끝났다 (America’s decline is over.)”라는 선언을 보며 국내외 문제에서 새로운 비전보다는 당파의 차이점을 부각함에 좀 마음이 씁쓸하다.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가 극렬하게 대립하는 상황과 비슷하게 이곳에서도 두 극단적인 정파의 대립은 끝을 모르고 진행된다. 전임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만료 20분을 남기고, 새 행정부가 들어 서면 보복을 받을 지도 모를 그의 형제, 누이의 가족들 5명을 사면했다.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이 나라에서 실종되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모습들이다.

앞으로 4년간은 지난 4년 전에 권좌를 떠났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 나라를 이끌 것이다. 이 칼럼이 어떤 정파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아니기에 교육 분야의 관심사로 돌아 오다 보니, 고교에서 4년제 대학을 목표로 정진하던 학생들이 길을 잠시 틀어 커뮤니티 칼리지로 갔던 학생들이 다시 4년제 대학으로 복귀하는 일로 생각이 이어진다. 이제 약 한 달 후인 2월 15일은 우리 지역의 유덥이 편입생 지원 입학 원서를 마감하는 날이다. 우리 퓨젯 사운드 지역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 (UC 버클리나 UCLA등을 포함하는 9개 대학)의 편입 마감일이 11월30일, 대부분의 명문 사립대들이 3월1일에 원서를 마감하는 것과 달리 유덥은 편입생 원서 마감을 2월 중순에 하니 유념할 일이다. 애독자들께서 이미 잘 아실테지만, 이 편입 원서 마감은 신입생 원서 마감과도 대부분 다르니 알아 두시면 유익하다. 유덥의 신입생 원서 마감은 11월 15일, UC는 편입 마감과 동일한 11월말, 다른 명문 사립대의 정시 마감은 보통 1월초에 있다.

워싱턴 주내의 커뮤니티 칼리지나 다른 4년제 대학에서 워싱턴 대학으로 옮겨 공부하기를 원하는 편입 학생들에게 유덥은 정원의 30% 정도를 할애할 정도로 우대를 한다. 특히 주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준학사 학위를 받은 학생들에게는 유덥의 시애틀 캠퍼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다른 4년제 주립 대학에 거의 자동적으로 편입이 가능할 정도인데, 이러한 우대의 이유는 유덥을 비롯한 주립 대학들이 워싱턴 주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사무실과 가까운 벨뷰 칼리지에서 공부하면서 유덥이나 다른 명문 4년제 대학들에 편입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도와 줄 때가 많은데, 필자가 만난 이 편입 준비생들은 다음 세가지 정도의 타입으로 나뉘어진다.

첫번째는, 고등 학교를 졸업할 당시는 학교 성적이나 시험 성적 등이 유덥 등의 제1지망 대학에 못 미쳐,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한 학생들이 있다. 통계에 의하면, 이 학생들 중에 거의 절반 가량은 치과 보조사, 자동차 정비사나 엑스레이 기사 등이 되기 위한 직업 교육을 받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을 준비한다.

두번째는, 유덥과 같은 좋은 대학에 간발의 차이로 불합격한 또는 합격한 학생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전공에 들어 가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이다. 4년 전부터 유덥의 컴퓨터 사이언스나 컴퓨터 엔지니어링 또는 다른 엔지니어링 프로그램들은 해당 학과의 신입생을 대학 입학시에 따로 선발하기에 예전처럼 대학에 일단 합격한 후에 해당 전공으로 들어 갈 기회가 없어 졌다. 그러니, 자신의 희망 커리어를 준비해 주는 그러한 전공을 포기할 수 없는 경우라면, 좀 더 좋은 학점을 받기가 용이한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해 거의 올 A를 맞고 유덥의 공대나 비지니스 등의 전공에 편입하기를 계획하는 경우이다. 참고로 유덥 컴퓨터 학과나 공과 대학으로 편입하는 학생들 중에서 약 90%는 워싱턴 주내의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생들이 차지하며, 평균 성적이 최소 3.8은 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영어 등의 능력이 아직 덜 준비되었거나, 학점이나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커뮤니티 칼리지를 4년제 대학 진학의 발판으로 삼는 경우이다. 이 경우의 학생들에게 유덥 편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거의 예외없이 토플 시험 성적이다 (최소 92점을 요구).

유덥에 편입을 하려면, 2월 15일까지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각 전공 마다 필요로 하는 과목과 학점 수가 다르다. 편입시에는 정해진 전공으로 지원하기에 그 전공을 택하기 위한 선수 과목의 선택 여부가 필수 요구사항이다. 이것은 대부분 재학 중인 커뮤니티 칼리지의 아카데믹 어드바이저들과 상의하면 미리 잘 준비할 수 있다. 이러한 준비가 되면 지원서를 작성해 성적표와 함께 제출하면 되는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는 단연 자기 소개서(personal statement)이다. 유덥의 경우, 750 단어 이상 1000 단어 미만의 에세이를 요구하는데, 지금까지 자신이 수강한 수업에 대한 소개, 전공하고 싶은 학과와 졸업 후의 계획,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포함시키는 것이 필수이다. 선택 사항으로는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로 공부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커뮤니티 서비스 경력, 과학 분야의 연구나 예술적 업적 등을 추가할 수도 있다. 성적표는 40학점 미만 학점 이수자의 경우 고교와 대학 성적표를, 40학점 이상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수한 경우에는 대학 성적표만 제출하면 된다. 이 학교는 신입생 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터뷰나 추천서는 요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간호 학과 등 특별한 학과들은 따로 추가 에세이가 필요하니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공적인 편입에 성공하고 “내 인생에 앞으로 후퇴는 없다”고 외치게 되기를 기도한다. 물론 오만한 마음은 빼고.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