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여름 방학 잘 보내기1: 동기 부여

요즘과 같은 시기에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을 꼽으라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를 택하실 지도 모르겠다. 이 말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주장이 많지만, 한 동양의 제왕이 신하들에게 모든 상황과 시대를 막론하고 통용될 수 있는 진문장을 찾으라는 명령에 대한 최고의 답이었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이 겹치는 곤경을 만났을 때 사용하는,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의미의, double whammy라는 말이 우리네 서민들이 처한 현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다고 볼 때, 이 상황이 ‘하루 속히’ 아니 몇 걸음을 양보해 결국에는 지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누가 갖지 않겠는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과 인종 차별의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가 만들어 내는 이중의 혼란과 불확실성은 우리 모두가 감내하고 이겨내고 개선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양겹 고난 임에 틀림없다.

     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것은 우리 자녀들이 곧 맞이하게 될 방학이다. “지난 두 달 넘게도 방학과 다름없었는데, 또 십 주간의 공식 방학이라니 난감하네요, 어찌 해야 우리 아이들과 이 방학을 잘 보낼 수 있을까요?” 초중고교 학생들이 자신의 학년과 상황에 걸맞는 방학 잘 보내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도와주셔야 할터인데, 가장 훌륭한 도우미가 되시기를 원한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자녀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 되는 지의 이유를 깨닫고 실천하도록 등을 슬쩍 밀어 주시는 것이리라 (이런 행동을 미국 사람들은 ‘nudge’라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끔 필자의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는 한 논문을 다시 간추려 소개한다.  미국내 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의 협회인 과학원이 있는데, 이 단체에서 출간하는 잡지가 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이다. 이 잡지에 몇 해 전 발표된 사회학 분야의 논문인, “Explaining Asian Americans’ Academic Advantage over Whites (공부면에 있어 왜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이 백인 학생들에 비해 앞서 갈까)”를 소개하니 읽으시고 우리 자녀들에게 왜 이번 여름 방학동안 열심히 공부해야 되는 지의 이유를 말씀해 주시면 어떨지.

     이 논문의 저자들에 의하면, 지금까지 아시아계 학생들이 백인보다 학업면에서 월등한 이유는 대체로 다음의 세가지로 여겨져 왔다: 1)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백인에 비해 더 머리가 좋다, 2) 아시아계 학생 부모들의 교육 정도가 더 높다, 3) 아시아계 학생들이 훨씬 더 노력을 많이 한다. 이 논문을 쓴 연구자들은 아시아계가 과연 학업적인 면에서 우월한 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까지를 연구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유치원에 진학할 때의 아시아계와 백인계 학생들의 학력 차이와 두뇌 능력 차이는 거의 비슷했는데, 5학년이 되는 시점에는 양 종족 학생들의 학력 차이가 눈에 띨 정도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14세에서 15세가되는 10학년 무렵에 그 차이가 최고점에 이르게 된다는 현상을 관찰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종족간의 학력 차이는 어느 한 쪽이 머리가 좋고 나쁨이 아닌 얼마나 노력을 더 하고 공부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느냐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두 종족 학생들의 부모와 가정 환경을 조사해 본 결과, 결코 아시아계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백인 학생들의 부모님 학력이나 교육에 대한 관심도를 능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렇다면, 왜 아시아계 학생들은 백인 학생들보다 더 공부 시간에 집중을 하고,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기꺼이 투자하는 것일까? 이 논문에 따르면, 아시아계 학생들은 1) 자신이 이민자라는 불리한 현실의 여건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해,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기에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되며, 2) 아시아인들의 문화적 관습에는 “노력만이 성공에 직결되는 길”이라는 전통이 있기에 자녀들이 공부에 더 열심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우리 자녀들이 학창 시절에 또는 사회에 진출해 경쟁자들인 백인 학생이나 동료들에 비해 우월한 성과를 내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결론이다. 즉, 우리의 현실을 깨닫고 더 열심을 내어 자신에게 주어진 해야할 일들 (공부, 운동, 악기 연습, 봉사 활동, 등등)을 최선을 다 해 하는 것만이 남들보다 뛰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성공의 등식은 물론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라도 해당되는 아주 단순한 진리이기는 하지만, 우리 이민자로서의 한인 동포 자녀들이 명심하고 열심을 내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유를 알았으면, 실천이 필요하다. 올 여름 방학동안 초등 학생이라면, 좋은 책 몇 권을 골라 몇 번이고 읽어 독서하는 습관도 기르고 마음의 양식도 축적하는 것이 마음에 비료가 될터이고, 동네의 꼬마들과 팀을 이루어 규칙적으로 한 주에 두세번 축구 연습을 하는 것도 몸에 단 비가 될 것이다.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일들에 익숙해 지면, 방안에 꼬부리고 앉아 게임기만 붙잡고 씨름을 하거나 텔레비젼 앞에서 만화나보고 하루 반나절을 눈버리고 앉아있는 무의미한 일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교생들도 책읽기와 운동등의 특기 활동등에 더해, 나이에 걸맞는 봉사 활동 거리를 찾아 귀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어떨지? 학문적인 바탕도 있으니 자녀들에게, 뭐든 열심히 남보다 더 열심히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만이 우리네 보통 이민자들이 성공하는 유일한 비결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고취시키시는 것이 어떨까? 이러한 부모님들의 노력을 돕는 도우미로서 다음주부터는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연령대별 고전 양서로부터 흑인들이 겪고 있는 ‘인종 차별’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추천해 드리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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