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기업가로 키우기 3

     올 해 필자와 카운슬링 프로그램을 진행한 학생들 중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들 중의 하나는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장래에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관련 학과에 지망한 아이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정식으로 경영대나 문과대의 경제학과를 선택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컴퓨터 사이언스나 파이낸시얼 엔지니어링(financial engineering: 컴퓨터를 이용해 투자나 자금의 운용을 연구/분석하는 전공)을 공부하고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물론 아직도 공부 꽤나 한다는 아이들이 필자와 만나 진로 관련해 묻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의대나 법대에 갈 수 있느냐”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컴퓨터 사이언스와 경영대도 많다.

    그 학생들에게 경영학과 컴퓨터 사이언스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적지 않은 경우 컴퓨터 사이언스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회사를 창업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주 극단(?)으로 치닫는 아이들의 경우는 자신들도 대학엘 가기는 하지만, 가능한한 빨리 중퇴하고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싶다며 스스럼없이 자신감을 내비친다.

    뭐, 이 아이들이 이런 시건방진(?) 이야기를 큰 주저함이 없이 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히 많다. 실리콘 밸리에서 유행하는 농담 중에 “대학 졸업장을 이미 받았다면, 당신은 이미 (이 테크 업계에서는) 실패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페이팰을 창업해 성공한 피터 틸은 ‘Thiel Fellowship’이라는 재단을 만들어 젊은 창업 희망자들에게 10만불을 제공하는데, 조건이 바로 재학 중인 대학을 그만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덥잖지만 뼈가 튼실한 농담과 떨떠름한 창업 자금 지원 자격에 확신을 부여하는 실예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잘 알려진 대기업 창업자들의 면면을 일부만 살펴 보자 (괄호 안은 중퇴한 모교).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게이츠 (하버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오레곤의 리드 칼리지), 페이스 북의 마크 저커버그 (하버드), 스냅챗의 에반 스피겔 (스탠포드), 우버의 트레비스 칼라닉 (UCLA),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일리노이/시카고 대학),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텍사스 주립대 오스틴 캠퍼스), 왓츠앱의 잔 코움 (산호세 주립대), 드랍박스의 드루 휴스턴 (MIT), 냅스터의 션 파커 (버지니아 대학) 등이 있다.

     올드 타임머들 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신예 창업자들의 리스트만 살펴 봐도, 이 대학 중퇴생 성공적인 기업가들의 화려한 면면은 끊임 없이 이어질 기세다. 얼마전 해임과 재취임으로 각종 매스컴의 첫 줄을 장식했던 오픈 AI (Chat GPT를 내놓은 회사)의 샘 올트만 (스탠포드), 자율 주행차의 핵심 부품 중의 하나인 라이다를 개발해 25세에 가장 어린 나이로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루미나의 오스틴 럿셀 (스탠포드), 요즘은 좀 부진하긴 하지만 대체 화폐의 양대 축인 이더리룸의 비탈릭 부테린 (캐나다의 워털루 대학), 피 한방울로 모든 병을 진단한다고 호기차게 시작했으나 결론적으로는 사기극을 펼친 것으로 드러난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스 (스탠포드) 등이 대표적이다. 근래에는 막 열거한 것처럼 스탠포드 출신의 젊은 창업자들이 모교를 일찍 떠나 기술 기업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흥미롭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요즘은 우리 한인 부모님들도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위에 열거한 창업자들과 동급의 반열에 서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희망에 발맞추어 답변을 제공하는 서적들의 출판도 덩달아 줄을 잇는다. 지난 2016년에 백악관의 고위 관리를 역임한 마고 비스나우가 성공적인 기업가 70여명을 인터뷰한 기록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 기업가로 키우기: 자녀가 위험을 기회로, 문제를 해결하며, 변화를 만들게 키우는 10가지 제언”은 기업가로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자녀들의 잠재력을 최고로 실현시키는 방법을 조언한다. 또한 작년 1월에 출판된 에릭 노프의 책에서는 “기업가로 양육하기: 당신의 자녀를 기업가로 키우기 위한 9가지 실질적 원리”를 논하고 있다. 이 저자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자신의 기업을 세운 기업가 출신으로 자신이 자란 경험과 아이 둘을 키우며 체득한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에 몇가지를 소개했으나 빠진 것들을 포함해 여기 마지막 몇 가지를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8) 좋은 가족 관계를 조성하라 (Be a great family): 인생의 많은 부분은 가정에서 이뤄지며, 그러니 따뜻한 가족 관계에서 자라는 자녀는 그 자신의 기업을 가족과 같은  관계의 기업으로 만든다. 이 회사에서는 서로를 격려하고 믿고, 지원하며, 각자의 다른 점을 용인하고 이해해 주게 된다. 성공적인 현대의 기업은 감시 감독하고 상명하복이 지배하는 기업이 아니다. 배려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자녀만이 이러한 능력을 갖게 됨이 자명하니, 자녀가 훌륭한 기업가가 되기를 바라신다면, 먼저 따뜻한 가정 분위기에서 그들을 양육하시라. 필자의 생각에는 이 부분이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대목이다. 9) 자녀들에게 더 추구할 만한 고귀한 무엇인가가 있음을 알게 하라 (Show them there is something bigger): 자신이 기업가로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 이상의 것이 있음을 아는 기업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쉽게 일어 날 능력이 생긴다. 내가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이 됨을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0.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며 그들을 이끄시라 (Lead by following): 자녀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도록 조건 없이 돕고,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도우라.

     마지막으로, 자녀를 성공적인 창업가로 키운 부모들이 입에 달고 살았다고 고백한 몇몇 비밀 구절들을 소개한다: We love you, we trust you, we support you in whatever you want to do, we love that you have found your passion; we encourage you to pursue it, we will always be here for you…. 여러분도 이미 잘 사용하고 계신 구절들이 아닌가?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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