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올 해의 AP 시험 준비

연기, 캔슬, 취소, 캔슬 … 우리 사회의 기틀을 유지해 주던 유형 무형의 사회법이나 국가법 등이 받쳐 오던 규칙성과 확실성에 기반한 미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 요즘은 ‘불확실성’이 새로운 정상(a new normal)이 된 시대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일 년에 일곱 번씩 정해진 날짜에 치뤄지던 대입 학력 고사(SAT/ACT 등)이 해당 날짜의 시험을 위해 기나긴 밤을 지새고 남들은 쉬는 주말에 공부하며 준비해 온 수험생들의 기대를 외면한 채, 가차없이 취소되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다음 시험이 언제로 예정될 거라는 점을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는 불확실함 때문이다.

     이러한 하염없는 기다림의 시간에 AP 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가 오랜만의 단비처럼 시험 유무에 대한 공고를 냈다. 예정대로 시험을 실시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기 전인 3월초까지 공부한 내용을 대상으로 시험을 출제한다고 한다. 시험도 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학교에 다중이 모여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보게 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날짜와 어떤 온라인 방식을 택할 것인지는 오는 4월3일까지 발표한다는 소식이다. 이 방식이 어떤 것이고, 이 방식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시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앞으로 비숫한 공식적인 입학 시험들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온라인 시험들을 고려할 때, 참관인없이 집에서 혼자 보는 시험이 얼마나 공정하고 효과적일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이쯤 되면, AP에 대해 잘 모르시는 독자분들의 궁금증이 발동할 것이기에 AP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고등 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미리 앞당겨 수강하는 것을 의미 (Advanced Placement)하는 AP 과목들의 수준은 대학에서 일학년 때 배우는 같은 과목의 내용들과 대등하다. 그러한 연유로, 이 과목에서 얻은 성적과 이 과목 수강을 거의 마치는 매년 5월 경에 칼리지 보드가 주관하는 시험에서 획득한 점수가 대학 입학 사정에서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로 사용된다. 즉, AP 미적분 (Calculus) AB는 대학 미적분의 첫 학기분의 공부와 같고, AP Calculus BC는 두번째 학기에 공부하는 내용 정도의 수준이기에 이 과목을 고교에서 성공적으로 이수한다면, 이 학생은 대학에서도 학문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으니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 수업을 고등 학교에서 수강하고 학점을 받으면 당연히 고등 학교의 학점으로 인정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학년말의 시험에서 소정의 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대부분의 대학에서 대학 진학 후 대학 학점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AP과목은 이중 학점 (Dual credit) 과목으로 불리우며, 다수의 과목을 고교 시절에 이수한 경우에, 대학 졸업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는 시간적, 금전적으로 상당히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많은 학생들이AP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을 받아 졸업 기한을 한 학기 또는 많으면1년을 줄여, 3년 정도에 대학을 마치는 경우도 있으니 시간과 학비를 절약하게 하며, 때로는 복수 전공을 가능하게도 한다. 즉 보통 고등학교의 시니어 때까지 10여 과목의 AP를 수강하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한 학생들은 대학의 1학년 때 수강해야 하는 교양 과목들을 모두 면제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어도 한 과목을 부전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고, 복수 전공까지도 가능한 시간을 벌 수 있으니 상당히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또 다른 특징은, 이 시험을 보기 위해서 재학중인 고교에서 꼭  AP 과목을 이수해야 되는 것은 아니고, 혼자서 또는 온라인 코스를 통해 공부를 한 학생들도 볼 수 있기에 해당 학교에서 AP 과목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변명을 할 수만은 없는 시험이기도 하다. 물론 시애틀의 레이크 사이드 고교처럼, 어떤 학교들은 자신들의 커리큘럼이 AP의 커리큘럼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기에 해당 학교에서 AP 커리큘럼을 채택하지 않는 학교도 있지만, 이러한 학교의 학생들도 이 시험을 볼뿐만 아니라,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는 경향이 있다.

     덛붙여, 가능한 많은 수의 AP 과목을 고교에서 택해 수강하고 좋은 성적을 얻으면, 학점 계산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즉, 고교 졸업시 최우수 학생을 선발할 때 또는 고교 학년 석차를 계산할 때, 학생의 고교 전체 성적을 합산해 계산하는데, 보통의 과목은 A 학점을 받을 경우 4.0으로 계산된다면, AP 과목들의 경우는 난이도를 반영함으로서 가산점을 부여해 A를 5.0으로 계산하는 학교들이 많다. 앞의 계산법에 의해 산출된 성적은 미가산  평점 (unweighted GPA), 후자는 가산 평점 (weighted GPA)라 부르는데, 보통 이 가산 평점이 학년 석차 (class rank)를 정할 때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이 과목들을 수강하거나 또는 수강하지 않더라도 5월의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면, 칼리지 보드에서 주는 AP Scholar Award (시험을 보고 좋은 성적을 얻은 과목의 숫자와 점수에 따라 AP National Award, AP Scholar Award with Distinction 등의 상)을 받게 되고 이 수상 경력으로 대입 사정에서 가산점을 얻을 수 있으니 상당히 유익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억지로 방학에 들어간 우리 자녀들이 타의로 집안에 머물며 AP 시험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social-distancing)’를 시험 준비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하되, 우리 부모들이나 자녀들이 ‘사회적 관계 늘리기 (social-connectedness)’ 운동도 동시에 벌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몸은 2미터 이상의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은 예전보다 더 가깝게 서로 사랑하며 배려하며 상처와 아픔을 껴 안아 주는 그런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우리 주위의 힘든 분들, 이 전염병의 창궐로 직장을 잃고 가족이 이 병에 결려 신음하며 근심하는 이들을 위해 손을 내밀자, 전심으로 그 분들을 꼭 껴안아 주자! 이 운동은 유산소 운동처럼 우리의 몸을 더 강건하게 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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